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스팀잇(Steemit) 시리즈- (2) 스팀잇을 둘러싼 세가지 논란

(1) 잊힐 권리? 기술의 고유성?

블록체인은 ‘영원성, 투명성, 중립성’을 가진 기술이다.

이 세 가지 특성으로부터 사람의 개입 없이 약속이 이행되는 ‘스마트 컨트랙트’ 개념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스팀잇에 올린 글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영구적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한 번 올린 글이나 영상의 링크는 삭제가 불가능하다. 일부 유저들은 바로 이 점을 두려워 한다. 

하지만, 올린 콘텐츠를 언제든지 삭제할 수 있게 되면 블록체인의 기본 원칙인 검열저항성과 분산성에 위배된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따라서 ‘삭제’냐 ‘보존’이냐를 두고 양측 사용자들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스팀잇의 현 대표 네드 스캇(Ned Scott)은

“블록체인도 잊힐 권리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스팀잇, 디튜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만약 해당 정보에 대한 정보 삭제 요청이 들어온다면, 우리들은 해당 콘텐츠를 삭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콘텐츠는 어플리케이션 상에서 삭제하는 것이며 블록상에 남아있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그러나 블록상에서는 콘텐츠가 0과 1의 디지털 데이터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에서 지우는 것만으로도 잊힐 권리를 존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이며 블록체인의 기본 원리는 손상시키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유저들은 ‘검열 저항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스팀잇 측의 특정 콘텐츠 삭제 권한은 당분간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 어뷰징과 프로모션 사이

건전한 커뮤니티’와 ‘광고’는 어우러지기 쉽지 않은 관계다.

특히나 범람하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스팀잇으로 피난을 온 유저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광고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느낀 스팀잇 측은 ‘홍보’탭을 따로 만들어 유저들에게 선택지를 줬다.

하지만, 이러한 통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팅봇’과 같은 경로를 통해 홍보탭이 아닌 대세글에 게시글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유저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다.

물론 스팀잇 측에서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저들은 정당하게 보팅을 받고 올라온 게시글들이 아니라 보팅봇을 이용한 게시글이 올라오는 점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스팀잇에서 활동하는 한 언론사가 보팅봇 실험을 통해 대세글의 상위 랭크에 다수 오르게 되자 사용자들의 반발이 초래된 바 있다. 그 결과 구독자 수가 느는 대신 ‘뮤트’가 많아지는 현상이 초래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스팀잇 유저는 “광고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정당하게 홍보 비용을 스팀잇 측에 내고 홍보탭에 올라가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팅봇을 이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셀프보팅 등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불거지고 있다. 가령 스팀파워가 높은 ‘고래’들은 셀프보팅만으로도 꾸준히 스팀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스팀파워가 낮은 유저들의 스팀 획득률을 줄여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스팀파워가 꾸준한 활동을 통해 얻어진 결과라면 이를 비난할 이유도 없다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스팀잇 측은 이러한 문제들을 인지하고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들을 도입하고 있다.

먼저, 스팀잇 측은 몇몇 유저들의 영향력 남용을 제한하기 위해 ‘피로도’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피로도’다가 쌓일 수록 보팅을 할 때마다 보팅의 힘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이로써 소수의 영향력 있는 유저가 ‘좋아요’를 무한대로 누를 위험이 줄어들었다.

또한, ‘SMT Oracle’을 통해 블랙리스트의 반대인 ‘화이트 리스트’를 만들어 아예 보상을 받거나 보팅파워를 행사할 사람을 한정 짓는 방법도 논의 중에 있다. 이 논의에서  스팀파워와 상관 없이 1인 1표를 제공하여 ‘분산화’를 이루는 방식이 제안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 방식이 커뮤니티를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되었다.

스팀잇 측에서는 이처럼 스팀잇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지만 모든 형태의 ‘광고’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스팀잇의 각 커뮤니티가 자체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활용 중인 ‘다운보트’  기능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3) 콘텐츠 vs 투자자

스팀잇은 기본적으로 ‘글 또는 그림을 올리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커뮤니티와 콘텐츠의 중요성도 막강하지만, 스팀잇 내부에서 보상으로 지급되는 ‘스팀’이 그 가치를 잃어버릴 경우 스팀잇 자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커뮤니티 확장과 더불어 투자자 유치가 함께 이뤄져야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논란처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스팀잇의 지속적인 성장 및 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논의이다.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되는 것은 ‘스팀잇 위에 비즈니스 모델이 얹는 것’이다.

스팀잇이 단순히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해서 보팅을 받는 수준을 넘어서 ‘비즈니스 모델’들이 활발히 안착되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면 투자자도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스팀잇이 발행하는 ‘SMT(스마트미디어토큰)’ 또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정부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MT는 이더리움 ERC-20 토큰과 유사한 ‘토큰 프로토콜’로서, 스팀잇이라는 플랫폼 외의 기존 플랫폼에서도 ‘토큰 이코노미’를 구상할 수 있게 설계된 토큰이다.

스팀잇과의 연결고리를 일정부분 끊어낸 SMT를 통해 이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아진다면 ‘콘텐츠’와 ‘투자자’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