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판 ‘와이컴’스파크랩 “미국에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 세운다”

지난 6월 SK 최태원 회장과 한국 최초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박찬호가 서울 강남 코엑스에 등장했다. 재계 총수와 코리아 특급은 스타트업계의 축제로 불리는 ‘스파크랩 데모데이’ 행사장에 나타났다. 2700여명이 몰렸던 데모데이에서 박찬호는 “분야를 막론하고 미국에 진출하려 하는 스타트업을 돕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찬호를 벤처투자자로 변신시킨 스파크랩(SparkLabs)은 세계 최대 규모의 *데모데이를 만들었다.  한국판 ‘와이컴비네이터’로 불리는 글로벌 엑셀러레이터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와이컴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와 드롭박스 등을 발굴한 곳이다. 스타트업을 공개 모집하고 우수팀을 선발해 교육 시킨 뒤 데모데이를 통해 투자자를 매칭하는 스타트업 모델을 만들어냈다.

*데모데이 : 본래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 이름으로 사용되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데모 제품, 사업 모델 등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스파크랩은 펀드를 운영하고 투자사를 키우는 것은 물론 데모데이를 세계 최대 규모로 키웠다. 창업자들을 위한 엑셀러레이터로, 창업자들의 갈증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문화를 전파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스파크랩의 투자를 받은 한국 스타트업은 총 137개사다. 1호 투자기업이었던 뷰티커머스 플랫폼 미미박스 외에도 구인구직 플랫폼 원티드, 수학 교육 플랫폼 노리, 맛집 검색 및 추천 서비스 망고플레이트, 비디오 블로그 플랫폼 브이로거(Vlogr) 등을 발굴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 위워크에서 열린 시티프리너가 주최한 ‘서울 임팩트 생태계 진단 워크숍’에서 스파크랩 김유진 공동대표는 블록인프레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경제학과 철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SK계열사 더콘텐츠컴퍼니, NHN 등에서 일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미국 워싱턴DC에서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깜짝 공개했다.

1일 종로 위워크에서 블록인프레스와 인터뷰를 하는 스파크랩 김유진 대표

Q. 스파크랩은 한국의 와이컴이라고 불리국내 최초 펀드형 엑셀러레이터죠. 설립 배경을 설명해주세요.  

스파크랩 창업자인 이한주 대표가 한국에서 비즈니스 하면서 고객들과 만나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런데 그들은 초기 투자가 힘들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어렵다고 많이 하소연했다고 해요. 와이컴이 성공한 사례를 보고 한국에서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만들게 됐어요. 창업자들이 모여 창업가들을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스파크랩이 탄생했죠.

Q. 한국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한국은 물론 대만, 호주팀들을 봤을 때 능력 있고 영향력 있는 창업가들은 어딜 가나 많아요. 핵심은 어떻게 자신의 비즈니스를 잘 표현하며 얼마나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지 중요합니다.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면 영어는 물론 다른 외국어도 잘해야 하죠. 하지만 아시아 시장에 베이스를 두고 있어 이런 부분이 좀 부족해요.

또한 아시아에는 ‘겸손이 미덕’이라는 문화가 있잖아요. 해외 투자자들이 보기엔 이런 모습이 자신이 없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엑셀러레이터는 결국 목표가 다 같아요. 좋은 팀을 발굴해서 그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고 성장시키고 성공하기 위한 것이 미션입니다. 이 때문에 스파크랩이 하는 일과 와이컴이 했던 것이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파크랩에 능력 있고 성공 경험 많은 창업자들이 있기 때문이죠.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엑셀러레이터나 투자자는 창업가를 만나기 전에 미리 조사도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질문도 하죠.

창업자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투자자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에요. 자신의 분야에 성공한 선례가 있는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경험이 있는지, 멘토가 있는지 등을 알아봐야 해요. 단순히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 투자자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만 알아보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Q. 스파크랩이 블록체인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어요. 엑셀러레이터 입장에서 블록체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블록체인 쪽을 면밀하게 들여다본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보류한 상태에요.

대신 올해 미국 워싱턴DC에 엑셀러레이터를 세울 계획이에요. 하지만 실제 오픈은 내년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금 유치 등의 이슈도 있어 아직까지 계획 단계에요.

블록체인은 하나의 기술이에요. 기술단으로 봤을 때는 아직 초기 단계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기술을 이용해 어떤 비즈니스를 할 것인지가 다른 것 같아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비즈니스가 가능한 서비스가 나와야해요.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서비스가 빨리 나오길 고대하고 있어요. 아직은 실용화된 서비스가 많지 않죠. 규모가 큰 비즈니스를 진행할 때는 속도 등 아직 단점도 있어요.

시간이 갈수록 기술은 개선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것을 가지고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블록체인 업계에서 많이 시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워킹 프로토 타입, 워킹 베타서비스 보고 싶고 그것이 얼마나 현실화 되는지를 보고 싶어요.

1일 종로 위워크에서 진행된 서울 임팩트트생태계 진단 워크숍

Q. ‘스파크랩 데모데이’가 전세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죠. 이렇게 커진 비결이 뭘까요. 

원래 스파크랩은 데모데이를 크게 키울 생각이나 목표는 없었어요. 하지만 스타트업의 차별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것 처럼 스파크랩의 데모데이에 차별성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일단, 다른 데모데이와 전반적으로 비교하면 회사 발표 수준과 스타일이 달랐습니다. 해외 나갈 때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한 것처럼 발표 팀들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그것을 강조했어요.

또한 배경음악을 틀어 행사 분위기를 딱딱하지 않고 재밌게 꾸미려고 노력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행사할 수 있구나라는 느낌을 주도록 차별화 한 거죠. 이 이유 덕분에 인기를 끌지 않았나 해요. 제일 중요한건 스타트업 피치에요. 비즈니스를 설명할 수 있는게 관건이죠.

Q. 좋은 엑셀러레이터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일단 엑셀러레이팅하는 팀을 볼 때는 무조건 팀원을 봐야해요. 창업자들이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고 어떤 기술력을 지니고 있는 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인지 보는 것도 중요해요. 또한 벤처캐피털 쪽에서 투자 받기 위해서 시장 규모가 큰 지도 고려해야 해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과 제품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해요.

Q. 남은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좋은 창업팀 발굴이 가장 큰 목표에요. 투자팀이 잘되도록 이끄는 것도 중요하고요. 스파크랩은 2013년 대만 타이베이에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2017년 중국 베이징에도 진출했어요. 지난해 호주에서는 농업 테크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스파크랩 컬티베이트를 출범했어요. 핀란드에 핀테크 엑셀러레이트, 오만에 에너지 관련 테크사 설립도 진행했고요.

미국 워싱턴 D.C에는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를 출범할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스타트업 회사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것 처럼 스파크랩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향후에는 자사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해주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