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기·리브라·특금법 등 2020년 블록체인 관전포인트 톱7 

2019년 블록체인 업계에는 페이스북이 이끄는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블록체인 굴기, 탈중앙 금융(DeFi)의 부상 등의 뉴스가 등장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에 관해 논하고, 스테이블코인을 경계하는 한 해이기도 했다. 2018년에 들렸던 발걸음 소리가 2019년에는 실제 발걸음으로 나타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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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도 굵직한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블록인프레스는 △이더리움 2.0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 △텔레그램 블록체인 프로젝트 톤(TON) 청문회 △비트코인 반감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상호평가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 통과 △중국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리브라 출시 가능성 등 새해에 업계가 눈여겨봄 직한 키워드 7가지를 꼽았다.

◆이더리움 세레니티와 빙하기 하드포크

2020년은 이더리움에 중요한 기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인 ‘이더리움 세레니티(Ethereum Serenity)’를 앞둔 까닭이다. 이에 맞춰 이더리움 채굴 난이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지연하는 하드포크(체인분리)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더리움 세레니티는 컴퓨터 연산작업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증명(PoW)의 비중을 줄이고, 네트워크에 이더리움을 담보로 잡아 운영에 참여하는 지분증명(PoS)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시도다. ‘이더리움 2.0’으로도 불린다. 

여러 테스트를 거친 후 920만 번째 블록에서 이더리움 세레니티 업그레이드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0단계’ 업그레이드는 내달 3일 첫 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2018년 이더리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나온 이더리움 2.0에 대한 구조 설명 (이미지 출처 : 컨센시스)

2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이더리움재단은 오는 1일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820만 번째 블록에 도달했을 때 ‘무어 빙하기(Muir Glacier)’ 업그레이드를 구현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달 초 진행된 이스탄불 하드포크 이후 곧바로 추가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는 모양새다.

무어 빙하기 하드포크의 주 목적은 채굴 난이도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점을 약 611일 뒤로 미루는 것이다. 소위 ‘채굴 난이도 폭탄’이라 불리는 이 기능을 지연해서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시간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다.

채굴 난이도 폭탄은 채굴자와 개발자가 PoW에서 PoS 방식으로 네트워크 합의 구조를 바꾸도록 유도하기 위한 코드다. 내년도 이더리움 세레니티에 앞서 이미 동작하고 있는 네트워크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2.0버전 소프트웨어를 배포해 네트워크를 대체하려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더리움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더리움 세레니티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기존 PoW 네트워크보다 큰 규모 트랜잭션을 더 빠르게 처리할 것이지만, 이를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불확실성이 증폭한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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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할까

2020년에도 업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지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암호화폐 투자 시장의 고도화와 비트코인 ETF 제안서의 다각화가 규제 승인, 기관 투자자 유입으로 이어질지 주목하는 것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SEC는 지난 여름 미국 금융기업 윌셔피닉스(Wilshire Phoenix)가 제출했던 비트코인 ETF 제안에 대한 결정을 내년 2월26일로 미뤘다. 지난 8월, 9월에 이어 3번째 연기다. 

해당 ETF는 비트코인과 미 국채에 동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ETF가 따르는 자산 가격 지표(index) 중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를 포함시킨 것이다. 지난달 윌셔피닉스의 윌리엄 헤르만 창립자는 “기존 ETF와 달리 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이번 제안서 승인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11월 SEC는 지난 10일 거부 의사를 밝혔던 가상자산 관리사 비트와이즈의 비트코인 ETF 제안서를 재검토한다고 알리기도 했다. 

지난 2년간 SEC은 10여 개 이상의 비트코인 ETF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시장 조작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해당 금융상품에 대한 ‘감시-공유 협약(surveillance-sharing agreement)’이 부재하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올 한해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을 결합한 지수 등 다양한 형태로 변모했다. 자산운용사 스톤리지가 제안한 기관 투자자용 비트코인 선물 펀드도 최초로 SEC 문턱을 통과했다. 지난 9월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가 선보인 비트코인 실물 기반 선물거래소 백트(Bakkt)가 SEC의 시장 조작 우려를 불식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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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경우 ETF 구성, 시장 유동성 공급에 덩치 큰 플레이어들이 참가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 KB증권)

◆텔레그램 톤, 4월 출시 ‘시험대’

2020년 텔레그램은 미국 SEC 청문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현재 텔레그램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톤(Telegram Open Network·TON)은 ‘미등록 증권 발행’ 혐의로 SEC와 법정 공방을 펼치고 있다. 올 10월이었던 출시 일정도 내년 4월로 미뤄진 상태다.

지난 10월 SEC는 “텔레그램의 그램(gram) 토큰을 증권으로 간주한다”며 “텔레그램과 톤은 이 토큰 판매를 SEC에 등록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1933년 증권법’에 따라 미국에서 발행, 유통되는 모든 증권은 미 SEC에 등록돼야 한다. 이에 따라 SEC는 지난해 암호화폐 공개(ICO)로 17억 달러(한화 약 2조122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톤의 행보가 불법이라며 제재에 나선 것이다. 

지난 10월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텔레그램 톤 개발자는 투자자 서한을 통해 “지난 18개월간 SEC의 피드백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같은 결정에 놀라고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SEC의 법적 입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톤 출시일을 연말에서 내년 4월30일로 연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시 SEC는 미 맨해튼 연방 지방법원에 텔레그램 및 톤에 대한 비상조치 및 임시 금지명령을 요청했다. 

올해 SEC는 암호화폐 다단계 사기뿐 아니라 2017년 ICO를 단행한 프로젝트에 대해 칼을 겨누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소셜미디어 메신저 킥(Kik)의 암호화폐 킨(kin)이 미등록 증권으로 분류되면서 SEC-킥의 소송전이 이어졌다. 

반대로 블록스택, 이더리움 기반 토큰 프롭스 등에는 협의를 거쳐 토큰 판매를 승인했다. 이처럼 암호화폐 고삐를 단단히 잡으려는 SEC의 태도는 톤의 출시 향방을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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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반감기가 온다

2020년 비트코인 가격 전망은 극명하게 나뉜다. 내년 5월 초로 예정된 비트코인 채굴 반감기 때문이다. 

채굴 반감기는 매 분기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관리(채굴)에 대한 보상으로 신규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수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을 뜻한다. 이 경우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과 실질적인 수요 증가 없이 비트코인 오름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 비트코인 반감기는 2008년 이후 3번째다. 처음에는 주기적으로 50개씩 주어졌던 비트코인 보상은 2012년 25개, 2016년 12.5개로 줄어들었다. 내년 5월 반감기가 지나면 그 규모는 6.25개로 반토막이 난다.

블록체인 전문 엑셀러레이터 넥서스원의 윤희상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내년 반감기가 되면 전체 발행량(2100BTC)의 약 87.5%가 채굴될 것”이라며 “여섯 번째 반감기인 2032년 즈음에는 99%가 채굴돼 남은 비트코인이 전체의 1% 남짓으로 줄어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반감기 시기 가격 차트 (자료 출처 : 비트코이니스트)

이에 채굴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업계 의견은 엇갈린다. 

지난달 10일 코인데스크는 “2016년 반감기와 2020년 반감기는 사정이 매우 다르다”며 “(2016년은)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이 아직 극초기였고, 기관 유입이 적었으며 가치를 매기는 프레임워크가 전무했던 시기였다는 걸 떠올려보면 ‘이번에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전통적인 투자시장에서 공급이 자산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드물고, 수요의 영향을 더 받는다”며 “전 세계적으로 쓰일만한 근본적인 용례가 현재로선 부재한 만큼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론하는 ‘수요’는 내러티브에 따른 것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내년 비트코인 반감기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며 “2017~2018년에 벌어들인 채굴 수익으로 지금까지 버티는 격인데, 내년 여름에 네트워크에서 보상으로 발행하는 신규 비트코인의 수량이 반으로 줄어든다면 수익 문제로 인해 망하는 채굴자들이 생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비트코인 교육자 지미 송은 블록인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에도 ‘이후 반감기에는 채굴장이 폐업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때 어떤 일이 생길지 고민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후 처음으로 200달러로 급등했다”고 반박했다. 채굴자도 반감기를 대비해 비트코인을 축적하는 등 지속가능한 계획을 세운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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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F 상호평가와 특금법

2020년 암호화폐는 처음으로 ‘가상자산’이라는 공식적인 명칭을 얻어 규제 시험대에 오른다. 특금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각종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가상자산 사업자로 분류돼 관련 기준에 맞춰야 한다. 

특금법 개정안은 FATF 권고안에 부응하는 첫 단추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월 마련된 FATF 권고안은 가상자산 취급자에 금융회사에 준하는 자금세탁방지 및 신고등록 의무 등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특금법은 가상자산 사업자의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 의무와 FIU가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사유도 정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이 남아있지만, 올해 국회 본회의 일정은 여야 대립 끝에 지난 27일 끝났기 때문이다. 1월 임시국회에서 특금법을 처리할 수 있지만, 최소한 연내 통과될지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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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국회 행사에서 금융위원회 노태석 정책전문관은 “특금법 순서가 내년 국회로 넘어간다면 처음부터 다시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내년도 FATF 상호 평가에 맞춰 조속히 입법 작업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미지 출처 : 금융위)

FATF 상호평가는 오는 6월로 예정돼 있다. 이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정기적인 상호평가에 따라 금융기관 등급이 낮아지거나 최악의 경우 외환 거래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중국 CBDC 발행 시점은

2020년은 중국 CBDC가 본격화하는 해가 될 예정이다. 중국은 ‘디지털화폐 전자결제(DCEP, 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에 관한 시범 운영을 단행하고, 리브라보다 CBDC를 먼저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인민은행 무 창춘 디지털화폐 연구소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금융학회 학술연례회의에서 “중국 CBDC는 리브라와 다르다”며 “안정적으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통화 바스켓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창춘 소장은 “지출 결제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다”라며 “비트코인처럼 투기적 특성이 없기 때문에도 통화 바스켓을 기반으로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인 차이징은 올 연말 중국은 선전에서 중국 CBDC를 시범 운영한 후 내년 하반기에 그 규모를 넓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 주요 국영기업 파트너사가 이 시범 운영에 참여할 것으로 거론됐다.

중국 CBDC는 인증 센터, 등록 센터, 빅데이터 센터로 관리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지 출처 : 바이낸스)

인민은행 디지털화폐 연구소는 지난 5년간 CBDC를 연구해 현재 개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 7월 인민은행 연구부서 왕신 수석은 공개적으로 “리브라가 결제, 특히 국경 간 결제에 쓰일 경우 돈의 기능을 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자국 통화 정책, 금융 안정성, 글로벌 화폐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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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뿐 아니라 프랑스 중앙은행도 금융기관을 위한 CBDC를 내년 상반기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 소매결제 분야를 제외한 민간 금융부문을 대상으로 CBDC를 시범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주최한 ‘분산원장기술 생태계와 전자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한은 전자금융조사팀 윤성관 팀장도 “한은이 당장 CBDC를 발행할 계획은 없지만, 소비자 단위에서 CBDC가 쓰인다기보단 기관(wholesale) 쪽에서 (쓰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리브라 출시 ‘초읽기’

2020년 1월 출시될 계획이었던 리브라는 큰 고비를 맞았다. 각국 규제당국이 반기를 들면서 출시 여부 자체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리브라 측은 기술 로드맵을 연달아 공개하는 한편 로비스트를 영입해 본격적인 설득에 나서고 있다.

이달 리브라 개발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리브라의 3가지 주요 사항에 초점을 맞춘다”며 “첫 번째 버전 출시를 위한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기술기업이 아닌 리브라협회 회원사의 사전 메인넷 접근에 대한 전략을 수정해 커뮤니티 참여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리브라 측은 미 상원 은행위원회 마이크 크레이포 위원장의 전 보좌관인 수잔 주크를 로비스트로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백서를 공개한 후 쏟아졌던 규제 우려에 대해 전면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다.

리브라 메인넷 로드맵. (이미지 출처 : 리브라 재단 블로그)

하지만 내년 연말에도 리브라가 발행되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하다. 대표적으로 한은은 지난 10월 ‘리브라 관련 국제사회의 대응과 한국은행의 입장’ 자료에서 리브라가 기획 단계라는 점, 규제당국과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실제 발행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한 바 있다.

같은 달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전문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리브라 출시의 주요 장애물은 규제당국”이라며 “향후 3년 안에 출시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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