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과 스텔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시가총액 3위의 암호화폐 XRP를 서비스하는 리플사(이하 리플)와 스텔라 재단은 뿌리가 같다. 리플을 설립한 제드 맥칼렙(Jed McCaleb)이 리플을 나와 설립한 게 스텔라 재단이다. XRP는 대량 결제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주로 은행 간 이체 서비스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스텔라 재단은 리플에서 독립한 재단이며, 이들이 서비스하는 스텔라 루멘스(stella lumens, XLM)는 소규모 이체와 개인 간 이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백서에 따르면 리플은 XRP를, 스텔라 재단은 XLM이라는 암호화폐를 각각 1000억 개씩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플의 경우 총액의 20%는 창업자에게, 25%는 운영기관인 리플랩스에게, 나머지 55%는 사용자, 비영리기관, 금융기관 등에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스텔라 재단의 경우 XML 전체 물량 중 재단 보유량은 5%이며 나머지는 50%는 개인, 25%는 비영리기관, 19%는 비트코인 보유자, 1%는 XRP 보유자에게 분배하는 걸 목표로 한다.

리플과 스텔라의 합의 구조,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본질에 적합한가?

XRP는 쿼럼 알고리즘 기반의 합의 엔진을 가지고 있으며, 합의 과정에는 허가된 일부 노드만 참여할 수 있다. XLM 또한 쿼럼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독자 합의 엔진인 SCP(Stellar Consensus Protocol)를 사용하고 있으며, SCP의 합의는 쿼럼 슬라이스(Quorum slice)라 불리는 과정을 통해 합의에 도달한다.

쿼럼 알고리즘은 합의에 매우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합의에 참여하는 노드를 아무에게나 열어줄 수 없고 신뢰할 수 있는 대상에게만 허락할 수 있다는 한계점을 가진다. 예를 들어, 철수가 신뢰할 수 있는 은행 A와 은행 B가 운영하는 노드를 합의에 참여하는 노드 리스트에 포함시키거나 이 두 은행의 담합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을 노드에 포함시키는 등 기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을 합의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현재 리플은 합의에 참여하는 노드 리스트인 ‘유니크 노드 리스트(Unique Node List)’를 리플랩스에서 추천 및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리플 랩스에 의해 선택된 노드들만 블록 생성에 참여할 수 있다. 일반 사용자, XRP 보유자들이 합의에 참여하는 노드를 선출하거나 선택할 수 없다.

스텔라도 마찬가지다. 명목상 SCP라는 기반 프로토콜을 통해 누구나 합의에 참여하는 노드가 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스텔라 개발자가 최초에 만들어 둔 쿼럼에 찬성하지 않으면 사실상 스텔라 네트워크의 합의에 참여할 수 없다.

XRP의 경우 신규 XRP의 발행은 없으며, 전송 수수료로 사용된 XRP는 소각하기 때문에 블록을 생성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없다.

리플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리플과 창업자가 전체 XRP의 45%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 구조적으로는 매우 중앙화되어 있지만, 신규 XRP가 발행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스텔라는 재단이 보유한 물량이 많지는 않다. 신규 발행되는 스텔라와 전송 수수료로 사용된 스텔라는 스텔라 네트워크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시스템적으로 분배된다. 전체 블록체인을 관리하는 핵심 노드가 되는 권한은 개방되어 있지 않지만,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인센티브에는 참여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는 것이다.

리플과 스텔라 모두 ‘합의 과정에 참여하는 노드’를 선택하는 방식이 중앙화 되어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합의에 참여하는 노드들이 다른 사용자들보다 큰 인센티브를 가져가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리플과 스텔라는 차후 합의 노드에 들어오는 권한도 탈중앙화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시점이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두 재단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