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렉스와 결별 수순 밟는 업비트…홀로서기 나서는 배경 있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그간 API를 통해 호가창(오더북)을 공유했던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와 결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외 제휴를 담당하던 비트렉스 인터내셔널이 몰타에서 유럽으로 둥지를 옮긴 가운데, 업비트가 국내 규제 가시화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등장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업비트는 수차례 공지를 통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USDT(테더) 마켓에 변경사항이 있다고 안내했다. 거래량이 저조했던 이더마켓 지원을 종료하고, 비트코인이나 USDT(테더) 마켓을 자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업비트와 비트렉스와의 결별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2017년 말 문을 연 업비트는 비트렉스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발판으로 삼았다. 웹사이트 전면에 ‘세계적 거래소 비트렉스와 독점 제휴해 신규 코인을 글로벌과 동시 상장한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더마켓의 경우 유동성 부분에서 거래량이 많지 않고, 이더리움으로 구매할 암호화폐들이 다른 마켓들에서도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종료한다”며 “BTC, USDT 마켓도 개편해 기존 원화마켓에서 제공하던 기능이나 고객 편의를 비트코인, USDT 마켓쪽으로 제공하기 위해 자체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트렉스 결별설에 대해선 “지금으로썬 답변하기 어렵다”며 “(특정 국가에서 비트렉스 인터내셔널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29일 업비트 메인페이지에는 비트렉스에 대한 설명이 빠져있다. (이미지 출처 : 업비트)

앞서 이달 비트렉스는 글로벌 서비스 ‘비트렉스 인터내셔널’ 거래소를 몰타에서 유럽 리히텐슈타인으로 옮겼다. 지난 19일에는 베네수엘라, 이집트, 콩고민주공화국, 보스니아 등에서 거래 서비스를 종료했다. 유럽의회(EU) 법률에 따라 사업상 체질 변화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 블록은 “비트렉스의 새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은 EU 규제권에 있게 된다”며 “반면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짐바브웨이를 포함한 31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선 업비트와 비트렉스의 결별설을 두고 2017~2018년과 다른 시장 상황과 국내 규제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 요인으로 점쳤다.

한 업계 관계자 A씨는 “업비트에서 거래되길 원하는 프로젝트들이 업비트 원화마켓에 곧바로 상장하는 경우보다 비트렉스를 먼저 거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도 “이제 더는 급하게 성장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니 상장 리스크가 크지 않고, (비트렉스와 결별할 경우) 미국법 영향에선 벗어나면서 국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는 더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계 마케터 B씨는 “자금세탁 규제 등을 마주한 상황에서 업비트가 몸을 사리는 게 아닌가 싶다”며 “게다가 지난 4월 비트렉스가 뉴욕 금융감독청(NYDFS)으로부터 비트라이선스 신청을 거부당한 것도 주목할만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욕 금융감독청은 ‘비트렉스에 북한 관련 계정이 있다’는 이유를 들며 뉴욕에서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하려는 비트렉스에 제동을 걸었다. 비트렉스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업비트도 ‘북한에 자금이 유통됐을 수 있다’고 지목돼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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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계 관계자 C씨는 “호황기에 오더북 API를 가져오는 계약 단위가 지금보단 컸을 것”이라며 “계약 연장을 앞두고 업비트가 독립을 하고 싶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업비트가 비트렉스와 결별한다면 규제 변수뿐 아니라 시장 변화에 따른 사업적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썸네일 출처 : 업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