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통과 대환영 vs 우려 커졌다”…암호화폐 제도권 현실화에 엇갈린 반응, 이유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 제도화를 포함한 ‘특정금융 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통과하자 업계 반응이 갈리고 있다. 

5일 가결된 특금법 개정안은 지난해 3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법안 등 4건의 법안 내용을 통합한 대안으로 지난해 11월 정무위원회를 통과하고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가결되면서 본회의에 상정됐다. 이로써 1년 후인 내년 3월부터 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될 전망이다. 

개정안에서는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사업자’ 용어 정의 ▲기존 금융회사에 자금세탁과 테러자금조달 막기 위해 적용 중인 자금세탁방지 의무,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부과 ▲실명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통한 금융거래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 수리요건으로 정리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 가상자산 업계 “특금법 통과 대환영, 산업 대규모 성장할 것”

이같은 소식에 한국블록체인 협회는 특금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환영하며 특히 특금법 개정이 제도권 진입의 첫걸음으로 평가받는 만큼, 이어질 시행령 등 관련 규정 마련에도 산업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회 오갑수 회장은 “특금법 개정안 통과로 가상자산 시장과 블록체인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는 “특히 개정 특금법에 따라 실명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통한 금융거래가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 수리에 필수적인 요건이 된 만큼, 협회 차원에서 감독 당국 및 은행 등 금융기관과 활발히 소통하며 현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라고 전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거래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빗코 김성아 대표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가상자산 거래소의 법적인 지위 확보했다”라며 “특금법 통과는 거래소의 신고허가제를 골자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을 다루는 크립토금융 산업이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단기적으로는 거래소의 투명한 운영으로 이어져 신규자본 유입과 함께 블록체인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1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법안 통과 후속조치로서 세부 요건 사항이 담겨질 시행령과 관련규정을 충실하게 이행 함으로써 그동안 거래소들 스스로가 주장해왔던 신뢰할 수있는 거래소 라는 타이틀을 행동으로 증명해 보여야 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고팍스 이준행 대표는 “지금에서라도 꼭 필요한 법이 통과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특금법 통과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가상자산을 정치적 찬반의 대상이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닥 한승환 대표는 “기존 업체들이 제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ISMS인증 및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기본으로, 블록체인 업계의 대부분을 이루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매우 높은 수준의 기준을 충족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제도화 및 대중화를 위해 당연히 거쳐야할 많은 단계중의 하나이며, 이미 조용히 준비하고 있던 대부분의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어려웠던 대규모의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이어 “이 과정에서 다시 한번 과도기적인 혼란이 있겠지만, 그만큼 금융혁신에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수년을 함께 지치지 않고 달려왔던 업계 종사자들에 감사의 인사와 동료애를 표하며, 개인적로도 정말 감개무량한 날이다”고 덧붙였다.

코인원 측은 “2014년부터 사업을 운영하면서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되, 가상자산 산업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에서의 성장을 추구해왔다”라며 “이번 특금법 개정안 입법을 계기로 가상자산 투자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더욱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될거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업계 전체적으로 신뢰와 안정성을 갖춘 서비스 제공자들이 더욱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컨설팅 기업 블록72의 이신혜 파트너는 “특금법 통과는 기나긴 홍역을 치뤄온 가상자산 산업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정의하게 되며 적법성을 확보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적법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금의 유입과 제도권 기업들의 진출로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싱가포르 블록체인 컨설팅 기업 젠가K의 안태현 대표는 “가상자산 사업자 (VASPs) 가 제도권으로 진입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며 “사업자들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최소 자본금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큰 규모의 자본금 여력이 없는 중소 사업자들에게 다행이지만 자본세탁방지를 위해 거래실명제를 도입하고, 정보보호관리체제 (ISMS) 인증은 그동안 규제공백 속에서 내부통제 기준조차 갖추지 못했던 업체들 중 6개월 내 신고 요건을 맞추지 못하고 자연적으로 퇴출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법조계 ”시장 위축될 수 있어”…우려의 시각도

한편, 법조인들은 우려의 시각도 표하고 있다. 

의정부 지방 법원 이정엽 판사는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육성할 기본 법은 마련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자본이 없는 스타트업이 다양하게 경쟁을 하면서 커갈수 있도록 하는 판 자체가 없어지는건 아닌지 우려하는 것 같은 목소리도 많은 것 같다”라며 “금융산업으로 편입되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세움의 정호석 대표 변호사는 “가상자산 및 가상자산 사업자가 제도권 범위 내로 들어왔고 대략적이나마 합법 요건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만, 이후 제정될 시행령 등을 통해 시장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사항이다”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이어 “금융거래에 해당하는 가상자산 사업 관련 행위, 가상자산사업자가 금융정보분석원자에에게 신고해야 하는 사항 및 신고 말소 사유, 가상자산사업자가 취해야 하는 조치 등 상당부분이 대통령령으로 위임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령이 가산자산사업자에 적대적으로 제정될 경우 시장이 위축될 수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린 구태언 변호사는 신고요건(실명계좌)이 포함된 법안 내용에 주목하며 “매매나 중개형이 아닌 대부분 가상자산 사업에 실명계좌 요건을 법률상 요건으로 못박아 정부가 예외적으로 면제해 줄 권한을 가진 것은 과도하다”라며 “이 법안이 잘못 운용되면 자금세탁방지(AML)가 아닌 산업 규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구 변호사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FIU가 실명계좌가 필요한 사업모델을 명시하고 나머지는 실명계좌가 필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규정, 즉 네거티브 방식으로 ‘가상자산사업 신고시 실명계좌면제규정’을 정하는 것 ▲금융위가 돈세탁방지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은행이 실명계좌 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함부로 실명계좌 발급을 거절할 수 없게 하는 것 등을 꼽았다. 

법무법인 비전 김태림 변호사는 “가장자산사업의 제도권 편입은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에서 정하여지는 부분이 있는 만큼 산업의 안착을 위해서는 정부 및 금융기관의 자의적 판단이 아닌 업계 관계자들도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한기준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황금률 박주현 대표 변호사는 “20대 국회의 원죄는 가상자산 시장 방치였는데, 특금법을 통과시킴으로써 속죄는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간 입법부작위로 인해 그 폐해가 너무 많았는데,  21대에서 상세 내용을 보완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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