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웹툰의 시초 박종원 워니프레임 대표, “콘텐츠는 중앙화된 플랫폼에서 유통되어야 해”

Q)스팀잇(Steemit)에 진입하기 이전의 활동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네이버웹툰 <골방환상곡>이 있어요. 이후 연재가 잘 풀리지 않아서 취직 준비를 1년간 하기도 했죠. 하지만,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되어서  31살에 통장 잔고가 11원까지 떨어진 것을 보며 위기감도 느꼈습니다.

당시  “지금 놀고있는 것도 아닌데 왜 겉잡을 수 없을만큼 어려워졌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에 스타트업에 들어갔지만, 만화가는 디자이너로 일할 수도 없고 기획가로 일할 수도 없어 또 다시 막막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주로 전화받고 청소하는 단순노동을 했지만, 그 와중에 회의에 참석해 앱 비즈니스나 여러 사업 기회들을 간접적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이후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만화를 연재하게 되었어요. 이 과정에서 모바일 웹툰 시장이 풀리면서 모바일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됐네요.

Q)워니프레임에서는 어떤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계신가요?

워니프레임은 쉽게 말해 웹툰을 제작하는 작가들의 연합체 형태입니다. 기존에 있는 웹툰 에이전트 보다는 더 나은 개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한국 웹툰 산업을 기업화시켜 모든 부분에서 더 합리적인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나중에 세우기도 했어요.

하지만, 웹툰에 주력한다고 하기에는 애매한게 최근에는 이모티콘 쪽에 많이 주력하고 있어요. 특히 만화책에 비해 이모티콘은 카카오라는 대형 플랫폼을 통해 유료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서 수익성이 있는 편이기도 하죠. 대표적으로는 ‘옴팡이’라는 캐릭터가 잘되었고 지난주에 잠실에서 팝업스토어도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옴팡이 팝업스토어>

옴팡이의 경우 작년에 100만개 이상 팔리면서 큰 성공을 거뒀죠. 즉, 중앙화된 플랫폼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Q)최근 새로운 형태의 ‘작가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고 계신 것으로 알고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네 올해 2월부터 마나마인이라는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사실 처음은 스팀잇에서 만난 분들과 함께 SMT 기반의 플랫폼을 기대하고 시작했던 거예요. 하지만, 개발이 미뤄지고 한국 ICO 시장이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등의 문제로 힘든 시기를 겪었어요.

특히 EOS DApp 등 많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고려했지만, 램(RAM) 문제가 터지기도 하고 제가 생각한 것에 비해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개발이 더뎌서 사실은 실망을 하기도 했어요. 물론 블록체인이 과도기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ICO 단계에서 이미 1,000억을 번 개발자는 동기를 잃게되기 십상이예요. 그래서 이후에 기존의 개발자는 빠지고 새로운 개발자를 뽑으면서 일이 잘 진행이 안되는 경우가 빈번하죠.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해, 일단은 블록체인을 뗀 채로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예요. 현재는 스팀잇 보팅으로 작가분들을 보상해주고 있지만, 아직은 보상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는 않았어요.

Q)2000년대 중반 부터 네이버 웹툰, 페이스북부터 스팀잇까지 다양한 콘텐츠 업로드 플랫폼을 사용해보셨을 것 같아요. 기존 플랫폼과 스팀잇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나요?

표면적인 차이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더 큰 차이는 스팀잇의 UI는 거친 더미를 보는 것처럼 상당히 불편한 편이에요. 또한, 한국어로된 콘텐츠가 ‘Kr’이라는 큰 태그로 묶이기 때문에 사실 세부적인 태그들이 잘 활용되지 못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기존의 서비스들은 각 국가의 IP를 따라 언어를 맞춰주죠. 하지만, 스팀잇은 초국가적인 컨셉 때문인지 각 언어를 한 플랫폼에서 사용하도록 합니다. 그치만 의도와는 다르게 대부분 영어만 쓰기 때문에 과연 탈중앙화의 취지에 맞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장점이라고 하면 국경을 바로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물론 영어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지만요). 스팀헌터도 국내 개발자 분이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로젝트에요.

Q)스팀잇 커뮤니티만의 특징이 있나요?

아무래도 암호화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암호화폐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자주가던 커뮤니티를 안가게 되는 이유는 주로 콘텐츠의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이건 개발자들이 손댈 수 없는 영역이죠. 아무래도 이러한 점 때문에 하락장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지 못하거나, 나와도 묻히기 십상이죠.

두번째로는, 창작자들만 너무 많다는 점이에요.

스팀잇 자체가 “콘텐츠를 쓰면 보상을 준다”는 것을 강조하며 홍보했기 때문에 창작자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이러다보니 댓글/ 조회수 등이 많이 부족한 편이에요. 다들 자기 콘텐츠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는 거죠. 이러한 점이 개선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Q)스팀잇이 콘텐츠 시장을 어떻게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블록체인과 콘텐츠 시장에 대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저작물에 유한성을 줄 수 있는가”에요. 저는 이부분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의문을 가지고 있어요. 웹툰 한 편에서 픽셀 하나만 바꾸면 우리는 같다고 인지하지만 컴퓨터는 다르다고 인식을 해요. 동영상도 마찬가지로 끝 부분 0.01초만 자르면 다른 동영상으로 인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본’을 진정한 의미로 지킬 수 있는지는 조금 의문이에요.

중앙화된 주체 없이 보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획기적이긴 하지만, 이 시스템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처럼 어뷰저 몇명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라면 중앙화된 시스템보다 나은점이 없다고 생각해요.

Q)작가님의 생각하는 콘텐츠 시장에서의 ‘탈중앙화’의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스팀잇에서만 봐도 스팀파워의 분포도를 살펴보면 현실 세상의 지배구조보다도 더 소수에게 집중되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요. 오히려, 탈중앙화라는 이름으로 ‘왕’을 키웠다고 볼 수 있죠.

뿐만 아니라, 탈중앙화되는 순간 불법 영상 등이 많이 공유될 거고 이를 해결하려고 ‘투명성’을 강조하면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지 않는 단점이 있어요. 즉,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거죠.

그래서 콘텐츠 시장은 오히려 중앙화된 플랫폼에서 유통되어야하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EOS의 경우를 살펴보면 사실상 4명이 투표 전체를 결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탈중앙화로 인해 오히려 더 큰 세력의 왕을 만든 것이죠. 이에 대해 댄 라리머가 “헌법을 고치겠다”라고 말했지만, 한 명이 이를 고친다는 것도 탈중앙화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탈중앙화가 진짜 탈중앙화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