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월마트 이어 우버까지…IT기업표 ‘디지털금융’ 관전포인트는?

차량공유 플랫폼 우버가 새로운 디지털 결제 서비스 ‘우버 머니’를 출시했다. 애플카드에 이어 우버카드도 등장했다. 향후 IT기업이 디지털은행으로 자리매김할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28일 우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우버 드라이버는 매주 입금을 기다리는 대신 ‘우버 머니’와 연계된 직불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기 수입에 접근할 수 있다”며 “미국에 있는 드라이버에게는 우버 드라이버 앱 계정과 통합된 우버 직불계정과 주유료 할인 혜택이 들어가는 직불카드도 개시한다”고 밝혔다. 

우버 전자지갑(월렛) 앱을 통해 수입 및 지출 내역을 조회하거나 돈을 이체하고, 새 우버 금융상품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 IT매체 더버지는 “우버는 가장 최근 금융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 기술 기업”이라면서 “애플은 지난 8월 미국 대형 상업은행 골드만삭스와 함께 신용카드를 출시했다”고 덧붙였다.

우버 머니의 피터 헤이즐허스트 팀장은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버의 신사업이 금융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모두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사람들이 그간 배제됐던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도록 하는 게 우리의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우버 머니의 포부는 기시감을 보여준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특허를 출원했던 미국 ‘유통 공룡’ 월마트와 암호화폐 리브라(Libra)를 통해 금융소외계층(the unbanked)을 포용하겠다고 밝힌 페이스북이다.

지난 8월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미국 특허청 정보를 인용해 “월마트가 리브라와 유사한 미국 달러 기반의 디지털 화폐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허에 따르면 월마트는 디지털 화폐가 ‘기존 금융 인프라에서 불편을 느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월마트는 “자사 디지털 화폐는 사전승인된 바이오 신용카드와 같은 역할을 해 사용자 본인이 곧 자신의 디지털 가치를 담는 은행에 대한 신용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매활동, 일자리 크라우드소싱을 위한 가치 거래 오픈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월마트는 직원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매장에서 근무하도록 일정을 조율하는 ‘마이 월마트 스케줄’이라는 앱을 발표했다. 자체 간편결제 앱 월마트페이는 오프라인 결제뿐 아니라 쿠폰, 프로모션, 기프트카드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거나 온라인 쇼핑 기능과도 연계돼 있다. 위 특허는 하나의 디지털 화폐를 바탕으로 직원들이 쓰는 근무 스케줄 앱과 소비자가 쓰는 모바일 결제 앱이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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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리브라는 지난 6월 백서를 공개할 때부터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적 편의를 위해 리브라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설득해왔다. 

지난 9월 블록체인법학회가 주최한 리브라 세미나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용재 마케팅 선임매니저는 “페이스북은 금융소외계층이 직접 리브라로 돈을 주고받는 걸 보여줘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며 “유색인종을 리브라 홍보 모델로 앞세우는 것을 보면 이러한 계산이 모두 깔려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이 최대 규모 플랫폼과 메신저 앱을 통해 ‘퍼스널 뱅킹’ 사업을 추진한다는 관측이다.

공교롭게도 우버는 리브라를 발행 및 관리하는 스위스 소재 리브라협회의 초기 파트너다. 페이팔, 마스터, 비자, 이베이, 부킹홀딩스 등 초기에 리브라협회에 참여 의사를 밝혔던 파트너사들이 줄줄이 탈퇴를 선언했음에도 그 뒤를 잇지 않은 상태다. 우버 머니의 등장이 상장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우버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뿐아니라 향후 리브라가 활용될 수 있는 또 다른 창구로 해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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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에서도 IT기업들이 속속들이 금융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 1일 기존 결제 및 송금 서비스를 하던 ‘네이버페이’가 네이버로부터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이 됐다. 내년부터 ‘네이버 통장’을 출시하고 주식, 보험, 신용카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카카오뱅크가 시중 은행과 마찬가지로 직접 통장을 개설해주는 것과 달리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 등 금융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 통장을 대신 만들어주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페이가 전자상거래에서 성장한 만큼 사용자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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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스타벅스- 비트코인 거래소 백트, 애플-골드만삭스의 파트너십은 IT기업이 금융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테크핀(tech-fin)’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며 “만약 스타벅스가 성공적으로 글로벌 비트코인 금융 플랫폼이 된다면 저금리, 은행 인프라가 미비한 곳에선 스타벅스 앱에 돈을 예치하는 고객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여밀림 연구원도 간행물을 통해 “국제 금융안정위원회(FSB)는 빅테크의 금융서비스 진출을 금융시장 구조를 변화시킬 주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며 “빅테크와의 경쟁이 핀테크와의 경쟁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업계 안에서 기술을 도입하는 움직임보다 IT가 금융서비스를 끌어가는 테크핀이 더 빠르고 강하다는 분석이다.

썸네일 출처 : 우버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