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블록체인, 가짜뉴스 등 위기의 미디어에 구원투수 될까

블록체인이 위기의 미디어를 구원할 수 있을까. 광고 매출의 감소와 가짜 뉴스의 범람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미디어 업계가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다. 거래 내역이 모두 기록되며, 한 번 저장된 데이터는 수정하거나 되돌릴 수 없다는 블록체인의 특성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 기자에 직접 보상…미디어 광고기반 수익 플랫폼 탈피

미디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는 ‘시빌(Civil)’을 들 수 있다. 시빌은 저널리즘 업계에서 콘텐츠 저작권 및 사용 현황을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한 신생 기업이다. 시빌의 토큰인 CVL을 미디어사가 직접 소유해 뉴스룸의 객관성 및 정확성 유지를 위한 인센티브 용도로 사용하도록 구성했다.

시빌의 매튜 일즈(Matthew Iles) 대표는 “저널리스트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자신이 소유함으로써 광고에 의존하는 미디어의 수익원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디어의 새로운 경제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시빌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AP통신의 짐 케네디(Jim Kennedy) 전략 및 기업 개발 담당 수석 부사장은 “시빌이 연구하는 영역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고 새로운 세계에서 우리의 가치를 입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 미디어 영향력 등에 업은 가짜뉴스 없애

실리콘밸리의 교과서로 불리는 세계적인 IT전문지 테크크런치(TechCrunch)의 창립자 마이클 애링턴(Michael Arrington)은 블록인프레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처의 위상이 아닌 콘텐츠의 품질로만 기사가 평가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즈에 가짜 뉴스가 게재되면 독자들은 ‘뉴욕타임즈’라는 출처를 보고 해당 뉴스를 믿는다. 그러나 토큰을 통한 인센티브로 기사에 보상을 주면 출처와 상관 없이 고품질의 기사가 생산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토큰 등 보상을 통해 고품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자하는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중개자 없이 직접 뉴스 생산자와 이용자를 네트워크상에서 연결해주는 이더리움 기반 플랫폼 ‘사피엔(Sapien)‘과 가짜 뉴스를 필터링하고자 하는 ‘트라이브(Trive)‘, IT미디어 블로터의 리버스 ICO인 ‘레벨(LEVEL) 프로젝트’가 그 예다.

트라이브 생태계

이중 트라이브은 소비자(Consumer), 큐레이터(Curator), 리서처(Researcher), 검증인(Verifier), 목격자(Witnesser) 등 총 다섯 유형의 참여자들이 평판과 활동량을 기준으로 토큰 TRV를 보상 받는다. 시빌과의 차이점은 뉴스 큐레이션을 위한 리서처를 별도로 두고, 검증인을 통해 리서처의 정보를 확인한다는 점이다. 뉴스 큐레이션 과정에서의 정보 검증을 한 단계 더 추가하는 셈이다.

국내 프로젝트인 레벨 프로젝트는 에디터가 뉴스룸에 광고, 구독, 후원 등의 수익모델을 붙이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1인 미디어와 공유하는 형태로 비즈니스 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블로터는 이에 대해 “1인 미디어가 자유롭게 참여해 자신의 콘텐츠 발행하고, 1인 미디어와 에디터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사고 팔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 한계도 존재해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미디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보 노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스팀과 스팀달러 보팅을 통해 콘텐츠 제작자에게 보상을 해주는 ‘스팀잇(Steemit)’에서는 네이버 파워블로거의 콘텐츠가 자주 노출되는 것처럼 고래(파워 유저)들의 콘텐츠가 더 쉽게 노출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에 “스팀잇은 고래들이 독점하고 있지 않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 번 기록되면 삭제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비가역성’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가짜 뉴스가 게재됐을 때 삭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미디어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노출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함께 가짜 뉴스의 게재를 막을 수 있는 더 강력한 해결책을 강구해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