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2019⑧] “한국 블록체인 열렬한 팬” 세계 최초 크립토펀드 판테라 파트너가 말하다 

[편집자주]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하면 떠오르는 이름들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반도 초입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을 낳은 ‘기술’로 대표되는 곳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곳은 기술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기술은 곧 정치·사회·경제의 이슈로 등장했고, 실리콘밸리는 이들 이슈의 중심에 섰다. 2019년 여름, 블록인프레스가 이곳을 찾은 이유다. 블록체인은 이제 기술의 영역을 뛰어넘어 규제에 관한 정치 이슈, 분산화된 사회, 코인 투자 등의 경제 이슈를 뱉어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블록체인의 이슈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이곳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IT기업, 벤처캐피탈, 엑셀러레이터 등에게 블록체인 이슈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지난 2013년 실리콘밸리의 중심지에서 미국 최초의 암호화폐 전문 헤지펀드가 탄생했다. 바로 골드만삭스·도이치뱅크 등을 거친 전통 금융맨 출신 댄 모어헤드가 설립한 세계 최초 크립토펀드 ‘판테라 캐피탈(Pantera Capital)’이다. 

암호화폐 열풍이 시작되기 몇해 전부터 투자와 컨설팅, 엑셀러레이팅 등에 앞장서며 암호화폐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큰 힘을 실어준 판테라. 2017년 암호화폐 상승장에서는 2만5000%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내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판테라는 비트스탬프, 백트, 리플, 오리진 프로토콜 등 미국의 암호화폐 관련 회사 뿐 아니라 코빗, 아이콘 등 한국 암호화폐 기업에도 활발히 투자를 해왔다. 현재까지 투자한 곳만 총 75개사다. 

판테라의 중심에는  ‘폴 V’라고도 불리는 폴 베라디타킷(Paul Veradittakit) 파트너가 있다. 2014년 판테라에 합류해 수많은 딜을 진행해온 주인공이다. 

베라디타킷 파트너는 “전세계적으로 그 누구보다 딜을 많이 진행한 사람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UC버클리를 졸업한 베라디타킷 파트너는 컨설팅사 LECG, 스트라이브 캐피탈, 골든게이트벤처스 등 전통금융시장에서 일했다. 그런 그가 뒤돌아 보지 않고 판테라를 선택한 이유는 ‘비트코인’에 있다. 비트코인의 가치를 발견하고 암호화폐 생태계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시장을 지켜본 베라디타킷 파트너가 본 현재 블록체인 트렌드는 어떨까. 한국의 프로젝트와는 무엇이 다른걸까. 

지난달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베라디타킷 파트너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블록인프레스와 만난 폴 베라디타킷 파트너

Q. 최근 블록체인 트렌드 중 흥미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대표적인 트렌드는 분산형 금융(디파이,Defi)입니다. 담보형 프로젝트 중에서는 컴파운드와 메이커다오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분산형 금융의 매력적인 부분은 ‘결합성(Composability)’입니다. 예를 들어 디파이 프로젝트 인스타댑(InstaDapp)의 경우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프로젝트간 서로 유동성을 모으는 것 등이 있습니다. 

법정화폐에 진입하는 것 또한 여전히 핵심 분야이고요. 블록체인 기반 송금 업체인 와이어(Wyre) 및 플렉사(Flexa)와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암호화폐를 구입할 수 있기도 하죠.

Q. 한국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가진 특징이 있나요?

판테라는 한국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열렬한 팬입니다. 팀의 기술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혼란한 한국 시장에서도 엄청난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판테라는 한국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과 한국팀이 개발한 인터체인 아이콘 등에 투자했어요. 

특히 한국은 암호화폐 투자 측면에서 리테일 시장이 활발하게 형성돼 있고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죠. 그래서 실제로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많아 그들을 진출을 돕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판테라는 실리콘밸리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암호화폐는 장벽이 없기 때문에 판테라의 투자 철학 또한 장벽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판테라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3분의 1 이상이 미국이 아닌 국가에 있어요. 그중에는 가장 눈여겨볼 만한 프로젝트들이 많이 포함돼 있죠. 판테라는 아시아, 남미, 신흥국들 등을 검토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암호화폐 생태계들도 더 많이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Q. 그렇다면 미국 크립토 VC의 특징이 궁금합니다.

‘미국’ 이라는 국가 자체가 강력한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규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판테라가 투자했다”라고하면 규제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죠. 때문에 이용자들의 충성도도 높고요. 

아시아 투자자 및 크립토 펀드의 경우 단기 투자를 많이해요. 많은 딜들이 있어도 단기간 투자하고 빠른 시간안에 자금을 회수하죠.  한편, 판테라가 들어갔다는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잠재력이 많다”라는 것을 의미해요. 

판테라 포트폴리오 중 몇몇 미국 프로젝트들은 여전히 상장이 안된 프로젝트들이 많지만 전혀 조급해하지 않아요. 미국의 투자는 딜 자체가 달라요. ‘에쿼티(자본) 투자’로 들어가죠. 그래서 마인드 자체가 다릅니다. 장기 파트너로 포트폴리오를 바라보고 ‘펌프 앤 덤프(시장 조작) 투자자’와는 다르죠. 이는 아시아의 투자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Q. 판테라가 대표적인 암호화폐 헤지펀드가 된 비결을 알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팀이 서로 매우 상호보완적이에요. 펀드를 운영하는 댄 모어헤드 대표의 생각이 굉장히 뛰어나고, 공동 창업자인 조이 크루거의 경우 기술 분야 전문가들과  커넥션도 좋죠. 모두 다른 분야에서 네트워킹 및 지식이 있어 최상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해요.

두번째는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투자사에는 충분한 자원을 투입해 교육이 필요하면 교육을 제공하고, 회사간 연결 및 다른 타입의 투자자들도 연결을 돕고 있어요. 각자가 모두 적절한 곳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우며 큰 플랫폼으로서 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또 다른 크립토 펀드인 안델센 호로위츠는 말 그대로 맥킨지와 같은 컨설팅 회사인 반면, 판테라는 하락장에서도 다같이 견딜 수 있도록 브랜드를 더 잘 구축해왔죠. 이런 부분들이 판테라의 특징인 것 같아요.

판테라는 미국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투자도 많이 하고 있는데요 로컬 파트너십을 맺어요.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 지역에 맞는 적절한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판테라 캐피탈 포트폴리오

Q. 그렇다면, 다른 크립토 펀드와 차별되는 판테라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판테라는 가장 오래된 크립토 헤지펀드 중 한 곳이죠. 2013년에 모든 자본을 암호화폐에 넣기로 결정하는 등 초기의 암호화폐 신봉자들이 모여있어요. 대표적인 블록체인 생태계의 지지자이기도 하고요. 판테라는 지난 6년간 암호화폐에 투자해왔고 이는 모든 암호화폐를 봐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4년과 2018년 두번의 경기 침체를 극복했고 당시 이 시장에 머물면서 엄청난 투자를 해왔죠. 

암호화폐는 완전 초기 생태계라 가격 피드백도 즉각적으로 받고 24시간 시장이 열려 있어요. 때문에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요. 일부 사람들은 자신만의 가치관을 잃기 쉬운 구조이기도 하죠.

저는 판테라가 장기적인 시각으로 블록체인에 헌신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펀드와 차별되는 중요한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판테라 투자 포트폴리오 중 가장 흥미를 갖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흥미 있는게 너무 많아요.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롭게 보고 있는 프로젝트는 웹 3.0 프로토콜 개발에 기여하거나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토대를 마련하는 프로젝트 등 인프라 영역입니다.

판테라의 많은 포트폴리오 회사는 기존 프로토콜의 한계를 해결해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기능을 확장하고 새로운 유스케이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년간의 개발 끝에 올해 말부터 런칭하는 프로젝트로는 상호운용성 프로젝트 폴카닷, 분산형 마켓플레이스 프로토콜인 오리진 프로토콜, 분산형 파일 저장 마켓플레이스 파일코인 등이 있습니다.

금융적 측면에서는 판테라의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거래소, 결제, 커스터디, 대출, 저축과 같은 금융 우선 요소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판테라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ICE가 운영하는 커스터디, 거래소,결제 솔루션을 모두 제공하는 백트의 출시를 정말 많이 기다려왔어요. 이율을 극대화한 새로운 스테이킹 모델들의 출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소식들이 많이 쏟아져나와 매우 흥미진진해요. .

또한 포트폴리오사중 타고미와 에리스X는 각각 암호화폐 절차를 간소화하고 암호화폐 선물을 제공하는 등 시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고 있기도 하죠.

Q. 판테라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투자 트렌드를 소개해주세요.

판테라는 분산형 금융을 넘어 새로운 인프라 프로젝트 및 스마트컨트랙트 보안 스타트업인 신테틱 마인드(Synthetic Minds), 스마트컨트랙트의 프라이빗 확장성 솔루션 알비트럼(Arbitrum), 샤딩 프로토콜 니어(NEAR)와 같은 개발 툴들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처리량을 확장하는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성공하면서, 더 많은 소비자를 대상로 한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갖고 있죠. 대표적으로 게임 영역이 있어요. 해당 분야에서 프로젝트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의 복잡성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블록체인 커뮤니티보다 더 큰 유저베이스에 어필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 판테라는 개인 및 기관들이 어떻게 암호화폐를 쓰도록 할 것인지, 데이터 플랫폼 및 트레이딩 플랫폼과 투자자를 위한 툴 서비스 등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당신이 믿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판테라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지지자입니다. 처음에 비트코인 중심 펀드로 이 산업에 진출했고 다른 알트코인과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 투자하기 시작했죠. 비트코인은 대형 자산 및 가치 저장 기능을 갖춰 ‘디지털 금’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한 비트코인은 가장 오래되고 안전한데다 이미 테스트가 끝난 암호화폐죠.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전통 시장과 무관하게 수익을 제공한다는 것이 입증된 건전한 가치 저장소입니다. 판테라는 비트코인이 전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 금융소외국가 등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들에게 이 가치를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건전한 화폐, 신뢰할 수 있는 금융 기관 및 건전한 결제수단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그러나 저는 알트코인의 열혈 지지자이기도 해요. 각각의 다른 블록체인들이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알트코인이 반드시 비트코인과 경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더리움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화폐 유즈 케이스 및 분산 응용 프로그램을 위한 엄청난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과 같이 말이죠. 스테이블 코인은 트레이드의 수단으로 정말 훌륭하고 프라이버시 코인은 검열저항성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향후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이 산업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분산화된 리테일 데이터 및 분산 금융으로의 접근이 가능해지도록 힘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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