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탁상행정: 암호화폐는 죽이고, 블록체인은 진흥시킨다?

사우디, 암호화폐 거래에 경고

사우디 통화당국(Saudi Arabian Monetary Authority, 이하 SAMA)이 대중들에게 암호화폐 거래는 불법이라며 경고를 날렸다.

12일 SAMA의 상임위원회의 성명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암호화폐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으며 그 누구에게도 암호화폐를 거래할 자격을 주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상임위원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에는 매우 큰 리스크가 내재되어 있으므로 암호화폐로 일확천금을 보장한다는 류의 사기에 속지 말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거래를 하다 적발된 이들에 대한 처벌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는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과 분산원장의 장점을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하려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Riyadh) 지방자치당국은 지난달 IBM과 파트너십을 맺고 지자체 서비스와 거래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 공동 설계에 착수하기도 했다.

암호화폐는 죽이되 블록체인은 진흥시킨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이 같은 행보는 얼핏 중국과 비슷한 면모를 보인다. 중국 역시 공개적으로 암호화폐 거래나 ICO는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면서 블록체인 기술은 진흥시키는 움직임을 뚜렷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국가적 차원의 행보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블록체인 트렌드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블록체인은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유지가 되는 시스템이다. 사용자들은 암호화폐라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자발적으로 블록체인 상의 거래를 검증하며 블록체인 시스템의 유지에 기여한다.

그러나 암호화폐라는 인센티브, 즉 암호화폐 거래를 통한 이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용자들이 블록체인 시스템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런 점에서 이들 국가들의 행보는 탁생행정에서 나온 반쪽짜리 정책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산업 전반에 적용시키려면 올바른 기술적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