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산업은 존재하는가”…업계 인사들이 찾은 답은

비트코인이 세상에 태어난 지 10년이 지났다.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은 또 하락장을 맞이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이 담백해지면서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말하는 블록체인 업계 인사 스물 다섯 명이 모였다. 19일 저녁, 피어(Peer)의 한승환 대표가 연 자리였다.

그는 6년 가까이 블록체인 기술과 시장을 살펴온 인물이다. 2013년 아직 이렇다 할 직업군이 없던 시기에 그는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입문했고 이후 컨설팅, 엔젤투자 등을 거치며 이 분야의 고락을 지켜봤다. 

이 시장이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서 모인 사람들에게 한 대표가 먼저 화두를 던졌다. 어마어마한 자본과 최고의 인력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일하는 시점이지만 변변한 제품이 없는 상황, 그는 “어쩌면 현재 이 산업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아닐까, 그걸 묻기 시작하는 단계”라며 “현재 블록체인 산업과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세 갈래로 교차한다”고 설명했다.

  • 큰 자본과 인력이 투입된 지 얼마 안 됐기에 이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다.
  • 소비자에게 작은 효용이라도 보여주며 숨 고르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 언제까지 초창기라고 변명할 수 없고, 이 산업은 끝났다고 보는 게 맞다.

이에 현장을 찾은 각계 인사들도 이 주제에 의견을 보탰다. 한 참석자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바이오 기업과 비교해 보자”며 바이오 제품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무형에 가깝다는 점, 그런데도 가치 있게 평가받는 게 블록체인 산업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반론이 이어졌다. 블록체인은 바이오 제품과 달리 실제 가치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현장에서는 블록체인 산업이 바이오 산업처럼 분명한 가치를 파생할 수 있느냐는 논의부터 애초에 미래 가치로 현재를 평가받는 시장은 그 규모를 쉬이 가늠하기 어렵다는 재반론까지 다양한 생각이 오갔다.  

정답이 없어도 결론은 분명했다. 결국 현재 블록체인 산업에서 거론되는 토큰 이코노미든, 현장 결제 서비스든 단순한 형태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다운 ‘꼴’을 갖춰야 할 시점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모였다. 한 대표 또한 “(이 업계에서) 전반적으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인프라 단위를 만드는 접근과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사이의 의견 차이, 리버스 ICO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퍼블릭 블록체인에선 초창기라는 논리로, 코인 송금이 가능하니 나머지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한편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선 송금을 넘어선 ‘진짜’ 금융을 하긴 부족하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금융 플랫폼이 되려면 자기 고객이 누군지 알아야 하고(KYC), 세금 이슈부터 트레이딩 리스크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뤄지는 리버스 ICO에 대해선 아쉽다는 의견이다. 한 대표는 “이젠 상장사들마저도 (이 분야에서) 진도를 나가고 있다”면서 “리버스 ICO는 실제 비즈니스가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가진 채 기존 서비스를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블록체인의 효용을 연결하는 식이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