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박세열 상무가 전망하는 블록체인 4.0…”디지털 거래의 ‘슈퍼 하이웨이'”

“‘블록체인 4.0’은 쉽게 말해 ‘디지털 거래 ‘슈퍼 하이웨이(super highway)’다. 블록체인 생태계가 서로 연결되고, 새로운 공급망을 형성, 새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이 탄생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4.0의 미래다.”

한국IBM 박세열 블록체인 기술총괄 상무는 25일 블록인프레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블록체인 4.0’ 시대의 정의를 이처럼 표현했다. 초고속도로를 의미하는 슈퍼 하이웨이 역할을 하듯 디지털 거래를 초고속으로 전송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얘기다.

블록체인 1.0시대가 비트코인 기반이었다면, 2.0시대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거래를 자동화한다. 다양한 산업이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한 블록체인 3.0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생태계가 서로 연결되는 블록체인 4.0시대를 만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수입 과일의 유통 과정을 블록체인 4.0에 비유해 설명했다.

멕시코에서 망고를 수입할 경우 수확을 책임지는 농장주의 손에서 부터 유통에 이르는 전과정을 식품 추적 네트워크를 통해 이력 추적을 할 수 있다.

이 망고가 해운을 통해서 이동한다면 글로벌 무역 물류무역 블록체인 플랫폼 ‘트레이드렌즈’를 통해 이력을 추적하는 것도 가능하다. ‘트레이드 렌즈’는 실시간 운송정보 파이프라인과 원산지 증명서 등 운송 서류를 디지털 서류로 실시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망고가 한국에 도착한 후 마트로 이동해 소비자의 손에 전달될 때까지 구매 과정도 식품추적을 통해서 확인할 수도 있다. 또한 수입한 물품에 대한 대금 결제를 연계된 외국환 송금 네트워크를 통해 송금하게 된다.

박 상무는 “식품 추적 안전망이나 물류 네트워크, 외국환 송금 결제 네트워크가 연결됨에 따라 소비자는 신선한 망고 제품을 안전하게 믿고 먹을 수 있다”면서 “만약 수입한 망고에 문제가 생긴다면 역추적을 통해 문제점 파악이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네트워크 연계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경제로 확대될 것이란 기대다. 아이덴티티, 자산 추적, 송금결제, 마켓 플레이스 등 다양한 네트워크간 연계를 가속화 함으로써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박 상무는 무엇보다 블록체인의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토큰 이코노미’ 생태계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토큰 이코노미는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에 참가한 이들이 기여하는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탄탄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토큰화가 이루어지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듯 간편하게 자산을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하다. 박 상무는 “주식이나 부동산, 광산 채굴권, 미술 경매품 등 잠재적으로 토큰화가 가능한 시장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1200조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4.0을 의미하는 디지털 거래 슈퍼하이웨이 (이미지출처: IBM)

일반적으로 토큰은 여섯가지로 분류된다. ▲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에 접목해 사용하는 유틸리티 토큰, ▲ 증권자산을 토큰으로 표현한 증권형 토큰, ▲ 금이나 석유, 탄소 같은 천연자원을 표현한 자연자산 토큰, ▲ 게임 크립토키티 처럼 수집활동을 통해 발행된 토크인 크립토콜렉터블 ▲ 법정화폐에 고정 가치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등이다.

박 상무는 “토큰 이코노미 생태계 조성을 위해 퍼블릭 및 프라이빗이 연계된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자산 유동성, 공공 검증 및 대규모 적용이 확보되어야 한다”면서 “데이터 보안과 가치 및 디지털 자산의 즉각적인 이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토큰 이코노미의 모델은 스테이블 코인, 내츄럴 에셋 토큰, 증권형 토큰, 유틸리티 토큰 모델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플라스틱 뱅크처럼 해양 플라스틱을 수거한 댓가를 토큰으로 보상하고 이러한 토큰은 보험료나 교육료 납부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유틸리티 토큰 모델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BM이 개발에 참여한 플라스틱 뱅크는 수거해온 플라스틱을 식별해 식료품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IBM은 하이퍼레저 패브릭2.0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IBM이 리눅스 재단에 소스코드를 제공해 탄생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이번 베타버전에서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던 팹토큰(FabToken) 기능은 빠졌다. 하지만, 이미스테이블코인, 내츄럴 에셋 토큰, 유틸리티 토큰, 증권형 토큰을 패브릭 기반에서 구축하고 운영한 경험을 통해서 토큰 표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게 박상무의 설명이다.

박 상무는 “지난해부터 토큰 택소노미 이니셔티브(TTI) 커뮤니티를 통해 특정 블록체인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은 토큰의 표준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토큰의 표준이 정해지면 이를 근간으로 토큰의 기능이 패브릭에 추가될 것으로 고려된다”고 말했다.

한국IBM은 지난해 6월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지원하기 위해 ‘더 나은 교육을 위한 블록체인’이라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11월에는 23명의 참가자들이 제안했던 프로젝트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 시나리오를 발표하고 IBM 전문가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2월 초까지 4개의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프로토타입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해당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기관들과 컨택해 실제 교육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박 상무는 “IBM이 지속적으로 더 나은 교육을 위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원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블록체인 육성 사업에 343억 원을 투자하는 등 정부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블록체인 규자제유특구로 선정된 부산시는 특구 2년차를 맞아 산업화 육성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성장하려면 비즈니스 가치를 입증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확장해가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박 상무는 “블록체인의 사업속도를 높이기 위해 비즈니스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서로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가 돼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고 다양한 참여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 생태계가 지속 성장하려면 데이터 소유권, 멤버쉽, 신뢰모델, 호환성 등 거버넌스 체계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면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산업의 표준이 만들어지고 호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들을 위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가용성, 확장성 등의 엔터프라이즈급의 기술로 발전해야 한다”면서 “민간에서도 생태계를 설계하고 확장해가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썸네일출처=한국I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