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이낸스 CEO 창펑 자오 사칭 사기범 밀착 르포

27일 오전 블록인프레스 기자의 개인 SNS 계정으로 바이낸스의 CEO인 창펑 자오(Changpeng Zhao)를 사칭한 사용자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실제 창펑 자오의 계정인 changpengzhao와 스펠링이 유사한 changpngzho_cz라는 사용자명의 해당 사용자는 기자를 향해 암호화폐에 투자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며 투자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실제 창펑 자오의 계정은 아래와 같다)

이 스캐머는 기자로 하여금 대기자가 많으니 얼른 지갑을 만든 뒤 지갑 ID를 캡처해 자신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호기심이 생긴 기자는 이 스캐머가 순진한 사용자들의 암호화폐를 탈취하는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위해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일견 changpngzho_cz는 일반적인 스캐머와 다른 태도를 보이며 기자를 안심시키려 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흔한 보이스피싱 사기꾼들처럼 사용자의 통장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거나 혹은 특정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는 전형적인 수법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와 같이 채굴자가 성공적으로 설치되기 전까지는 입금할 필요가 없다며 투자자를 안심시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지점에서 학부 때 영문학을 전공했던 기자는 더욱 어설픈 영어로 이 스캐머를 상대하며 스캐머가 안심하고 계획대로 사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changpngzho_cz는 기자에게 blockchain.com 이라는 실제 블록체인 지갑 사이트에서 지갑을 만들어 지갑 고유 주소와 비밀번호를 발급받은 뒤 자신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스캐머는 채굴기 설치(miner installation)라는 이유를 들며 기자의 지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채굴 원리를 공부한 이들이라면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만약 스캐머가 정말 채굴을 통해 얻은 수익을 기자에게 보내주고 싶다면 지갑 주소만을 알려달라고 하면 된다. 그런데 이처럼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는 것은 마치, 월급날에 월급을 받아야 하는 데 회계팀 직원이 나에게 통장 계좌랑 비밀번호를 모두 알려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이 스캐머는 계속해서 기자에게 지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이에 기자는 위의 화면을 캡처해서 보내주었다. 참고로 위 이메일은 임의로 생성한 계정이다.

일단 자신에게 지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채굴기를 설치하고 기자에게 알려주면 비밀번호를 바꿀 수 있으니 얼른 보내달라며 위와 같이 독촉하기 시작했다.

기자는 완전히 초보자로 가장하여 해당 스캐머에게 대신 지갑을 만들어달라고 아래와 같이 요청했다.

이에 changpngzho_cz는 기자에게 실제로 지갑 ID와 비밀번호를 대신 생성해주기도 했다.

계속해서 아직 지갑에 송금을 하지 말라며 기자를 안심시켰다. 이 스캐머가 다시 메시지를 보낸 것은 오후 3시경이었다.

채굴기가 성공적으로 설치됐다며 아까 기자에게 알려준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했다. 어디까지나 보안을 위해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힘을 주어 말했지만 이 스캐머는 기자가 지갑 비밀번호를 바꾸면 이를 트래킹했다가 기자가 지갑에 암호화폐를 송금하면 이를 자신의 지갑으로 송금하려 시도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즈음에서 기자는 스캐머와의 대화를 중단하기로 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사람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면서 이와 같은 사기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업계 사람들과 달리 일반인들은 전문적인 정보에 문외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캐머들이 그럴듯한 용어를 마구 동원해 설명하면 깜빡 속는 경우가 많다.

위의 사례는 비교적 초보적인 수법이라 속기는 쉽지 않지만, 스캐머들이 그럴듯한 웹사이트를 갖추고 각종 난해한 용어로 점철된 백서와 가짜 경력과 인물 사진을 내건 뒤 ICO를 진행하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위 dumb money라 불리는 이 자금은 스캐머들의 표적이 된다.

요즘도 기자의 지인들이 개인 메신저를 통해 “이 코인 알아요?”, “이 코인 상장된다는데 혹시 정보 알아요?”, “이 코인 투자해보려고 하는데 어때요?”라며 연락이 많이 오곤 한다. 물론 나름의 비전과 기술을 갖춘 곳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코인은 한탕주의에 편승해 사람들의 눈먼 돈을 갈취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경우가 많다. 깜깜이 투자에 주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