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공원에 ‘스마트벤치’ 만드는 노들…”한국에도 진출할 계획”

“한국을 테스트베드(시범 지역)로 생각합니다.”

최근 해외 기술팀이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시티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지금, 한국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한다는 이야기다. 블록인프레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이더리움 전문 스튜디오 컨센시스, IoT 관련 분산원장 플랫폼 아이오타(IOTA) 재단도 한국에 러브콜을 보냈다.

최근 블록인프레스와 서면 인터뷰를 한 분산 네트워크 프로젝트 노들(Nodle)의 미카 베놀리엘(Micha Benoliel)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암호화폐에 친숙하고, 이에 발맞춰 블록체인 등 관련 IT기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한국이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노들은 프랑스 파리시에 ‘스마트벤치’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해 주목받은 팀이기도 하다.

지난 8월 포브스에 따르면 노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파리에 있는 공원 벤치를 이용하는 사람들로부터 활동 데이터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루투스를 통해 행인이나 관광객이 벤치에 앉을 경우 벤치와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교류하는 방식, 그리고 벤치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파리시 공식 앱을 띄우고 도시 계획에 필요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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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스마트폰과 일상 속 사물을 연결하는 망을 베놀리엘 대표는 ‘시티즌 네트워크(시민의 네트워크)’라고 불렀다. 18일 블록인프레스는 노들 대표로부터 파리시 스마트벤치 프로젝트 진행 상황, 스마트폰을 기점으로 사물을 잇는 방법, 암호화폐의 활용처와 한국 시장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미카 베놀리엘 대표의 모습. (이미지 출처 : General Assembly)

Q.’시티즌 네트워크’가 무엇인가요? 얼마나 많은 기기가 현재 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나요?

-노들 네트워크, 혹은 시티즌 네트워크는 각 스마트폰이 안전한 노드나 핫스팟의 역할을 하는 커뮤니티입니다. 무선 네트워크 노드의 기능을 하는 수백 만의 사람, 스마트폰, 기기로 이뤄져 있죠. 매일 500만 개 활성 노드가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고, 기기 위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이 스마트폰들은 서로 끊김 없이 연결돼 실물자산이나 잃어버린 반려동물, 물품 등의 위치를 표시하거나 IoT에 대한 가치 있는 데이터 통찰력을 제공하려 합니다. 약 500억 개 기기가 밀접하게 연계돼 노들은 기업, 가전기기 제조사, 스마트시티에 친환경 소프트웨어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노들 네트워크는 새로 안테나를 설치할 필요 없이 *5G에 가까운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5G : 5세대 이동 통신이라고도 불리는 무선 네트워크 기술로 정식 명칭은 IMT2020이다. 2020년에 상용화할 것을 염두에 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4세대 이동통신(4G)에서 대표적인 LTE(롱텀에볼루션)보다 대규모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 IoT처럼 여러 매개(멀티미디어)를 통해 데이터를 대량으로, 빠르게 주고받는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다.

Q.개인적으로 오랫동안 P2P 네트워크나 연결성에 관심을 두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과 기계를 연결해 무언가 단순화하는 작업을 쉽게 하는 데 관심이 있었습니다. 작은 통신사도 운영했는데요. 처음으로 영상통화 서비스 스카이프에 연결돼 인터넷, 휴대전화 네트워크를 최초로 한데 연동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2011년 P2P 네트워크 스타트업 오픈가든을 창립해) 파이어챗(FireChat)을 출시했죠. 인터넷을 쓸 수 없는 곳에서 무료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메시(mesh)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을 했습니다. 노들은 그간 저희가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일명 ‘스마트폰 인프라’를 활용해 향후 수조 개 기기를 연결하기 위해 세워졌어요.

*메시 네트워크(그물형 네트워크) : 네트워크 상태에 대한 정보를 계속 교환하는 기지국을 기점으로 모든 노드가 항상 네트워크를 가동하는 형태의 구조. 여러 대의 와이파이 공유기 중 광대역 통신망에 연결된 메인 공유기가 만드는 네트워크 정보를 나머지 공유기들이 전달받아 메인 공유기와 똑같은 강도로 와이파이를 출력하는 것도 메시 네트워크의 형태로 불린다.

Q.어째서 이런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이로부터 데이터를 연결하는 게 중요한가요?

-세상은 더 분산된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구축하기 쉽고, *유비쿼터스(ubiquitous) 하며 저전력으로 운영되는 네트워크, 이전에는 연결할 수 없었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말이죠. 

*유비쿼터스 : (신은) 어디에나 널리 존재한다는 의미의 단어로 컴퓨팅 분야와 연계돼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에 항상 연결돼 있는 것’을 뜻한다. 컴퓨터가 생활에 쓰이는 물체에 내장되고, 현실 상황을 인지해 자동으로 연산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가리킨다.

또한 저희는 인터넷처럼 종국에는 특정 주체의 소유가 아닌 네트워크를 내다보고 있어요. 이는 기기뿐 아니라 결국 사람까지도 늘 온라인 상태에 접속해 있을 뿐 아니라 서로 연결된 수조 개의 ‘사물’에 관한 보안, 프라이버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인증서의 소유권을 분산하고, 기기 연결과 보안에 관한 비용을 줄임으로써 노들은 90년대 인터넷의 상용화와 같이 큰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들이 제작에 참여해 파리시에 설치할 예정인 스마트벤치. (이미지 출처 : 노들)

Q.’파리 스마트 벤치’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언제쯤 시로부터 인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나요?

-스마트벤치 파일럿 버전은 이미 승인을 받았습니다. 벤치는 파리 도심에 설치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저희 파트너사인 프랑스 시공업체 세인트 레너드 그룹(Groupe Saint Léonard)이 가까운 시일 내에 파리로부터 설치를 승인받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Q.한국에선 스마트시티에 관심이 많은데요. 도시 기획자 입장에서 노들을 통해 데이터를 모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오늘날 센서들은 비싸고, 아주 적은 양의 데이터만 전송하고 싶더라도 전력 소모가 큰 *셀룰러 연결이 필요한데요. 노들은 센서를 적용하거나 이미 달아둔 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업무가 더 원활해지도록 합니다. 오염 데이터를 모으는 게 가장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셀룰러(Cellular) : 셀룰러를 이해하기 위해선 휴대전화를 본래 셀룰러 폰(Cellular phone, cellphone)이라고 부른다는 걸 참고하면 좋다. 이때 셀(cell)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설치한 기지국 한 곳에 할당된 서비스 지역 범위를 지칭하는 용어다. 

파리시의 경우 도시 관리인 측에서 벤치가 쓰이거나 옮겨지거나 도난당할 경우 벤치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특정 입구를 통해 얼마나 자주 지하철에 들어오는지도 단거리 주파수로 방출하는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 Low Energy, BLE) 송신기를 통해 저비용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민들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시민들의 경험을 향상하기 위해 도시 내부의 건축적 요소들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디자인하고 배치하는 게 최선일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류 회사에서도 반드시 연중무휴로 온라인 상태가 될 필요 없이 물품을 출하하거나 물류 센터로 들일 때처럼 중요한 순간에 블루투스 기반의 저전력 네트워크로 *지연감내형 네트워크(DTN)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노들은 블루투스를 사용해 하드웨어 비용을 줄이고, 시티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서비스 비용도 절감하고자 합니다.

*지연감내형 네트워크(Delay-tolerant network) : 노드 간 연결이 보장되지 않은 환경에서 이종 네트워크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컴퓨터 네트워크 아키텍처 접근법. 한 노드가 메시지를 저장했다가 다른 노드와 접촉할 기회가 마련될 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저장-이동 전달(store-carry-forward) 방식에 기반해 동작한다.

노들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받는 앱도 시범적으로 출시한 상태다. (이미지 출처 : 노들)

Q.암호화폐 보상 외에도 이용자가 이 네트워크에 참여해 얻는 잠재적인 혜택은 무엇인가요?

-먼저 이용자가 약간의 대역폭을 할애하고, IoT 네트워크에 참여하기를 선택한다면 네트워크가 기존 법정통화나 비트코인 같은 여타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암호화폐를 보상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버시나 배터리 수명을 문제 삼지 않고도 백그라운드에서 블루투스 저전력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죠.

무엇보다 구글이 2000년대 초반 처음으로 광고 수익 구조를 접목하기 시작한 후 인터넷은 광고를 통해 수익화하는 공간이 됐습니다. 이에 따른 결과로 온라인에서 우리의 모든 행동은 트레킹(추적)되고 있어요. 우리가 누른 ‘좋아요’, ‘싫어요’, 우리의 비밀 등 모든 걸 강력한 인공지능(AI)이 집계합니다. 우리에게 무언가 팔기 위해서요. 

최근 들어 이런 형태가 시민들에게 미치는 도덕적, 정치적, 심리적 영향력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노들은 위와 같은 형태와는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요. 스마트폰 연결의 힘을 통해 프라이버시나 (개개인의) 경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앱 개발자나 이용자에게 보상을 주고자 합니다.

Q.기기를 통한 노들의 데이터 공유 네트워크에서 프라이버시가 어떻게 지켜지는지 더 설명해주세요.

-노들은 프라이버시를 우선시하는 네트워크입니다. 프라이버시를 보존하기 위해,  그리고 각 지역의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임의의(random) 식별 인자(identifier)가 모든 스마트폰 노드에 할당됩니다. 이 장치는 주기적으로 변경됩니다. 그래서 (개별 노드에 대한) ID 자체를 읽어 들이긴 어렵게 설계했습니다. 또한 노들은 암호화와 인증 등에 대한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해 데이터 *무결성과 기밀성을 보호하려 합니다. 

*데이터 무결성(Integrity) : 정보나 신호가 전송, 저장, 변환, 그 이후에도 그 내역이 원본 데이터와 일관되게, 정확하게 동일함을 유지하는 걸 나타내는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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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노들의 앞으로 계획을 들려주세요. 한국 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람들은 ‘인프라’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고속도로, 송전선, 광케이블 같은 기반시설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IoT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자고 얘기할 때도 물리적 노동, 유지보수, 업그레이드 비용 등의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사실 IoT를 위해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우린 더 나은 IoT를 휴대하고 있달까요. 몇 줄의 코드를 쓸 선구자들이 여기에 깃든 잠재력을 풀어야 할 따름입니다.

노들은 한국 시장이 매우 유망하다고 봅니다. 한국은 미국보다도 암호화폐를 더 많이 받아들였고, 기술 면에서도 앞서 있습니다. 곧 한국에서도 이용자를 위한 앱과 전자지갑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현재 시범 출시한 형태의 앱인 노들캐시(Nodle.cash)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새로 전할 소식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썸네일 출처 : 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