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렛계의 카톡 꿈꾼다”…19만명 눈도장 찍은 비둘기지갑은?

“비둘기 지갑이 전세대에 걸쳐 쓸 수 있는 월렛(지갑)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카카오톡’ 메신저 처럼 됐으면 좋겠습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차일들리(Childly) 김은태(사진) 대표는 최근 블록인프레스와 만나 비둘기 지갑의 포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비둘기 지갑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 구매나 유통,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갑이다.

지난해 4월 공식 선보인 비둘기 지갑은 이번 달 초 기준 가입자 수 19만명을 넘어섰다. 출시 1년 여 만에 전세계 190여 개국의 이용자들이 비둘기 지갑을 이용하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차일들리의 마이닝(채굴) 풀 서비스를 이용하던 해외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비둘기 지갑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발자 출신의 김 대표는 2013년 초 차일들리를 설립해 마이닝 풀 서비스를 만들었다. 6년 여 간 운영 경험을 통해 누구나 쓸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다짐했다.

이 때문에 비둘기 지갑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수익성’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있다. 바로 ‘빈부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 빈부 격차가 발생하는 큰 원인 중 하나가 금융에 대한 지식의 차이라는 점이라고 언급한 그는 부를 대물림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빈부격차가 심해질 수 있어 우리의 자식 세대들은 지금보다 더 힘든 삶을 살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들이 이러한 삶을 살지 않고, 빈부격차를 줄이고 싶어서 비둘기 지갑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비둘기 지갑에는 ‘일일 보너스’라는 이름으로 이용자들에게 암호화폐를 나눠준다. 즉, 암호화폐 거래 수수료 중 일부를 회원들의 잔고에 비례하게 배분해주는 것이다. 만약 거래 수수료가 많아지면 배분되는 금액도 더 많아진다. 하지만, 회원들의 잔고가 늘어나면 나눠 가져야 하는 사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배분되는 금액도 줄어든다.

김 대표는 “돈을 보관하면 이자가 생기는 것처럼 ‘일일 보너스’를 통해 돈은 항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직원들을 위한 기업문화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 공간을 2인실로 구성해 업무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독립적인 공간을 갖추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러한 근무 환경은 ‘피플웨어’라는 책에서 영감 받았다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피플웨어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나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필독서다.

김 대표는 “공유 오피스 처럼 공간이 개방된 곳에서는 소음 등의 영향으로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조용한 공간에서 업무를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더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설립 7년째를 맞은 차일들리는 비둘기 지갑의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준비 중이다.

내년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국제표준 정보보호 인증 ISO27001을 획득했고, 상반기 중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심사도 예정되어 있다.

김 대표는 특금법 도입에 따른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을 앞두고 과세 방향이 어떻게 결정될 지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만약 양도소득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게 되면 과세 근거인 양도차익을 판단하기 어려울 뿐더러 이를 회피하기 위해 오히려 시장이 음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김 대표는 우려했다.

그는 “가상자산 과세 방향에 따라서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도세를 적용하는 것보다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올해 비둘기 지갑은 송금과 기부 기능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전문가들의 매수 매도 신호를 제공하는 시그널 기능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용자들이 매달 이용료를 내면 전문가의 암호화폐 매매 신호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비둘기 지갑은 연말까지 전세계에서 50만 명의 이용자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영국, 캐나다, 미국에 진출했다. 이용자가 늘고 있는 남미 지역에도 법인은 설립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갑 기능에 익숙하지 않는 이용자들을 위해 접근성이 쉬운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다음 세대들에게도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썸네일출처=차일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