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대·류석영·한재선 등 IT 전문가 주목한 ‘트릴레마’, 무엇?

국내 보안전문가 카이스트 김용대 교수와 프로그래밍 언어의 대가 류석영 교수,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가 블록체인의 ‘트릴레마(Trillema)’에 주목했다.

트릴레마란 세 가지 딜레마라는 뜻으로, 세 개의 문제가 서로 얽혀 있어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힘들다는 뜻이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 트릴레마로 ‘분산화(Decentralization), 보안성(security), 확장성(scalability)’을 꼽은 바 있다.

김용대 교수 – 류석영 교수 – 한재선 대표

지난 7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진행된 ‘The Next Big Thing : 전산학에서 바라본 블록체인 기술의 탐구’의 마지막 순서인 패널 토론 세션에서 김 교수는 “블록체인의 분산화, 보안성, 확장성 등 세 가지를 다 만족하기 어렵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퍼블릭 블록체인의 가장 큰 가치는 ‘검열에 대한 저항성’”이라며 “정부나 기업에서는 당연히 안 좋아할 수밖에 없고, 기업이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보통은 문제를 생각하고, 답을 발견하려고 하는데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블록체인’이라는 답을 정해놓고 문제를 찾는 것 같다”며 현재 블록체인 산업에서의 모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라운드X 한재선 대표

한 대표는 블록체인의 결제(Payment) 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가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페이먼트”라며 “사회적으로 금융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 하는 인구가 정말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남아만 가도 이런 문제가 많다”며 “앱스토어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어플들이 나와서 글로벌 마켓의 니즈를 충족해주긴 했지만 페이먼트를 넘어 파이낸셜 서비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것은 비단 블록체인만의 문제가 아닌, 헤게모니 차원에서의 문제”라며 “당장 상용화가 쉽지는 않겠지만 한국이 아닌, 태국이나 필리핀 등 조금 더 (이 서비스가) 필요한 국가에서 시작이 되면 좋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카이스트 김용대 교수

김 교수는 ‘신용 평가’ 문제를 예로 들었다. 신용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아이덴티티가 필요한데, 금융 소외 지역에서는 본인의 아이디를 판매하는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본인이 자신의 디지털 신원을 제어뿐만 아니라 실제로 소유할 수 있는 소버린ID(Self Sovereign ID)’가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석영 교수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블록체인 분야가 익명 네트워크를 통한 마약 거래라고 한다”며 “블록체인으로 난민에게 구호품을 배급하기 위한 ID 연구도 할 수 있고, 마약 시장에서의 거래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술의 양면성이 아닌가”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김 교수는 “토르 등 블록체인을 통해 익명 네트워크로 마약 거래를 하는 사례도 있다”며 “사실 기술은 누구의 편이 아니다”며 “결국 그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손에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