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규제 특구 선정된 제주도, 노희섭 국장 “추후 블록체인도 도전”

‘한국의 크립토밸리’를 꿈꾸는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몇년간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위해 앞장서왔다. 제주도 원희룡 지사는 청와대에 제주도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블록체인 연구 및 개발(R&D), 인재양성, 국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코워킹 스페이스 W360은 블록체인 및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소셜 벤처와 개발자들이 모여 4.3 희생자 명단을 이더리움 메인넷에 올리는 등 제주 내에서의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차 규제자유특구 지정 때에는 부산시가 선택을 받아 제주도는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2차 규제자유특구에서 ‘전기차 충전서비스 자유 특구’로 선정되며 블록체인과 관련한 신기술 영역에서 다시 한번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규제 자유 특구에 선정되면 규제 제약 없이 신기술 개발을 통한 신사업 진출 기회가 넓어진다. 또한 법령에 규정이 없어 사업을 하지 못했던 규제 공백 영역, 현행 규제로 인해 사업화되지 못했던 규제 충돌 사항 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정부 예산지원과 세제 혜택도 늘어난다. 

이번 특구 선정을 위해 최전선에서 힘썼던 제주도 노희섭 미래전략국장은 민선 7기 원희룡 도정 출범과 함께 신설된 미래전략국의 첫 수장이다. 신세계 I&C 태스크포스 총괄팀장, SK M&C 팀장, 다음 팀장 등을 지내온 빅데이터 전문가로 손꼽힌다. 정보기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덕분에 그는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깊다.

지난 8일 블록인프레스는 제주도 건설회관에서 노 국장을 만나 제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규제 특구 선정 뒤에도 인터뷰를 통해 향후 계획과 전략에 대해 들었다.

블록인프레스와 인터뷰를 갖는 노희섭 미래전략국장

Q. 제주도가 2차 규제자유특구에 ‘전기차’ 부분으로 지정됐습니다. 향후 계획을 알 수 있을까요?

2차 규제자유특구를 준비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제주도는 과거의 지역 특구 모델과는 차별화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자와 사업자들의 요구 사항들을 분석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대내외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방향의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사용자와 비즈니스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가능케 하도록 향후에도 규제자유특구의 확장과 새로운 모델들을 중앙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Q. 전기차와 관련해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배터리 관리 사업에 신경 쓰고 있어요. 전기차가 폐차될 때 폐차되는 전기차에서 재활용 가능한 부품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배터리기 때문이죠. 배터리를 분해했을 때 나오는 쓸만한 모듈을 모아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로 저렴하게 유통하는 사업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배터리의 성능이나 가치를 인증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거의 끝난 상태고 오는 12월에 1차 테스트를 완료하고 내년도에 구동할 예정이에요. 배터리는 안전과 연결이 되기 때문에 배터리의 잔존가치와 대략적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리패키지돼서 유통되더라도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죠. 증명되지 않은 배터리가 들어가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고요.  

전기차에서 탈거한 배터리에 대한 유통 이력 관리 및 성능 관리, 가치관리를 블록체인으로 하면서 순환 경제 체계를 만드는 것은 국가적 목표이기도 해요. 전기차 보급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면 폐자제가 많으니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텐데 폐배터리로 산업화하는 것을 제주도가 처음 하고 있는 것이죠. 모든 지자체, 모든 폐배터리 관련된 사업의 기업들이 이 데이터를 참고하게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블록체인에서 데이터 이니셔티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과거 관계형 데이터베이스(RDB) 접속이  가능하고 변조 불가능한 형태이기 때문에 데이터 이니셔티브를 누가 가져가냐에 따라서 데이터가 몰리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관점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데이터를 제주도가 다 모아서 관리하겠다는 것이죠.

블록체인 기반으로 한 전기차 충전 결제 플랫폼도 실험 중입니다. 전기차는 보급 확산 목적으로 국고보조금, 지방 보조금 등이 결부되기 때문에 온전한 개인 소유가 아니에요. 지자체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폐차 시 지자체에 반납해야 하고 때문에 배터리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죠.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전기차는 지자체에 잔존해야 하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현재는 개인이 2년간 소유한 후에  중고로 팔 수 있는데 제주도 같은 경우는 전기차가 육지로 나가는 순간 중요한 자원이 나가는 입장이에요. 때문에 제주도에 전기차를 탈 때 편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충전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요. 한국전력공사, 지자체, 개인사업자 등 사업자들이 여러 개 있기 때문에 따로 호환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결제도 로밍으로 카드 결제를 해서 불편한 구조입니다. 표준화된 결제 체계도 당연히 정리가 안 돼있고요. 

그래서 이 부분을 블록체인으로 통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충전을 하거나 친환경 행위 등을 했을 때 토큰이 발생하는 형태로 전기차 충전 영역에서 먼저 작은 토큰이코노미를 만들고 잘 활용되면 외부 상점, 숙박업소로 확장하는 방향도 모색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Q. 제주도에서 블록체인에 큰 관심을 가져왔는데요,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중인 블록체인 사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국토교통부와 진행하고 있는 부동산 종합공부 시스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블록체인 기반 면세환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어요. 신화 면세점 등 사후 면세점들이 제주도에 많이 몰려있어서 사후 면세점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영수증이 발급되면 환급은 위챗이나 알리페이로 발급받는 구조에요.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분산 신원 인증(DID) 기반의 도민 증명 시스템도 생각 중에 있습니다. 제주도가 관광지다 보니까 도민 혜택이 따로 있는데 지역의 관광 업소들한테서 외지인이 와서 주장했을 때 도민인지 아닌지 확인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불만들이 자주 나왔어요. 일일이 개인정보 조회를 하는 것도 서로 불편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손실들이 꽤 크다고 합니다. 

때문에 신분증을 보지 않고도 신분 증명할 수 있는 DID 기반의 도민 증명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 고려하고 있어요. DID 기반 신분증명 시스템을 행안부가 하겠다고 하고 있어서 그 부분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DID로 신분 증명을 하게 되면 주민들의 의사를 묻고 참고하기도 훨씬 용의해져요. 일반적으로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방식은 주민투표인데, 예전에 특별자치도를 주제로 주민 투표를 붙였을 때 30억 원이 들었어요. 신분증명이 완벽하게 돼 있는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반으로 투표를 하게 되면 세금도 적게 나가고 주민들 의견도 자주 물어볼 수 있게 되겠죠. 따라서 DID를 기반으로한 신분증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운동과 관련해서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기도 해요. 지역 소셜벤처와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모여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이더리움 메인넷에 올리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어요. 지난해 70주년을 맞으며 이야기가 나왔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는데요, 모금을 해서 이더리움을 사며 메인넷 디스크립션에 ‘4.3 피해자들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희생자들의 이름을 각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원도심에서는 자발적으로 원도심 토큰 이코노미를 만드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로컬 카페에서 텀블러를 가져가면 거기에 대한 보상금으로 토큰을 주고 그걸 모아서 커피나 빵을 사먹는 것과 같은 실험을 하고 있고 제주 농산물을 대상으로 토큰 이코노미 하고 있는 분들도 있어요. 감귤에 대한 홍보를 스팀잇에 하면 인센티브 토큰을 주거나 감귤을 할인 받아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이러한 실험들이 지역 기업들, 개발자들, 소셜 벤처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W360에서 진행된 제주 블록체인 해커톤에서 축사를 하는 노희섭 미래전략 국장

Q. 최근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 입주 신청을 받는 등 블록체인 기업 유치에도 힘을 쓰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업들이 제주를 찾아와서 협업할 거리나 새로운 실험에 대한 제안들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계속 이야기 나누면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을 중심으로 협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꽤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제주로 이전해서 행정과 협업하고 있고요. 블록체인 기술 기업 블로코의 경우 제주로 이전해서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하기도 했습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업해서 원도심 쪽에 W360을 세워 블록체인, 빅데이터 기업들 중심으로 운영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만들었고 7개 정도 업체가 입주할 예정인데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가 대부분이에요. 

블록체인과 관련해서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어요. 지난해 해외 협력 위해 중국의 블록체인 실험 지구인 하이난성과 블록체인 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고 이외에도 기업간 교류, 행정적 교류 펀드 등 여러 측면에서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블록체인 규제 완화에 대한 부분은 지난해 블록체인 법학회랑와 업무협약을 맺고 법제적인 협력 과제들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장점을 꼽자면 지역 전략 펀드를 통해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 있다는 거에요. 올해까지 300억에서 400억 정도의 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고 향후 2000억 까지 늘리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지자체와 다른 부분은 제주도는 기술과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개방형 공무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미래전략국에만 개방형 간부 공무원이 7명 넘게 있습니다. 전문가들을 개방형으로 채용해서 기존 공무원들과 시너지를 내고 새로운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발굴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데 제주도와 미팅을 가진 기업들은 미팅의 결이 다르다고 해요. 대부분 기술을 알고 있기 때문에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죠. 

Q. 스마트 아일랜드를 구상하면서 블록체인 기술도 응용될 것 같은데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데이터 오너십 관점에서 블록체인이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보면서 구상중입니다. 데이터 소유권을 크게 보면 공공이 관리하는 데이터, 민간이 관리하는 데이터, 개인이 관리하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국가가 모든 데이터를 관리하겠다고 하면 중국처럼 가는 것이고, 개인이 모든 것을 하겠다고 하면 데이터를 소유한 몇몇이 모인 아나키즘과 같은 형태로 가겠죠. 때문에 세 계층간 데이터 오너십에 대한 권한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데이터 이코노미가 잘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마트 아일랜드를 구성하는 근간은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부분에서 블록체인이 스마트아일랜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DID가 대표적인 사례이고요.

Q. 1차 규제 특구 지정 때 아쉽게도 제주도는 블록체인 규제 특구로 지정되지 못했는데요, 블록체인에 힘을 쏟았던 제주도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당시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기에 속이 쓰렸던 것은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블록체인과 관련한 여러 프로젝트를 발굴하면서 지속적으로 끌고 가고 있습니다. 규제 자유 특구와는 별개로 선도적 규제 실험 지구로서 중앙정부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규제자유특구를 활용해보자라는 관점이었기 때문에 해야할 것은 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블록체인을 다룰 때 ‘규제 완화와 규제 리모델링, 규제 실험에 대한 부분’과 

‘블록체인이 현실 세계와 동떨어져있으니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을 블록체인 서비스를 발굴하자’라는 두가지 트랙으로 바라봤어요. 규제자유특구를 준비하며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발굴에 집중해왔죠.

블록체인 쪽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규제 완화에 대한 부분은 긴 시간을 가지고 가야겠다라고 판단하고 긴 호흡으로 중앙부처, 국회와 이야기를 지속하자고 보고 있어요. 대신 조금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는 체감형 서비스들을 해보자라고 집중하고 있는 것이죠.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는 계속해서 도전할 생각입니다.

Q. 제주도가 블록체인 테스트베드로서 가장 적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도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블록체인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응답이 40%였어요. 실제로 블록체인과 관련한 자료를 찾아서 공부하는 분들이 꽤 많기도 하고요. 제주도에서 블록체인 특구를 주장했기에 도내에서도 자연히 관심이 커지면서 접한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때문에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역이라고 말할 수 있고 리스크와 가능성을 동시에 이해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테스트베드로서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장점으로는 먼저 독립적 환경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과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한 별도의 테스트 베드를 구성할 수도 있다는 것, 다양한 모델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에너지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어요. 제주도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활용도가 굉장히 높은 지역이고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진행했던 지역이라 에너지와 전력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 기업들과 블록체인 기업들이 협업한다면 국내에서 에너지와 관련한 블록체인 융합이 현실적으로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외에도 관광 에너지, 모빌리티와 관련한 블록체인 테스트를 하고 싶다고 하면 제주도가 최적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국장님이 생각하는 블록체인의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인가요. 

데이터 오너십에서의 블록체인이 가장 큰 가치를 이뤄낼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또한 기존의 경제 금융적인 방식으로 견인하지 못했던, 자발적인 시민 참여가 요구된다는 부분에서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즉, 블록체인은 데이터 오너십과 기존의 경제 금융적 메커니즘으로 견인하지 못했던 영역들에 대한 견인 도구로서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적 가치라고 하면 기존 금융 체계에 대한 대안으로서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 중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부분들을 대상으로 계속 실험하고 발굴해나간다면 기본적으로 글로벌로 나아갈 스 있는 모델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주요 목표는 무엇입니까.

단기적으로는 서비스 모델들을 계속 발굴해서 제주도 내에서 상용화 하는 것이 목표이고 블록체인으로 여러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완화를 지속해서 이끌어내는 것과 실제 구현되는 모델들을 제주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썸네일 출처 : 블록인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