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비트코인 vs 페이스북’ 라이벌 구도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끝없는 논란에 휩싸인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처음으로 미국 상원 의회의 청문회에 참석하게 된다. 33살 어린 나이의 페이스북 창립자이자 CEO인 저커버그는 최근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논란, 허위사실 유포, 러시아의 미 선거 조작 등 다양한 문제를 해명할 기회가 주어진다.

한편, 암호화폐 업계 내 주요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가 페이스북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암호화폐 업계는 그 많은 SNS 중 페이스북에 대해 유난히 경계하는 것일까? 일련의 사례들을 통해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암호화폐와 페이스북의 라이벌 구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ㅣ윙클보스 형제 vs 저커버그

‘몇 명의 원수를 만들지 않고는 5억 명의 친구를 가질 수 없다’라는 태그 라인으로 홍보되었던 영화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는 알지만 윙클보스 형제는 많이 들어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나이(Gemini)의 공동 설립자인 윙클보스 형제(카메론 윙클보스, 타일러 윙클보스)는 암호화폐 초기투자자, 비트코인 억만장자로 암호화폐 업계 내의 유명인사로 손꼽힌다.

이들이 항상 함께 언급되는 이유는 윙클보스 형제가 2004년 저커버그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페이스북을 만들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었기 때문이다. 윙클보스와 저커버그가 하버드가 대학교에 재학할 당시, 윙클보스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주커버그가 발전시켜 ‘페이스북’이란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은 추후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를 통해 세간에 알려지게 된다. 주인공이었지만 그의 악의적인 행동을 보여준 영화에 저커버그는 ‘소셜 네트워크’ 영화가 “마음대로 지어낸 이야기였으며, 영화의 방향성으로 상처를 받았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반면 윙클보스 형제는 페이스북의 역사를 정직하게 표현한 영화였다고 평가하며 칭찬을 하기도 했다.

결국 페이스북은 윙클보스 형제에게 약 6,500만 달러를 합의금으로 지급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되었으나 이들 형제가 이후 비트코인의 ‘거물’로 떠오르면서 이 둘의 갈등은 ‘비트코인 vs 페이스북’이라는 이슈를 대변하는 친숙한 사례가 되었다.

ㅣ중앙화 시스템 vs 탈 중앙화 시스템

블록체인 기술과 페이스북 시스템의 차이는 ‘중앙화’의 여부에서 나타난다. 중앙화된 거대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수백만 유저의 뉴스피드를 조금씩 조작하여 광고주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거듭났으며, 이로 인해 페이스북 및 주주들은 큰 이익을 얻게 됐다.

하지만 이런 페이스북의 뉴스피드가 점차 광고로 도배되고, 심지어 러시아가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치 스캔들이 터지면서 ‘중앙화된 SNS’에 대한 대중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다.

반면 암호화폐의 기반이 된 블록체인 기술은 중앙화된 권력 없이 모두가 참여하는 ‘탈중앙화’를 가장 큰 목표로 삼기 때문에 페이스북의 시스템과 대조된다.

특히 끊임없이 타겟 광고를 노출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피로도가 상승한 유저들은 다시금 자신의 콘텐츠와 뉴스피드에 대한 권력을 되찾고자 한다. 이러한 요구가 ‘탈중앙화’의 가치를 높여주는 상황이다.

ㅣ“아직 페이스북에 공짜로 컨텐츠 제공하니? ‘스팀잇’의 등장”

위에서 살펴봤듯이 ‘탈 중앙화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2016년 4월 블록체인 미디어 플랫폼인 ‘스팀잇(Steemit)’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자신의 글을 ‘당연히’ 대가 없이 포스팅한다고 생각했던 유저들은 업보트(upvote)를 통해 보상을 받는 시스템에 매력을 느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브루스 슈나이어(Bruce Schneier)가 “현재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트래픽 유발을 위한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배포하며, 광고주들을 위한 무료 마케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해결책이 나온 셈이다.

물론 스팀잇이 완벽한 대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스팀잇 내부의 ‘권력’ 구조, 잊혀질 권리의 부재, 불편한 UI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여전히 페이스북을 대체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그럼에도 스팀잇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분산화 미디어 플랫폼’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ㅣ페이스북, ‘암호화폐 광고 금지’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개발’?

페이스북의 중앙집권화된 시스템이 여러 폐단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월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브랜드, 미디어의 광고보다는 친구들의 소식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바로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며 시장은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현 수익구조 상 광고가 줄어든다는 것은 매출의 하락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즉 유저의 필요와 주주의 이익이 충돌되는 상황이다.

물론 페이스북이 토큰화를 통해 완전히 탈중앙화된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와 토큰을 도입한다면 페이스북은 장기적으로 더 거대한 네트워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현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광고를 금지하고, 한편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ICO로부터 유저를 보호하고 건전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절차일지도 모른다.  

과연 페이스북이 “단기간에 높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에 집중하기보다, 사회 및 페이스북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하는데 필요한 좋은 사회적 관계망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는 저커버그의 말처럼 돌아갈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