아디오스 2017 – 2.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2017년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의 기축통화 역할을 수행하며 전 세계적인 암호화폐 열풍을 견인했고, 이더리움은 암호화폐 발행 플랫폼으로 수많은 암호화폐가 탄생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지금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과연 합당한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해 모두를 만족시키는 대답을 하는 것을 불가능 할 것이다. 하지만 오직 시가총액이라는 숫자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은 IBM, 제네럴 일렉트릭, 월트 디즈니 등 전 세계적인 기업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의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함께 시장 참여자의 급격한 증가로 비트코인은 더 이상 소수의 매니아들이 만들어가는 하위문화가 아닌 거대한 주류 문화이자 시장으로 성장했다. 주요 미디어들은 비트코인에 대한 기사를 1면에 싣기 시작했고, 주류 금융권은 비트코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고의적으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무시해왔던 금융권과 정부는 더 이상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은 암호화폐에 대해 매우 열린 태도를 취함과 동시에 합리적인 규제안을 제정했으며, 중국과 한국 등의 아시아권 국가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와 입장을 유지했다.

금융권 또한 그동안 취해왔던 태도와 입장을 순식간에 바꾸며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시작했다. 미국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O)가 비트코인 선물시장을 개장하며 비트코인은 주요 금융권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들도 겉으로는 여전히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지만 실제로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시장성에 대해 인정하며 이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트코인을 구 매하는 사람은 바보다.”
고 말한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이끄는 JP모건은 이제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선물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강력하게 통제하려는 정부는 통제를 위해 비트코인의 법적인 위치를 규정하면 비트코인을 인정하는 행동이 되고, 법적인 규제안을 마련하지 않자니 합리적인 통제 및 규제가 불가능해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특히, 이러한 딜레마는 ICO와 암호화폐 거래가 공식적으로 중단된 중국과 뚜렷한 규제안 없이 경고만 존재하는 한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물론,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대부분 비트코인의 가격 거품에 대해 경고해 왔다. 이러한 경고와 우려를 넘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합법적으로 규정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데 성공한 국가는 아직 몇 없다. 오히려 어설픈 규제안과 경고들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가 가진 탈중앙적 장점을 돋보이게 만드는데 기여했다.

2017년은 비트코인을 둘러싼 외부 환경에서 발생한 다양한 이슈만큼 비트코인 내부에서도 다양한 이슈와 논쟁이 계속됐다.

그중 가장 뜨거웠던 논쟁은 비트코인 세그윗(Segwit)의 도입과 하드포크를 통해 만들어진 비트코인캐시와 같은 새로운 비트코인들로 인해 발생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탈중앙화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탈중앙화된 시스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의사 결정 도구가 없다.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과부하 되는 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집단이 결국 분열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견 충돌로 인해 비트코인캐시(Bitcoincash)라는 새로운 비트코인이 탄생했다. 이는 비트코인이라는 거대한 탈중앙화된 시스템에 의사 결정 시스템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블록체인은 원리상 분리해 나간 블록체인보다 더 많은 사용자가 참여하고, 더 긴 블록을 보유한 블록체인이 원본의 권위를 가져간다. 하지만 비트코인캐시는 상당수의 지지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이로써 원본 비트코인과 경쟁하는 새로운 비트코인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분리해 나간 ‘원본이 아닌 블록체인’은 대부분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다수의 사용자들의 지지와 참여가 있는 경우 원본이 아닌 블록체인도 충분히 하나의 독립된 블록체인으로 존재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정의를 넘어 참여자들의 합의에 의해 새로운 암호화폐가 탄생해 기존 암호화폐와 경쟁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비트코인이 암호화폐를 대표하는 차세대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잡는 동안 이더리움은 암호화폐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수백 개의 암호화폐가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을 통해 이더리움 플랫폼 위에서 발행됐다.

이더리움은 플랫폼으로 블록체인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세상에 보여줬다.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으로 암호화폐에 입문한 뒤 이더리움이 잠재력과 가능성에 매료되어 시장에 머물렀다.

현재 코인마켓캡에 등록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의 암호화폐 중 무려 88개가 이더리움 플랫폼 위에서 발행된 암호화폐이다. 누구도 이더리움이 2017년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에 미친 영향력과 상징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분명 이더리움은 기술적으로 최고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2017년 초 이미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 다양한 암호화폐가 발행된 것은 당연하다.

이더리움은 암호화폐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수많은 분산화 애플리케이션을 배양하는 토양이 됐다. 하지만 이더리움 플랫폼이 가진 문제를 보완하며 분산화 플랫폼의 왕좌를 노리는 수많은 블록체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그동안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이겨냈다. 2016년 다오(DAO) 해킹 등 굵직한 해킹 사건부터 스마트 계약이라는 낯선 기능에 대한 의심의 시선까지 이더리움은 수많은 난관을 해쳐 나왔다.

이더리움과의 플랫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더리움과 커뮤니티가 보유한 이러한 경험의 깊이와 브랜드 가치를 넘어서야 한다.

수많은 이더리움 지지자들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더리움은 늘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왔다.”라고 말하며, 시간이 지나면 현재 이더리움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더리움의 창시자이자 아이콘인 비탈릭 부테린 또한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많은 이들이 이더리움의 미래를 믿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2017년의 이더리움

이더리움이 블록체인 플랫폼의 왕좌를 지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숙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강력한 도전자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더리움은 이러한 숙제들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한다. 2018년 블록체인 플랫폼 전쟁은 매우 격렬할 것이고, 그 결과를 다 예측할 수 없겠지만 2017년 블록체인 플랫폼의 왕좌를 이더리움이 차지했다는 사실은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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