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혁신 가져올까요?”…갈다 세미나서 찾은 미래학자 답은

과학과 문화, 그리고 블록체인. 지난 3일 서울 북촌 깊숙이 위치한 과학책방 갈다에서는 서로 낯선 이 세 단어가 한 데 어우러지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갈다는 ‘뿌리를 알아야 현재를 향유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로 블록체인의 철학적 뿌리를 살펴보고자 < 블록체인과 문화 > 살롱 세미나를 열었다.

갈다의 지하 강연장은 휴일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강단에 오른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정지훈 교수는 미국에서 IT가 발원한 배경부터 인터넷의 출현, 오픈소스 개발 문화의 등장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끊이지 않은 이념 논쟁과 갈등이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중의 질문이 이어졌다. ‘미국에선 주류에 대항하는 문화가 IT 발전의 바탕이 됐다면 한국의 분위기는 어떠하냐’는 질문에 정 교수는 “한국이 인터넷 강국이 된 방식은 국가주도, 대기업 중심의 철학이 작동했다”며 “하지만 점점 옛날의 성공 방정식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물음표가 끓어오르는 게 지금 한국의 상황”이라고 답했다.

‘블록체인이 닷컴버블처럼 그 다음 혁신을 가져올까’라는 물음에는 “월드와이드웹(www)이 등장하며 닷컴버블이 시작됐고, 그간 쌓인 IT 기술에 돈과 사람이 몰려 인프라가 더 확충하면서 혁신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블록체인 산업에 낀 버블은 닷컴버블 때보다 여전히 적다고 생각한다”며 “월드와이드웹이 생긴 때처럼 이 산업에 토대가 갖춰지면 앞으로 더 큰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층 서점에는 다양한 블록체인 서적이 진열돼있다

갈다는 이번 첫 강연을 시작으로 내달 21일까지 8주간 매주 수요일 저녁 ‘블록체인과 문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연다. 두 번째 강연이 예정된 오는 10일에는 SF작가 김창규와 과학책방 갈다의 대표이자 천문학자인 이명현이 각각 ‘SF에서 알아보는 블록체인 철학의 세계들’, ‘블록체인의 조상: 해커문화와 해커들’을 주제로 강단에 선다.

갈다의 이 대표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또한 (여타 세상을 바꾼 기술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역사적, 정치사회적 맥락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에서 기술과 돈에 몰두하는 상황이니 이 기술의 사회적 맥락은 과학을 중심으로 문화를 만들어가는 우리가 다뤄보자고 생각했다”며 세미나 개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