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 시대 대비 하자”…디지털화폐연구팀 신설한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 연구팀을 신설하고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CBDC 발행할 유인이 크지 않다던 기존 입장을 선회한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적 대비 차원에서 관련 기술과 제도를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금융결제국 내 디지털화폐연구팀을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화폐연구팀은 이번에 해체된 디지털혁신연구반이 수행했던 CBDC 관련 연구 조사를 하게 된다. 조직 규모는 총 8명이다. 이중 절반은 디지털화폐연구팀 아래 ‘기술반’ 소속으로 근무하게 된다.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연구팀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제도나 법률, 기술 연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은은 CBDC 발행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1년 이상 CBDC를 연구한 뒤 보고서를 통해”가까운 장래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부 국가들의 발행 동기가 우리나라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우 다수 업체가 소액지급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소수 민간업체의 서비스 독점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인터넷이나 모바일뱅킹 인프라가 확대되는 등 금융포용의 정도가 이미 높기 때문에 시급하게 CBDC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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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한은의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CBDC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CBDC 발행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은 디지털화폐연구팀 관계자는 “CBDC 발행 계획이 없다는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현금 사용이 감소하는 등 지금까지의 환경이 변하고 있다”며 “향후 CBDC 발행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기초적인 연구부터 기술적인 연구까지 해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분산원장기술 기반 은행간 자금이체 모의테스트를 진행했고, 이후 2018년 9월부터 12월까지 소액결제 모의테스트를 실시했다. 현재는 증권대금동시결제 모의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날 한은이 공개한 ‘주요국의 중앙은행 CBDC 대응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선진국을 중심으로 거액결제용 CBDC, 개발도상국들은 소액결제용 CBDC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 싱가포르, 유럽연합(EU), 일본, 남아공, 태국은 거액결제용 CBDC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시범 사업이 예정되어 있다. 소액결제용 CBDC의 경우 우루과이, 바하마, 캄보디아 등에서 시범 운영했다. 중국과 터키, 스웨덴은 시범운영 예정이다. EU도 발행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다만 미국과 일본, 호주, 영국은 CBDC 발행 계획이 없는 국가다. 소액결제용 CBDC를 발행하기 위한 유인인 금융 포용이나 화폐수요 감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도 각국이 연구중인 CBDC 세부사항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CBDC 관련 주요 이슈들에 대한 입장을 보다 명확히 정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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