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멕스 연구소, ‘비트메인 ‘무적 이더리움 채굴기’ 만들었을 가능성 높아’

세계 최대 채굴기 제조사 비트메인(Bitmain)이 최근 공개한 이더리움 채굴기 ‘앤트마이너 E3’를 채굴 알고리즘 변경으로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연구 자료가 공개되었다. 비트멕스(BitMex) 거래소의 연구 부서는 비트메인의 이더리움 채굴기를 ‘게임 체인저’라고 언급하며 최신 기술이 내장돼있는 채굴기라고 주장했다.

배경: ASIC vs 그래픽카드, 끝없는 논쟁

흔히 ‘ASIC 채굴기’라고 불리는 주문형 반도체 기반 채굴기는 하드웨어 설계부터 특정 채굴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채굴기다. ASIC 채굴기는 CPU 또는 그래픽카드 기반 채굴에 비해 최대 수백 배 이상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ASIC 채굴기의 고질적인 문제는 특정 알고리즘을 위해 설계되었기 때문에, 알고리즘이 바뀌면 채굴기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ASIC 채굴기가 블록체인 생태계를 채굴자 위주로 중앙화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들은 이런 권력 비대칭을 막기 위해서 채굴 알고리즘을 변경해 ASIC 기기들의 채굴을 막기도 했다. 최근 이런 이유로 채굴 알고리즘 변경을 단행한 모네로는, ASIC 채굴기들이 채굴에 참여하지 못하며  네트워크의 총 연산 능력(Hash rate)이 무려 50% 하락하기도 했다.

이더리움의 선택은?

비트메인이 이더리움 채굴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소문은 오랜 기간 돌았지만, 제품을 실제 시장에 공개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더리움은 모네로와 같이 그래픽카드 기반의 채굴 알고리즘을 유지해왔다.

이더리움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크기를 고려한다면, 비트메인은 다소 늦게 이더리움 채굴기를 생산했다. 하지만 해당 소식을 전달받은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편은 ‘블록체인 탈중앙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ASIC 채굴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은 ‘어차피 이더리움은 조만간 지분증명 시스템으로 합의 알고리즘을 변경한다’, 또는 ‘전용 채굴기 생산은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이더리움은 당분간 ASIC 채굴기를 제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모두가 알고리즘 변경을 할 수 있게 조율하는 것은 난잡할 것이며, 처리해야 할 더 중요한 사항을 놓칠 수 있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비트메인의 우지한, ‘무적 채굴기’ 만들었나?

최근 비트멕스가 공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비트메인 이번에 공개한 이더리움 채굴기는 채굴 알고리즘 변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채굴기일 확률이 높다고 결론을 내렸다.

해당 연구자료에 따르면, 비트메인의 앤트마이너 E3 채굴기는 다소 효율성 방면에서 기존 채굴 방식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우위성을 가지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비트메인이 공개한 채굴기는 이더리움 뿐만이 아니라 모든 작업증명 채굴에 이용될 수 있는 신기술 반도체를 내장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트멕스 연구소는 비트메인이 ‘벡터 프로세서(VP, Vector Processor)’라는 새로운 기술을 기반한 채굴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VP는 ASIC보다는 낮은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GPU보다는 효율적인 채굴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트메인이 AI 기술을 적용한 채굴 칩을 내장해 다양한 채굴 알고리즘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친-ASIC’ vs ‘반-ASIC’의 시대는 끝났다

비트멕스 연구소는 비트메인의 신기술로 전용 채굴기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의 의미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알고리즘 변경을 하더라도(작업증명 알고리즘에 한해서) 기존 그래픽 카드 채굴보다 효율적으로 채굴을 할 수 있는 전용 채굴기가 시장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재 비트메인은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채굴 시장에 대한 열기가 오를수록, 채굴기 제조사들의 경쟁은 증가할 것은 당연하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일부가 주장해왔던 ‘그래픽카드 기반의 채굴 민주화’의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한 논리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시장이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채굴 기술의 발전, 시장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