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강의 프로그램 개설에 나서는 대학들

암호화폐 열풍이 대학가에도 번지고 있다. 대학들이 저마다 암호화폐 관련 과목을 앞다투어 유치하고 있다. 몇몇 대학은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코딩, 컴퓨터 과학, 암호학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대부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실제 비즈니스에 도입할 수 있도록 개론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강의는 아직은 개론적인 수준에 불과하지만 학생들의 만족도가 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왜냐하면 현단계에서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었을 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 내 크립토 강의 프로그램, 현주소는?

대부분의 암호화폐 강의가 경영학 과정의 일환으로 이뤄지고는 있지만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에 대한 학위를 제공하는 대학은 거의 없다. 다만 미국의 몇몇 대학에서 MBA 과정에서 암호화폐 개론 수업을 추가하여 학생들이 회계, 금융 등과 함께 암호화폐에 대한 기반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는 있다.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 MIT 슬론 경영대학원,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등 세계적인 명문대학교들이 이에 해당한다.

가령,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NYU Stern School of Business)의 경우 MBA 과정 학생들에게 “디지털 통화,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 산업의 미래”라는 개론 과목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과목은 블록체인 기술과 비트코인의 사업적 적용 범위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미국 내 명문대학들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강의 개설에 적극 나서게 된 데에는 학생들의 요구도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령, 스탠포드 MBA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 12명은 지난 4월 대학 측에 서한을 보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강의를 학위 과정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 교수인 데이비드 여맥(David Yermack)은 자신의 강의였던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수강 인원이 정원을 크게 웃도는 바람에 강의실을 옮기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미국 외 대학, 크립토 강의 개설 현황은?

암호화폐 강의의 수요는 미국 대학 내에서도 높지만 미국 외 국가에서도 상당한 편이다. 개중에는 암호화폐 관련 학위와 자격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키프로스에 위치한 니코시아 대학(University of Nicosia)는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블록체인 학위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은행업, 규제, 블록체인 응용, 금융 시장, 디지털 화폐 프로그래밍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스페인의 알깔라 대학교(Universidad de Alcalá) 는 현재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 암호화폐 경제 석사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과정은 블록체인 기술, 스마트 컨트랙트, 분야를 종합적으로 다룬다.

이외에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공과대학(Buenos Aires Institute of Technology), 호주의 로열멜버른 공과대학교(RMIT University), 덴마크의 코펜하겐 경영대학(Copenhagen Business School) 에서도 블록체인 기술 및 암호화폐와 관련된 학위 프로그램이나 몇주에 걸친 온라인 코스를 개설하고 있다.

교육과 장사, 아슬아슬한 경계

이처럼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강의 프로그램이 대학가에 범람하는 가운데 과연 이런 과정들과 학위가 학문적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우선 관련 강의를 개설한 대학들이 정말 미래 산업의 동력으로서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강의 수요로부터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가령, 앞서 언급한 로열멜버른 공과대학교는 8주짜리 암호화폐 과목 수업료로 1,200달러를 책정해두었다.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이 학문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데다가 관련 전문가가 교수진으로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지 대학의 명성만을 빌려 값비싼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MIT나 에든버러대학교 등 명문대학에 관련 과정이 개설된 것만으로도 현재로서는 만족스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학 차원에서 강의가 개설될 경우 학문적 권위가 제공될 수 있어서 기술 발전에 동력을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