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들을 위한 거래 플랫폼, 3,000만 달러 ICO 투자유치 성공

‘다크풀’이라고 하면 디아블로 같은 게임의 한 레벨같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리퍼블릭 프로토콜의 팀은 이 ‘다크풀’이 암호화폐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지 시간 2월 12일, 리퍼블릭 프로토콜은 공식적으로 REN 토큰의 35,000 이더 IC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주요 투자자들 중에는 ‘폴리체인 캐피털, FBG, 후오비, 하이퍼체인 캐피털 그리고 시그널 벤처’ 등 암호화폐 생태계의 거장들이 포함되어 있다:

고래들의 고민

리퍼블릭 프로토콜의 타이양장 회장은 블록체인 미디어 코인데스크(Coindesk)와의 인터뷰에서 리퍼블릭 프로토콜의 핵심은 “시장에 큰 영향력을 끼치지 않으면서 대량의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양장 회장은 “암호화폐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대규모 거래가 가격 변동을 조장한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말로, ‘고래’가 대량의 비트코인 거래를 판다면 이는 엄청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대량의 코인을 단기간 분할매도 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거래로 인해 가격 자체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

이런 상황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더하기도 하지만, 결국 ‘고래’가 후반에 판매한 코인은 초반에 판매한 코인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는 상황을 불러온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기관들은 암호화폐를 꺼려할 수밖에 없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리퍼블릭은 이번에 ICO를 진행한 REN 토큰으로 운영된다. 이 중 약 60.2%는 폴리체인 캐피털 같은 대형 투자자들이 가지게 된다. 15%는 프로젝트 팀이 소유하고, 약 5%는 커뮤니티 개발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REN 토큰은 프로토콜의 노드와 거래 파트너를 찾는 연산력을 운영하는데 이용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악의적인 활동을 방지하기 위해 노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래들의 수영장 ‘다크풀’

리퍼블릭 플랫폼을 이용해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다양한 조건을 적용한 거래를 ‘다크풀’에 요청할 수 있다.

이후 다크풀은 대형 거래를 소량으로 쪼개서 적용된 조건에 부합한 거래를 찾아준다. 만약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해당 거래는 자동적으로 반송된다. 이 모든 절차는 거래 관련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일어난다.

예를 들어 누군가 1,000개의 이더를 0.095 BTC 에서 0.125 BTC에 매도하기 원한다면, 해당 수량의 80% 이상을 24시간 안에 체결 가능한 경우 진행된다.

리퍼블릭은 ‘샤미르의 비밀 공유(Shamir’s Secret Sharing)’라는 특별한 암호학 기반 알고리즘을 이용한다. 해당 알고리즘은 거래 정보를 분할하여 노드들에게 전송하며, 각 노드는 해당 정보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이후 분할된 정보가 결합되었을 때, 정보의 완결성은 보장된다.

타이양장 회장은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팀을 포함한 그 누구도 이 다크풀 안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리퍼블릭 프로토콜에서는 정보 비대칭은 있을 수 없으며 모두가 같은 정보를 공유한다.”라고 밝혔다.

리퍼블릭 프로토콜은 분산 연산(MPC, Multi-party computation)을 이용해 조건에 포함되는 노드를 찾는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거래의 정보는 노출되지 않는다. 타이양장 회장은 “다크풀은 장외시장에서 중개인을 통해 가격 흥정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으며, 무신뢰성(trustless) 거래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코인의 교환에는 블록체인 간 거래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토믹 스왑 기술이 적용된다. 리퍼블릭 프로토콜에서 아토믹 스왑은 거래 진행에 적용된다.

아토믹 스왑의 단점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지만, 타이양장 회장은 “큰 수량의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빠른 거래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아토믹 스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거래를 체결하는 당사자들은 스마트 계약이 적용된 월렛에 코인을 입금해야 한다.

개미들의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리퍼블릭 프로토콜은 고래들에게 수만 달러를 아껴주는 엄청난 기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래가 리퍼블릭을 통해 체결한 분할거래’와 ‘기존의 거래소를 통한 호가창 상의 거래’가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에 대해서 타이양장 회장은 다크풀 거래가 시장에 끼칠 영향은 플랫폼이 실제 운용되기 전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현재 관련 문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타이양장 회장은 이런 거래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주식시장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이미 주식 거래의 7분의 1은 거래소 밖에서 이루어진다는 연구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 대하여 진행된 연구에 의하면 다크풀과 비슷한 거래들은 실제 거래소에서 이루어지는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나, 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주장했다.

어쩌면 호가창에 표시되는 거래가 실제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단순한 심리적인 효과일 수 있다. 결제가 완료된 대형 거래와 호가창에서 대기하고 있는 대형 거래를 생각해보자. 어떤 것이 시장에 더 큰 두려움을 조성할까?

만약 타이양장 회장이 말하는 대로 리퍼블릭이 제공하는 거래 방식이 시장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면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일 수 있다. 가격 변동성이 낮아질수록 마진거래와 레버리지 거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퍼블릭 프로토콜이 실제 운용될 때까지 시장이 변할 수 있다는 여지도 존재한다. 리퍼블릭은 2018년 3분기에 공개될 예정이지만, 그전에 시장은 다크풀 거래를 미리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리퍼블릭 프로토콜의 발목을 잡는 것은 다름이 아닌 법정화폐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제한은 타이양장 회장 또한 인정하는 부분이다. 리퍼블릭이 암호화폐 생태계의 내부적인 대형 거래에 이용될 수는 있지만, 법정화폐-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할 예정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이양장 회장은 이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리퍼블릭에 대한 관심은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법정화폐가 지원이 되지 않아도 대형 거래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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