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암호화폐 패권 경쟁, 승자는 없다”…구글·NASA 투자한 싱귤래리티대 교수의 생각은?

‘구글, NASA가 투자한 혁신가들을 위한 대학’.

 미국 실리콘밸리 미국항공우주국(NASA) 기지에 위치한 미래형 교육기관 ‘싱귤래리티 대학(Singularity University)’에 붙는 수식어다.

2008년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구글과 나사의 후원을 받아 설립한 혁신 대학 ‘싱귤래리티 대학’은 미래학,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 분야의 교육혁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혁신가들을 위한 대학인 싱귤래리티 대학의 교육은 무엇이 다를까. 이달 초 싱귤래리티 대학의 어드바이저이자 싱귤래리티U 이태리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오르반(David Orban) 교수가 방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오르반 교수는 글로벌 벤처 기업인 네트워크 소사이어티 벤처스를 창립해 매니징 파트너를 역임하고 있다.   

지난 몇십년간 ‘분산화’의 가치에 푹 빠져 있었다는 오르반 교수는 2010년부터 비트코인에 투자해 온 대표적인 비트코인 낙관론자로도 꼽힌다. 

블록인프레스는 지난 4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헤이그라운드 서울숲 점에서 데이비드 오르반 교수를 만나 싱귤래리티 대학의 철학과 비트코인의 가치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았다.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데이비드 오르반입니다. 싱귤래리티 대학에서 교수와 어드바이저를 맡고 있고 유럽에 싱귤래리티 대학 프로그램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싱귤래리티 대학을 함께 만든 이유는 ‘대학교’라는 개념을 변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회를 분산화하는 방향으로 재구조화하고 싶었던 것이죠.

개인적으로 ‘분산화’의 가치를 믿고 있습니다.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이외에도 에너지, 음식, 건강, 금융, 보안과 관련해 태양열 에너지나 P2P교육, 3D프린트 등 분산화를 위한 여러 도전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네트워크 소사이어티는 컨설팅 회사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해 어떻게 하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어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 디지털 기술을 사회 전반에 적용하여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시키는 것.

Q. 싱귤래리티 대학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대학’이라는 개념은 100년 전에 탄생했어요. 100년 전에 만들어진 대학이라는 개념이 오늘 날에 필요할까요? 교육의 큰 질문은 ‘무엇이 목적이냐’가 돼야해요. 대학을 졸업하고 3년 후, 5년 후, 8년 후 사회에 나왔을 때 그들이 배운 것과 현재 필요한 가치들이 연결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죠. 

그리고 나아가 미래에 할 일들과 교육이 연결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디지털화, *디머니타이징을 포함한 민주화는 다수가 참여해야 바꿔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디머니타이즈(Demonetize) : 통화 자격을 박탈하다. 

때문에 싱귤래리티 대학은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고 학생들이 열정, 재능, 창의력 등에 헌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짰어요. 

즉, 싱귤래리티 대학은 사람들이 창의성과 열정에 헌신할 수 있다고 믿는 곳으로, 혁신가들을 위한 이니셔티브와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우리는 이러한 혁신가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싱귤래리티 대학은 졸업 증명서와 같은 공식적으로 학위로 인정 받는 증명서를 주지 않아요. 기존 대학과 같이 몇년의 커리큘럼이 있는게 아니라, 1~2주 정도로 짧은 기간 내에 집중적인 커리큘럼으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커리큘럼을 듣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바뀌게 돼요. 때문에 각국 벤처 창업가들이 많이 싱귤래리티 대학을 찾고 있죠. 

Q. 싱귤래리티 대학의 커리큘럼은 무엇이 다른가요?

커리큘럼으로는 ‘실용적인 것’에 주목했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이해하려면 윤리와 모럴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에요. 때문에 만들어져야만 하는 것에 대한 주제를 정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컴퓨터 공학 뿐 아니라 생물학, 나노 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호작용이 나타나요.  

예를 들어 매년 더블링 파워로 컴퓨터와 모바일폰 산업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이 산업이 어떻게 더 강해질 것인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과 연계해 이야기를 나누죠. 그리고 이러한 영역에 직접 퍼스트 무버로서 참여하는 것을 독려해요. 

그리고 회사의 성공과 실패 사례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눕니다. 대표적으로 노키아는 모바일폰의 리더가 됐으나 이와 관련한 생태계 구축을 무시했고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나타나며 노키아는 무대에서 사라졌어요. 이러한 사례들을 분석하며 실패 요인을 분석하는 것이죠. 

이러한 사례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학생들이 각자의 답을 찾아가요.

최근 인공지능이 화두인데, 인공지능은 인간과 협업을 하지, 인간의 적이 아닙니다. AI는 사람의 능력을 발달 시킬 것이고 사람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줄거에요. 지금은 컴퓨팅 전문성이 미덕인 시대이고,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싱귤래리티 대학 캠퍼스 (출처 : 유튜브)

Q. 한국도 ‘뜨거운 교육열’을 지닌 국가로 세계에 알려져 있는데요, 한국 교육에 참고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한국 교육 철학에 대해 익히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가족 중심적인 가치관으로 인해 연령에 따른 위계질서가 강하고 연장자를 존경하는 문화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연장자들의 경험에서 나온 답이 현 시점에 필요한 답과 일치할까라고 생각하면 답은 ‘아니다’ 입니다.  

세상은 큰 변화를 겪고 있어 그들의 예전 경험이 현재의 답이 되지는 않겠죠.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많은 경험이 현재 시대의 경험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현재의 답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때문에 오늘 날 학생들은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어야하고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힘을 키워야합니다.

그리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때로는 연약함도 보여주고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들과 자신만의 약점을 타인과 공유해야 진정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약점을 보이지 않고 강점만 보여줘서는 스스로 원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쉽지 않을 거에요. 

이는 세대간 싸움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새겨진 톱다운 방식 마인드셋(마음가짐)을 바꾸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젊은 사람들은 그들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나이가 든 사람들도 분명 몇몇 방법으로 그들만의 답을 찾아낼 거에요. 이러한 과정에서 ‘배제’가 아닌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 주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혁신에는 ‘주어진 답(Given answer)’이 없습니다. 각자 스스로의 답을 찾아야만 하죠.

Q.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실리콘밸리만의 ‘특징’이 궁금합니다.

실리콘밸리는 그들만의 질문을 만들고 위험을 감수하며 많은 실수를 만들고 실패해도 이를 용인해주는 커뮤니티와 기관 등 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어요. 

사람들에게 ‘위험을 감수해도 된다, 실패해도 된다’라고 용인해줄 수 있는 인프라가 있어야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은 확실한 답이나 이미 알고 있는 것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알지 못하는 영역, 보장되지 않는 영역에서 탄생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오는 법이니까요. 제가 봤을 때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약간은 미치고 보통 규범(norm)을 벗어난 사람들로부터 혁신이 탄생했어요. 

실수를 하고 실패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실패를 했다면 오히려 이런 도전을 해줘서 고맙다라는 태도를 지녀야해요. 왜냐하면 그 사람의 실패 덕분에 다음 시도 때 최소한의 위험을 감수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는 실수와 실패에도 큰 점수를 줍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어 중에 ‘네오테니(neo teny)’라는 말이 있어요. 어른임에도 아이같이 호기심 많고 넓은 수용성을 지니는 것을 의미해요. 우리가 어렸을 때 가지고 있던 이러한 특징들을 성인이 돼서도 계속 가져가는 것을 뜻하는데. 오늘날과 같이 혁명적인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세상에서 어린 아이와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 세상을 직면하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Q. 2010년부터 투자해 온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이기도 한데요, 비트코인에 어떻게 관심 갖게 됐는지 긍금합니다.

분산화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 가져 왔기에 비트코인을 처음 접했을 때 놀라지 않았어요. 중앙화된 금융 문제를 해결하는 ‘웰컴 솔루션’이기에 매우 기뻤죠.  

저는 비트코인은 거대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믿어왔어요. 지금도 여전히 비트코인은 더 성장할 것이고 개발될 것이라고 믿으며 이더리움에도 큰 믿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전통적인 화폐 시스템을 혁신하고 계정을 유닛으로 쪼갤 수 있으며, 거래소로부터 자유롭고 가치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비트코인이 초기에는 미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 저장소 역할을 증명했고 점점 엄청난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비트코인을 매수했어요. 초기에는 주변에서 저를 나무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2년, 3년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었죠. 

아마 향후 10년 동안에도 마찬가지 일 거에요. 제 주변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10달러 일때, 100달러 일때, 1000달러 일때 저에게 “지금 사기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니냐”라고 물었어요. 하지만 그들은 ‘그때 말했던 지금이 전혀 늦지 않았다’라는 사실을 현재는 알 수 있을 겁니다. 

향후 10년을 봐도 어떤 지점에서 본인이 비트코인의 가치 저장 기능을 믿는다고 결정한다면 2,3년 후에 돌아봤을 때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Q. 싱귤래리티 대학을 포함해 미국에서 바라보는 블록체인은 어떤가요?

싱귤래리티 대학은 당연히 학생들이 상호보완적으로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지닌 힘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0년 전에 만들어진 낡은 금융 법으로 블록체인을 규제 하려고 하고 있고 이는 완전히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맞는 새로운 틀을 짜야합니다.  

예를 들어 100년 전을 돌이켜보면 주 운송수단이 ‘말’이었기 때문에 ‘비행기를 없애자’라고 했을 때 비행기를 없애자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훨씬 빠르고 간편하기 때문이죠. 블록체인도 이와 같은 금융 혁신이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미국 규제 당국은 미래 기회를 빠르게 잡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100년이 넘은 생각으로 21세기의 혁신을 규제한다는 것은 말이 안돼죠.

Q. ‘암호화폐 판’ 미-중 무역 전쟁의 솔솔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국과 미국은 각각 공산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다른 접근법으로 패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서로 각자의 방법으로 암호화폐의 패권을 가져가려고 하는데 훗날 역사에는 둘다 잘못된 입장으로 기록에 남을 것입니다. 디지털 머니, 프로그래머블 머니는 통제 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동안은 베네수엘라의 페트로나 미국의 달러, 중국의 만리방화벽과 같이 국가나 한 기관에 의한 통제가 가능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글로벌 파이낸셜 시스템이 등장했어요. 완전 다른 상황이죠.

미국 정부가 리브라를 규제하려고 하지만 중국에서 중국판 리브라를 내놓는다고 하니 리브라도 결국 허용하게 될 거에요. 중국의 암호화폐를 쓰는 것보다는 자국의 암호화폐를 쓰는 것이 나을테니까요. 

하지만 미국이든 중국이든 결국에는 건강한 파이낸셜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거에요. 우리는 과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자유를 얻게 될 것이고요. 국가나 기관의 감시로부터 벗어난 이러한 개발은 쉽게 탄생하지 않기 때문에 훗날에는 결국 다수가 동의하는 매스어덥션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국과 중국은 모두 이 (블록체인) 혁명에서 같은 사이드에 있습니다.

Q. 향후 블록체인이 어떻게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금융 또한 테크놀로지입니다. 20세기 이코노믹 시스템으로 특정한 국가에 의해 발행되는 법정화폐가 탄생했죠. 오늘 날에는 새로운 화폐 시스템이 탄생한 것이고요.

저는 이 시스템이 점진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돈의 개념과 기존의 법정화폐들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동적으로 소액 결제(마이크로 페이먼트)로도 이어질 것이고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와 로보틱스 등 다른 신기술 영역과 접목하면 훨씬 재밌는 것들이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썸네일 출처 : 블록인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