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고위험 고객”…일반 은행 거래에도 규제 강화? 

암호화폐 거래 내역이 있다면 시중 은행 거래를 할 때도 추가로 개인정보를 요구받을 수 있다. 자금세탁방지(AML)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라 은행에서도 규제를 강화한 것인데 이 같은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일반 고객들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평소 업비트를 통해 암호화폐에 투자했던 익명의 투자자 A씨는 최근 IBK기업은행에서 일반 거래를 할 때 직장명과 직장 주소를 포함해 추가 개인정보를 요구받는 일이 발생했다.

IBK기업은행 직원은 A씨에게 “AML규정이 개인에게도 임의로 적용돼 업비트를 비롯한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 고객들은 금융거래시 강화된 규제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업비트의 원화거래는 IBK기업은행의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A씨는 “업비트를 이용했다는 이유로 암호화폐 거래를 했던 고객이 은행으로부터 직장명이나 주소, 거주지 등을 제공해야 했다”면서 “이 같은 정보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일반 금융거래도 제한된다고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당시 IBK기업은행 직원은 A씨에게 ‘가상통화취급 이력 고객은 강화된 본인확인 절차와 AML 규정을 확인하길 바란다’는 문구도 보여줬다. 

A씨는 “암호화폐 거래가 아닌 일반 금융거래를 하는데 왜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거래소 AML 규정을 적용시키고 암호화폐 거래시에 해당 요건을 충족해야지, 관계가 없는 일반 입출금 계좌에 왜 가상통화취급 고객이라는 낙인이 찍혀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암호화폐 거래를 한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같다”고 불쾌함을 토로했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금융위의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상통화 거래 고객에 대한 고객 확인 강화를 시작해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는 타 은행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이라면서 “강화된 고객확인 방법은 신원사항 외 거래목적, 자금출처 등을 추가 확인하도록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정보, 주소지 확인 등의 절차는 대포통장 등 계좌 부정사용 방지를 위한 금융거래 목적 확인 업무에 따른 것”이라며 “이 경우 이 같은 확인을 거치지 않으면 1일 입출금 거래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 내부적으로 고객 위험 평가모델을 거친 내부적인 평가 툴이 있다”라며 “위험 평가를 실시해서 고위험 고객으로 평가되는 고객에 대해서는 강화된 고객확인의무(EDD·Enhanced Due Diligence)를 수행하도록 하는 관련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EDD는 위험등급이 상향 조정된 고객, 고액 자산가, 고위험 국가 고객, 고위험 업종 고객 등에 대해 금융거래의 목적, 자금 출처, 직장, 재산 현황 등을 금융회사가 추가로 확인해야하는 의무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위험으로 평가된 고객은 반드시 EDD를 확인해야하며, 이는 특금법과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가이드라인에 명시돼있는 내용”이라며 “의심거래라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 평가 시스템은 은행마다 자체적으로 고객 위험 평가 툴을 개발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고객이 고위험일지는 은행이 자율 판단 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FATF에서 암호화폐가 위험성이 높다고 분류했기 때문에 위험평가 기준을 그렇게 잡은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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