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두려운 세대…프라이버시 고갈에 대응할 해결책은?

“당신들이 빈 말로 내 꿈을 앗아가고 있다.”

지난달 유엔(UN) 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단에서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지구온난화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절반 가량 감축하겠다는 현 세대의 목표는 지구의 온도가 1.5도 올라가는 가능성을 50%로 줄이는데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었다.

1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디파인(de:fine) 컨퍼런스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등장했다. 지구온난화에서 위기의식을 느끼는 미래 세대가 데이터 프라이버시 부족 현상도 마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데이터 생산자, 규제 당국뿐 아니라 기업도 데이터 활용 구조, 법안 개발, 디지털 교육을 통해 프라이버시 보존에 신경써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DATA의 창립자인 브리트니 카이저가 연단에 서기 전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영상 예고편이 방영됐다.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이다. 지난해 데이터 분석사 캠프리지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을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 이를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활용하는 스캔들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다큐 <거대한 해킹>의 예고편. 영상 출처 : 넷플릭스)

카이저 창립자는 문제제기의 중심에 선 내부고발자였다. 현장에서도 그는 “사람들이 데이터를 생산하면서도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느꼈다”며 “그러다 미 대선이나 브렉시트 정국에 소셜미디어 데이터가 활용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내부자였던 사람으로서 공론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카이저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관한 정책, 교육 관련 재단을 설립하는데 팔을 걷어부쳤다. 

데이터 프라이버시는 마치 에어비앤비를 통해 공간을 빌려주는 것과 같다는 게 카이저의 입장이다. 집을 빌려줄 때 임대인이 누군지, 얼마간 얼마를 지불할지, 집을 더럽게 사용할 경우 어떻게 보상할지 등을 미리 정해둔다는 것이다.

DATA의 브리트니 카이저.

카이저는 “커피머신이나 로봇청소기는 물론 심지어 벽에 칠하는 페인트에서도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지만, 유럽 개인정보보호법(GDPR) 외에 타 국가에선 유사 법이 없다”며 “사람들은 100페이지가 넘는 이용약관을 다 읽지 않고 어디까지 동의하는지조차 모른 채 가장 가치있는 자산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프라이버시 이슈는 전무한 상태에서 데이터 생산자는 내 데이터가 여러 기업들 사이에 공유되는지 인지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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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 패널에서도 데이터 주권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디지털 아이덴티티(주권),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패널토의에서 블록스택의 쟌 디코프 프로덕션 파트너는 “지금 우린 디지털 세상에서 마치 봉건제도처럼 데이터 소유권 없이 살아가고 있다”며 “디지털 아이덴티티를 얻게 된다면 이 세계에서 데이터 소유권과 법적 보호장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블록스택은 분산 네트워크에서 일반 ID를 등록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블록인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니브 알리 공동창립자는 “일반 ID를 얻어 모든 앱에 이것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며 “각 서비스나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각자 보편적인 ID를 보유하는 기능은 본래 인터넷에 있어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왼쪽부터 브리트니 카이저 창립자, 쟌 디코프 파트너, 메타디움 박훈 대표, OECD 블록체인 정책센터 캐롤라인 말콤 부문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블록체인 정책센터 캐롤라인 말콤 부문장은 “89년도에도 이미 개인정보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블록체인 정책 원칙에 관한 프레임워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분산아이덴티티재단의 일원이기도 한 디코프는 “재단에서도 분산형 ID를 실제로 정의하고, 멋진 표준을 구축하는 중”이라며 “법률이 있어야 관련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법률 제정 같은 사회적인 이슈가 도전과제로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카이저 창립자는 “OECD에서도 마치 아이큐(IQ)처럼 디지털 인텔리전스에 해당하는 ‘디큐(DQ)’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훗날 내 아이들이 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고, 내 데이터가 타 기업에 공유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하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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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 출처 :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