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오스 2017 – 1. 가즈아

비트코인은 지금 1,216,000원

2017년 1월 1일 비트코인은 ‘무려’ 120만 원에 거래됐다. 지금 시점에 비트코인이 120만 원에 거래되었다는 사실은 “그 당시만 해도 매우 저렴했네”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든다.

시간의 흐름이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를 완전히 변화시킨 것이다. 물론, 실제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생태계는 엄청난 변화를 이뤄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2017년 한 해 동안 무려 1,600% 이상 증가했고, 새로운 암호화폐들이 쏟아져 나오며 전체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은 무려 3,300% 증가했다.

수 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암호화폐의 홍수 속에 암호화폐 투자를 통한 신흥 부자들이 탄생하기도 했고,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의 숫자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의 결과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또한 급격하게 바뀌었다.

더 이상 길거리를 지나가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관련 광고나 뉴스를 보거나 관련 내용을 토론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리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정말 많은 것이 바뀐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도 물론 있다.

그래도 빗썸 웹사이트는 똑같다 (2017년 2월 빗썸 웹사이트)

폭풍과도 같았던 2017년 한 해를 돌아보며 블록인프레스는 2017년 한해 동안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한 핵심 키워드 3개를 선정하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시간을 가졌다.

블록인프레스가 선정한 2017년 암호화폐 시장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가즈아, 비트코인&이더리움, ICO”이다.

가즈아

이 세 글자의 단어에는 정말 수많은 뜻이 담겨있다. 수많은 국내 투자자의 유입, 알트코인의 가격 급등, 투기로 인한 시장 과열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끝에는 한강 다리가 있다는 시니컬한 블랙유머까지 이 모든 것이 ‘가즈아’라는 단어에 함축되어 있다.

“가즈아는 암호화폐 투자에 재미라는 새로운 요소를 불어넣었다.”

정장에 넥타이 그리고 말끔한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엘리트만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은 전통적인 금융 시장과 주식 시장과는 달리 암호화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듯한 좀 더 친근한 느낌으로 대중에게 다가왔다. 대중이 암호화폐에 느끼는 친근함과 암호화폐라는 매우 기술적인 분야가 대중적인 이미지를 갖게된 되는 이 ‘가즈아’라는 단어가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한 해 동안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지속적으로 우상향 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기다림이란 견디기 쉬운 일이 아니다. 다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자며 ‘존버’를 외치는 것도 기다림의 지루함과 불안감을 없애주지는 못했다. 이런 일반 투자자들에게 다 함께 ‘가즈아’를 외칠 때 발생하는 동질감과 즐거움은 투자를 지속하는 큰 원동력이 됐다.

2017년 가즈아를 외치던 사람들은 차트분석에도 재치 있는 위트를 곁들였다.

 

하지만 가즈아를 외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지인의 친구의 사촌이 암호화폐를 통해 큰돈을 벌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에게 ‘가즈아’는 냉정한 분석 없이 무작정 가격이 오르기만을 바라는 초보 투자자가 자신의 불안함을 외면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약 같은 단어이다.

“암호화폐와 투자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초보 투자자들이 모여 다 함께 ‘가즈아’만 외치며 가격이 오르기를 바라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업비트 거래소가 문을 열면서 수많은 대중이 기초적인 교육과 검증 절차 없이도 백여 개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각 암호화폐가 무엇을 목표로 만들어졌는지, 무엇에 사용되는지, 실제로 존재하기는 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와 분석 그리고 고민은 일단 뒤로 채져놓고 일단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무작정 ‘가즈아’를 외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와 투자에 대한 지식이 얕을수록 가즈아에 대한 믿음과 절실함은 커져갔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어렵지만 마법의 주문인 가즈아를 외치는 것은 너무도 쉽기 때문이다.

“가즈아가 가치투자보다 나낫다?”

2017년 초만 하더라도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의 대다수는 블록체인이 불러올 변화에 대한 기대와 분산화에 대한 신념에 동의한 사람들이었다. 물론 이들 또한 암호화폐 투자를 통한 금전적인 이득을 기대한 것은 동일하지만, 그들에게 암호화폐의 본질적인 정신과 가치는 수익률만큼이나 중요했다.

하지만 ‘가즈아’를 외치며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수많은 암호화폐가 가진 문화와 정신 그리고 목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들에게는 속칭 ‘떡상’으로 불리는 단기간의 가격 상승을 통한 고수익이 가장 큰 목표이자, 유일한 우선순위였다.

오랜 기간 암호화폐의 가치와 가능성을 보고 꾸준히 생태계 확장에 기여해온 사람들도 대부분 금전적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수익률이 가장 큰 우선순위로 등장하면서 장밋빛 미래 큰 소리로 설파하며 ‘가즈아’를 외치는 단체와 사람이 꾸준히 암호화폐 생태계의 발전에 기여해온 사람들보다 더 주목받고, 인정받았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익률’을 결과로 자신의 성과를 말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오히려 깔끔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익률’을 내세우며 암호화폐의 본질적인 가치를 형성하는 개발과정, 생태계 형성과 같은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보다 오직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가즈아’를 외치는 목소리가 더 큰 흐름은 씁쓸하지만 당연한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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