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만난 생리컵…룬랩이 ‘피의 연대기’ 쓰는 이유는

‘여성은 매달 피를 버린다.’ 11일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만난 룬랩 황룡 대표와 나눈 대화다. 혈액은 건강에 대한 데이터를 담은 중요한 인체 유래물일 수 있는데, 월경은 ‘생리 현상’이라는 단어 뒤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한킴벌리가 발표한 ‘2019 생리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여성 1600여명 중 95%가 생리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나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4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생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중 가장 개선돼야 하는 부분에 대한 답변은 ‘생리를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터부(금기)시하는 인식(35.4%)’, ‘생리를 하는 여성에 대한 공감대 부족(32.3%)’, ‘생리를 출산으로만 연결짓는 획일적 인식(17.7%)’, ‘생리 자체에 대해 여성 스스로 갖는 부정적 인식(12.8%)’ 순으로 나타났다. 월경이 당사자에게 중요한 데 비해 그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룬랩의 문제의식은 이 지점에서 출발해 생리컵 발명, 스마트 생리컵 개발, 월경 데이터 기록 앱 출시로 이어졌다. 인터뷰 현장에서 황 대표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생리컵과 함께 개발 중인 스마트생리컵을 보여줬다. 혈량이나 체온 등 인체와 관련된 건강 정보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스마트기기였다. 

이는 룬랩의 블록체인 행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포석이기도 하다. 지난달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엑스는 8개 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룬랩의 생리컵 디앱도 여기에 포함됐다.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통해 생리혈 데이터를 기록하는 여성, 이들에게 가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조성하고 싶다는 포부다. 

이날 블록인프레스는 룬랩이 생리혈 데이터를 모으는 맥락,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술을 접목해 ‘피의 연대기’를 쓰는 이유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룬랩 황룡 대표. (이미지 출처 : 룬랩)

Q.체온이나 혈량을 측정하는 스마트생리컵으로 유명한데요. 룬랩에 대해 먼저 소개해주세요.

-저희 룬랩은 인류의 절반이 일생 절반 동안 겪는 생리를 조금 더 의미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생리컵에 대한 가치를 재정의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생리컵 회사들과 달리 룬랩은 생리컵만큼 그 안에 담긴 생리혈(血)을 중요하게 다루는 회사입니다.

생리컵의 포지션이 독특해요. 인체 안에서 12시간씩 체류할 수 있어요.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도 4시간 이상 체류하면 안 되는데, 생리컵은 혈을 모아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 기간에 모이는 ‘피’ 자체가 다양한 건강정보를 담은 인체 유래물이라고 생각해요. 피는 대부분 접근하기 힘들잖아요. 주사기로 뽑아야 하고, 이를 뽑는 것은 의료행위라서 제한된 사람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정보에요.

그래서 좀 더 이용자 친화적으로 인체 유래물에 다가가기 위해 대변, 소변, 침 등을 활용해 질환을 추적하는 작업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어요. 소변 검사는 예전부터 해왔고요. 최근에는 대변 샘플로 유전자 검사를 하거나 대장암을 진단하는 키트도 나왔습니다.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고,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질병의 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근데 왜 생리혈은 (인체 유래물로써 건강과) 직접 연관돼있으면서도 쓰임 받지 못하는지 의문이었어요. 실제로 관련 자료나 논문도 거의 없습니다. 2016년에 미국 스탠퍼드 의대에서 인체에서 뽑는 혈액과 생리혈 사이의 동질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새로운 걸 시도하는 대학임에도 이제야 생리혈 관련 기초연구를 하는 셈입니다. 그만큼 이 분야는 진전이 느린 편이에요.

Q.생리혈이 건강 관련 데이터를 담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하시는 거네요? 생리컵으로는 이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는 거고요.

-생리혈에 가치가 없는 게 아니라 그 가치를 바라보는 사람들, 사회의 문제라고 봅니다. 터부시하거나 남녀로 나뉘는 문제로 구분 지어왔던 것 같아요. 이런 시각들이 결국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더군다나 생리혈을 채취하는 방식, 생리컵 자체도 여전히 매우 불편합니다. 80년 이상 된 제품이 그대로거든요. 오랫동안 혁신이 없었던 이유는 여성의 불편, 여성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투자나 관심이 너무 없었거나 기술적으로 이를 해결하는 걸 금기시했던 탓이라고 봐요.

저희는 기술 개발을 더 잘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터부가 없어요.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생리컵 발명가 레오나 차모스의 이름을 따서 ‘레오나’라는 기능성 생리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생리컵을 인체 외부로 빼기 좀 더 편하도록 개발한 에어 플로우 제품, 역류 방지 캡, 이 캡을 끼워서 쓸 수 있는 기본 컵 등이 있습니다.

생리컵를 자기에게 맞게 맞춤 제작하는 서비스 앱 화면. (이미지 출처 : 룬)

지금까지 생리컵은 컵 제품 하나 사면 끝이었지만, 저희는 관련 액세사리나 성능 향상을 위한 키트 형태로 제품을 더하는 컨셉도 있어요. 곧 맞춤형(커스텀) 생리컵 서비스도 자체 앱에 탑재할 예정이고요. 생리컵 둘레, 전체 길이, 튜브 형태, 재질 경도 등 사람마다 선호도가 달라요. 비싸더라도 맞춤 수제화가 필요한 분들이 있는 것처럼 이용자를 위한 컵을 별도로 제작하는 서비스랍니다.

Q.’생리혈에 대한 데이터를 모은다’는 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일단 생리컵 사용자를 위한 앱 ‘룬’이 있습니다. (향후 시중에 선보일) 스마트 생리컵 ‘룬컵’, 기능성 생리컵 브랜드 레오나와 함께 여성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기록하고 모으는 플랫폼으로써 룬이라는 앱이 운영되고 있어요.

앱 화면을 보시면 먼저 어떤 생리컵 제품을 쓰느냐에 따라 생리혈 용량을 기록하는 이미지가 달라요. 최대한 실측 사이즈로 제공하려 하죠. 육안으로도 자기가 사용하는 컵에 맞춰 용량을 기록하도록 하는 거예요. 색상의 경우 선택지 내에서 직접 고르거나 카메라로 찍어서 색상을 감별(detecting)하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존 생리컵을 쓰면서 따로 메모로 정보를 기록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스마트생리컵은 이런 정보를 자동으로 기록하게 되겠죠. (스마트용품이 아니더라도) 이런 기록하는 행위를 좀 더 편하게, 보기 좋게 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셈이에요.

스마트생리컵이나 룬 앱은 생리대나 탐폰처럼 생리혈을 버리는 위생용품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거기에 담긴 정보를 사용자가 더 가치 있다고 느끼게끔 하는 걸 지향해요. 레오나 브랜드가 생리컵 제품의 불편함을 기술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해결한다면 룬컵, 룬앱은 생리컵의 효용을 높이는 일을 하려 하는 거죠.

세계적인 행사인 ‘소비자가전쇼(CES) 2019’에서 혁신상을 받았던 룬컵. (이미지 출처 : 룬랩)

Q.월경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알죠. 피 색깔 등을 보면서 본인의 건강 상태를 짐작하게 되니까요.

-수기로 관련 정보를 기록하는 분들, 자기 몸에 관심을 두는 분들이 계세요. 내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려고요. 물론 이게 임상적으로 어떤 함의인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어요. 다만, 개인이 자기 몸 상태의 패턴을 인지할 순 있어요.

예를 들어 생리 주기가 대표적이에요. 혹은 화장실에서 대변이나 소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혈뇨나 혈변이 있는지 말이죠. 당뇨 환자는 소변에 당이 섞여 있어서 막이 쉽게 형성되기 때문에 거품도 볼 수 있어요. 그저 이 유래물들이 더럽다고 보지 않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이를 계속 지켜보는 사람은 자기 컨디션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저희는 기록하는 행위 자체도 중요하다고 봐요. 스마트생리컵은 이를 좀 더 객관화하는 도구일 따름이에요. 앱을 통해서 정보를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개개인에게 니즈로 있고, 이를 의미 있게 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생리혈에 대한 가치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니) 그 의미는 나중에 알려질 테고요. 데이터를 모으는 행위에 효용을 주려는 여러 차원에 토큰 이코노미도 포함되는 겁니다.

Q.앞서 토큰으로 앱에서 월경 관련 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죠. 생리컵이 블록체인과 맞닿는 지점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투자를 많이 받긴 어려워요. 그걸 알고도 시작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십시일반 원기옥처럼 힘을 모아 돕지 않고선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단적으로 여성들이 데이터를 기록해 참여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렇다면 여성들이 자기 데이터를 제공한 데 대한 보상, 그리고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가 가능해야 비즈니스도 잘 될 것이라 기대해요. 블록체인은 주식회사의 그다음 형태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공정하게 진행하는 구조로써 기존 형태가 아니라 블록체인, 토큰 이코노미를 활용해야지 생각했어요.

게다가 여성들이 토큰이코노미를 구축하는 데 더 적합한 참여자라고도 느껴요. 허황된 광고보단 효용에 집중하거든요. 쿠폰, 적립금 등 리텐션(retention)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민감하달까요. 나와 관련된 건강 정보를 꾸준히 기록해서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토큰 이코노미를 접목하는데, 꾸준히 리텐션을 유지하는 행위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향후에 (생리혈) 데이터가 모여서 기초 및 일반 연구가 늘어난다면 더 좋은 자료를 모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여성의 건강에 관한) 논문이 늘어나는 건 여성들이 자기 몸에 대한 리스크를 더 이해하고 조기에 파악하는 기회를 제공할 테고요.

그래서 생리컵을 통해 자기 몸에 대한 기록, 변화를 예측하려는 분들의 니즈를 찾고 있어요. 이런 분들이 일찍 참여해 활동하실수록 토큰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스마트생리컵을 제작하는 원가 대비 판매가가 3~4배 수준이지만, 미래에 모두에게 유의미할 데이터를 모으는 분들께는 원가에 드려도 상관없어요.

앱 내에 있는 마켓플레이스. 월경용품을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룬)

실제로 앱에서 마켓 기능도 있습니다. 현재로선 저희 제품을 토큰으로 구매하도록 구성돼있어요. 여기에 DIY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고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미국 등 해외 시장에 먼저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앱도 iOS를 통해 영어로 지원하고 있어요. 토큰은 미래 가치를 받아 현재 가치로 돌려드리는 교환 도구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Q.생리혈 데이터를 제공해 토큰을 받는다는 개념이 자칫 생소하거나 거부감이 들 수 있을 듯합니다. 해외에선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한국과 해외, 특히 미국에선 의료 데이터나 그에 준하는 데이터를 다루는 기준이 다릅니다. 국내에선 옵트인 방식이에요. 옵트인(Opt-in)은 모든 것에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방식입니다. 해외에선 옵트아웃(Opt-out)을 주로 채택하고요.

미국의 경우 HIPAA(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 건강보험이동성및책임법률)에서 비식별화를 강조하고 있어요. 제 관점에서 미국에선 비식별화한 데이터는 공공재의 성격을 띤다고 간주해요. 이를 통해 여러 연구나 통계, 기타 활동이 이뤄져서 다시 개인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성격의 공공재라는 거죠. 당연히 비식별화한 정보는 자격을 갖춘 분들이 연구하도록 허락됩니다.

예컨대 생리혈 양, 혈색 데이터를 모은다고 생각해볼 수 있어요. 한 사람의 사례로는 의미가 없더라도 여러 사례를 같이 보면 데이터의 의미가 생겨요. 여성 혼자 간직한 데이터가 크게 효용이 없어 보여도 여러 사람이 모이면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8명이 모여서 내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면 유용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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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이렇게 데이터를 모아서 실제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를 구조적으로 해보자는 차원의 접근이에요. 개인에게서 받은 정보를 공짜로 쓰는 게 아니라 적절한 보상 구조도 갖춰서 향후에 이 데이터가 실제 가치를 지닐 때 그 가치를 공유하는 방식, 얼마나 이 작업에 기여했는지에 따라 토큰 보유량이 달라지는 방식으로요.

Q.생리혈을 기록하는 이유, 여기에 블록체인을 결합한 맥락도 설명해주셨는데요. 토큰에 대해서도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먼저 젬(GEM) 토큰이 있습니다. 실제로 서비스에서 생리혈 데이터를 기록해야지만 받을 수 있어요. 룬랩은 준비금 차원에서 5%만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달러 가치에 고정해서 가격이 변동될 개연성이 거의 없고요. 거래소 상장도 계획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자는 이 토큰을 그냥 받아올 순 없고, 마켓에서 제품을 팔아서 이용자로부터 토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치를 만들어내는 건 여성들이고, 이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로 가치를 제공해서 여성들이 이를 토큰으로 구매해 가치를 교환하는 동의가 이뤄진 후에야 사업자도 토큰을 활용할 수 있어요.

룬랩에서 주도하는 프로젝트 헤모 프로토콜(HEMO protocol)에선 젬 토큰 외에도 헴(HEM) 토큰도 만들 예정입니다. 젬 토큰은 데이터를 모을 때 주어지는 토큰이라면 헴 토큰은 이 데이터를 분석해 지식이나 정보의 형태로 가공할 때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비식별화한 정보를 통해 분석한 통계를 활용하고 싶을 때 헴 토큰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기존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는 토큰이고요.

헴 토큰은 젬 토큰 보유량에 비례해서 에어드랍 등의 형태로 배당됩니다. 결국 젬을 많이 보유할수록 데이터를 모으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측정할 수 있고, 그 희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헴이라는 거래 가능한 형태의 토큰과 교환하도록 하는 구조를 구축하려 합니다.

(이미지 출처 : 룬)

향후 다른 회사들도 ‘생리 관련 데이터가 가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오프라인 제품, 맞춤형 서비스 등의 형태로 이 프로토콜에 들어와 활동할 유인이 됩니다. 이는 상호 신뢰가 필요한 대목이라 블록체인이라는 구조를 활용하게 됐어요. 룬랩뿐 아니라 다양한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Q.월경과 관련된 개개인, 회사, 의학 연구기관까지 블록체인으로 잇겠다는 말이네요.

-그간 여성들은 생리에 돈을 썼어요. 이건 회수가 안 되는 돈이었어요. 생리용품은 사고 버리는 데 그쳤고요. 여성이 약 40년간 생리를 하는데, 과연 이게 불필요한데도 40년이나 할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했고요. 단지 우리가 그 이유를 모르거나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지금 그 이유를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봅니다.

지금 모으는 데이터는 아직 의미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리스크를 품고 있어요. 지금은 이걸 분석할 능력이 없으니 아무것도 아니겠죠. 하지만 생리혈은 여성의 건강을 기록하는 일종의 블랙박스에요. 매달 기록되고, 그 위에 다시 기록되는 장치요. 이걸 백업해서 저장해놓으면 나중에 내 건강을 예측하는 데까지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요.

여기에 조금씩 투자가 늘어나고, 좋은 회사들이 참여한다면 그 이유를 찾을 여지가 있을 거라 봅니다. (아직 데이터의 의미를 모른다는 리스크를) 이용자 개개인이 헷지(hedge)할만한 가치를 보상받는 구조로 헴 토큰이 기능하고요. 향후에는 이 데이터가 주는 가치가 커서 내가 측정하는 데이터의 의미를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얻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굳이 블록체인으로 이 구조를 처음 시도하는 이유는 다양한 참여자에게 적절한, 공정한, 룰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설령 나중에 ‘이게 돈이 되겠다’고 저희가 욕심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룰을 되돌릴 수 없는 구조를 택했어요. 삼삼오오 작은 회사들이 가치를 공급해 함께 에너지를 모아서 해내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과정이 공정하다는 걸 공공연히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 이걸 행하는 데 좋은 기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Q.마지막으로 내년도 룬랩의 계획도 들려주세요.

-룬 앱을 출시하면서 구심점을 만들었어요. 이제까지는 다소 파편화한 노력을 해왔어요. 외부에서 보기엔 한 스타트업이 참 여러 가지 일을 한다고 생각하셨을 거예요. 이제 룬 앱을 통해 이용자가 타인을 초대하고, 자기 데이터를 기록하고, 이런 활동을 통해 마켓에서 기능성 생리컵 제품을 사는 행위가 하나로 이어졌어요.

황무지에서 모든 걸 다 해내야 하는 상태였던지라 오랫동안 기술 개발에 매진했는데, 이젠 마무리를 잘해서 하나의 방향성으로 수렴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에요. 더 많은 사람이 생리컵을 활용해 생리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의미 있도록 하는 작업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했고요. 단지 생리컵을 많이 파는 게 아니라 시장 자체를 활성화하는, 참여자가 더 늘어나도록 하는 내년이 될 듯합니다.

썸네일 출처 : 룬랩(레오나 베이직 제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