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로열티 프로그램

여러 기업에서 블록체인을 도입하면서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로열티 프로그램과 블록체인의 만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행을 비롯해 소매, 금융서비스 등 여러 분야의 기업들은 대체로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상품 구매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마일리지로 적립하여 고객들의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서 현행 로열티 제도는 불편한 점이 있다. 적립된 마일리지가 같은 계열사끼리만 호환된다는 점이다. 가령, A그룹 산하에 빵집 브랜드인 a, 커피 브랜드인 b, 빙수 브랜드인 c가 있는 상황에서 a에 방문에 마일리지 5점을 적립받은 ‘김철수’ 고객은 b와 c의 상품을 구매할 때 5점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계열사가 아닌 경우 마일리지 호환은 불가능하다.

물론 이는 고객이 자사 제품을 재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타사 상품에 구매 장벽을 세우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선 기업별로 마일리지 카드를 발급받아 적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게다가 현금과 카드 없는 현대 사회에서 지갑에 여러 개의 마일리지 카드를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고객은 거의 없다.

물론 최근 마일리지 적립용 모바일 앱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본드 브랜드 로열티(Bond Brand Loyalty) 에서 2016년 발행한 ‘Bond Loyalty Report’ 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로열티 모바일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49%는 자신의 로열티 프로그램에 모바일앱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적립된 마일리지로 리워드를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적립을 받았지만 고객이 잊어버려 장기간 미사용 상태로 방치된 계정도 상당하다. 이 경우 마일리지 상환율이 낮아질 뿐 아니라 고객 모르게 마일리지가 소실되거나 바뀌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현행 로열티 제도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블록체인 로열티 프로그램

블록체인 기술의 대두와 함께 현행 로열티 프로그램에 내재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블록체인 로열티 프로그램의 핵심은 결국 투명성이다. 기존의 로열티 프로그램은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남지 않아 고객의 의심을 살 수 있었던 반면, 마일리지가 블록체인에 기록될 경우 유실되거나 변조될 위험이 없다.

또한 마일리지가 토큰화될 경우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다. 구매 후 포인트가 발급되거나 발급된 포인트가 사용될 경우 이 과정이 모두 10분마다 블록 단위로 저장되며 블록체인 위의 모든 원장에 동시에 업데이트 된다.

새로운 거래 블록은 검증을 거쳐 예전 블록과 연결된다. 이를 통해 모든 거래 과정은 강력하고 안전하며 증명 가능한 기록으로 보관된다. 덕분에 중개자 혹은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는 필요없게 된다. (Velocity 보고서 (2017): The Blockchain Revolution For Loyalty Programs 2p)

로열티 프로그램의 단일화

여러 계열사를 지닌 두 개 기업이 서로 협약을 맺고 공통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어 기존의 마일리지를 단일한 토큰으로 변환시킬 경우 고객의 입장에서는 훨씬 유용하다. 가령, A, B 두 기업의 모바일 적립앱을 각각 다운 받는 대신, 디지털 지갑 같은 하나의 응용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A, B 기업의 공통 로열티 프로그램에 액세스할 수 있으면 시간 절약뿐 아니라 고객 경험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가령, 신용카드로 항공권을 구매하면 항공사와 신용카드 회사가 로열티 토큰을 각각의 플랫폼이 아니라 고객의 디지털 로열티 지갑에 제공할 있다. 항공권을 구매함으로써 얻은 토큰을 반드시 항공 예매 할인에만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마일리지 제휴 여부에 따라 달라질 있지만 고객 김씨는 비행기 표를 구입하고 얻은 로열티 토큰을 호텔 객실을 업그레이드하는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질 있다.

또한 고객 김씨가 받는 항공 마일리지가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경우 고객 박씨에게 팔 수도 있다. 이처럼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서로 다른 두 기업의 마일리지가 거래될 경우 포인트 교환이라는 측면에서 상호 작용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런 상황도 가능하다. 만약 A와 B 두 기업의 블록체인 기반 로열티 프로그램이 잘 운영될 경우 이들이 하나의 로열티 프로그램 생태계를 새로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대규모의 충성도 프로그램이 없었던 가맹점이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 고객에게 더 넓은 네트워크 내에서 사용할 수있는 충성도 포인트를 제공할 수 있는 옵션을 갖게 된다.

물론 A와 B 두 기업이 상호 이익적인 관계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가능한 시나리오다.

블록체인 기반 로열티 프로그램, 문제는?

가장 큰 문제라면 바로 제휴 기업 간 마일리지의 환율을 정하기가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가령, 항공 예매로 얻은 토큰 마일리지 1개가 호텔 입장에서 객실 단가의 몇%에 해당하는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 호텔이 최소한의 마진을 보장받으려면 토큰 마일리지의 가격이 예측 가능해야 하는데 토큰 마일리지는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마일리지를 토큰화하면 현행 마일리지 제도처럼 사용자를 묶어둘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질 위험이 커진다. 마일리지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을 가진 이상 토큰화는 당장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노드 참여가 이뤄진다면 문제가 부분적으로 해결될 수는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과 로열티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