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활용 가장 주목받는 분야”…의학 연구진 한목소리 낸 까닭은

최근 보건의료 산업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블록체인을 통해 의료 데이터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백양누리홀에서 열린 ‘보건의료연구와 블록체인’ 세미나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연대 보건대학원 주최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의 화두는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정보였다. 연대 보건대학원 원종욱 원장은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 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가 의료”라며 “에스토니아에서는 전자 신분증을 통해 개인의 의료 정보를 쉽게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중복 검사나 처방 오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 엄청난 의료정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인해 연구나 산업화에 제약이 있다”며 “블록체인이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발표 중인 투비코 김호 대표(출처=투비코)

블록체인 데이터는 위변조가 불가능해 의학 연구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블록체인 보건의료 빅데이터 기업인 투비코의 김호 대표는 “의약 인허가와 관련된 임상실험 내용이 조작되거나 혹은 데이터를 수집할 때부터 문제가 생길 경우 개인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의학과 블록체인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자들이 의료 데이터에 물리적으로 접근하거나 서로 주고받는 대신 블록체인에 참여해 연구한다면 개인정보 노출의 위험도 적다”고 짚었다. 

발표 중인 그레이드헬스체인 이형주 대표(출처=투비코)

코호트* 데이터를 보험상품 개발과 은행 대출금리 적용에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프로젝트 그레이드 헬스체인 이형주 대표는 “개인의 보건데이터 활용 동의를 얻은 코호트 데이터가 있다면 보험 가입 대상자의 유전 정보에 따라 맞춤형 보험 신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호트: 특정 기간 동안 공통적인 요소를 공유한 사람들의 집단. 가령 B형 간염에 걸린 30대 남성은 B형 간염(질병) 코호트, 30대(연령) 코호트, 남성(성별) 코호트에 속한다.

이 대표는 “개인의 병원이력 정보를 활용해 산출한 건강등급 정보를 블록체인 플랫폼에 안전하게 보관한 뒤 활용하면 보험가 입자의 보험상품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대출자의 건강 상태를 건강등급 정보로 미리 파악한 뒤 대출 금리를 결정한다면 대출자의 부도로 인한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출자가 대출을 못갚고 병환으로 사망할 경우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

발표 중인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출처=투비코)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데이터 연구 및 산업화는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데이터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연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50만~100만 명을 대상으로 개인의 유전체 정보를 모아 바이오뱅크를 만드는 등 앞서가고 있지만 한국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인해 바이오뱅크 구축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한국건강관리협회에서 180만 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건강검진 데이터가 있는데, 잠자고 있을 필요가 없다”며 “개인 의료 데이터가 연구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블록체인을 통해 추적하면서 정보 제공자에게 리워드를 준다면 긍정적인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썸네일 출처: 투비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