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2019⑥] “비트코인은 금융의 혁명” 비트고 창업자가 본 한국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편집자주]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하면 떠오르는 이름들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반도 초입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을 낳은 ‘기술’로 대표되는 곳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곳은 기술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기술은 곧 정치·사회·경제의 이슈로 등장했고, 실리콘밸리는 이들 이슈의 중심에 섰다. 2019년 여름, 블록인프레스가 이곳을 찾은 이유다. 블록체인은 이제 기술의 영역을 뛰어넘어 규제에 관한 정치 이슈, 분산화된 사회, 코인 투자 등의 경제 이슈를 뱉어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블록체인의 이슈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이곳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IT기업, 벤처캐피탈, 엑셀러레이터 등에게 블록체인 이슈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비트코인은 금융의 혁명이 될 거에요”

미국의 대표 암호화폐 커스터디 업체 비트코(Bitgo)의 창립자이자 대표를 역임했던 윌 오브라이언(Will O’Brien) 전 대표가 입을 열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MIT 슬로언에서 MBA를 마친 오브라이언 전 대표는 2012년 비트코인 백서를 본 때를 잊지 못한다. 비트코인 안에 핀테크, 가상현실(VR), 데이터 분석 등 모든 요소가 다 포함돼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비트코인에 빠르게 매력을 느꼈다.

이미 1조원에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등 실리콘밸리에서 5번의 창업 성공 경험이 있는 오브라이언 전 대표는 텔레그램 등 70여개가 넘는 블록체인 기업 및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크립토펀드 애링턴XRP 캐피탈과 블록체인 캐피탈 등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크립토 펀드들의 어드바이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브라이언 전 대표는 특히 힌트체인(푸드 테크), 인슈어리움/직토(보험), 스핀 프로토콜(결제),  템코(서플라이 체인), 300FIT(스포츠),  스캐넷체인(AR), GXC(게임) 등 한국 블록체인 프로젝트에도 투자를 많이 하며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브라이언 전 대표의 사무실에서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자의 시각으로 보는 한국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 대한 생각과 실리콘밸리의 블록체인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나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블록인프레스와 만난 윌 오브라이언 비트고 창업자

Q.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심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2012년 비트코인 백서를 읽었어요. 그전부터 핀테크, 비디오게임, VR, 데이터분석 등에 백그라운드 및 관심이 많았는데 비트코인 백서에 그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었죠. 때문에 비트코인이 ‘파이낸스의 혁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금융의 자유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죠.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게 된 후 투자와 비트고를 통한 기관 커스터디, 대표적인 블록체인 투자 회사 ‘블록체인 캐피탈’ 등에서 활동하며 이 산업을 구축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2013년 즈음 비트코인의 가격이 1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올랐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비트코인이 무엇이냐며 교육해달라는 연락들이 온거죠.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 2013년 추수감사절에는 온 가족이 다 모인 자리에서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2014년에는 비트코인 시장이 잠시 죽었었는데, ‘진짜’ 기업을 만들기에 가장 좋은 시기였죠. 때문에 당시 암호화폐 커스터디 회사 비트고를 만들었어요. 비트코인은 다음 물결(Next Wave), 금융 혁명의 기회라고 생각해요. 비트코인은 분산 금융 (DeFi, Decentralized Finance) 산업 크립토 아나키스트, 비트코인 트레이더, 엔터프라이즈 회사, 실리콘밸리 이 모든 것을 초월한 것이죠. 그래서 비트고를 만었습니다.

암호화폐 흐름을 봤을 때 비트코인, 이더리움의 가격이 올랐고 암호화폐공개(ICO)들이 뜨기 시작했죠. 다음 물결을 더 높은 단계의 혁명일 거라고 보고 있어요.

Q. 전세계 수많은 프로젝트를 투자하고 있는데, 한국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한국 회사들을 좋아하고 한국이 블록체인 혁명의 빛을 발할 기회를 지닌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의 교육, 근로자, 기술성, 기술의 이해도, 업무 윤리 등이 훌륭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1세대와 차세대의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한국 마켓을 포함한 아시안 마켓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죠.

한국 또한 미국이나 유럽으로 시장을 넓히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오픈소스고 토큰은 글로벌하기 때문에 파트너, 투자 등등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을 한국으로 초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즉 한국을 뛰어 넘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죠.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돕고, 비즈니스 파트너 등을 잘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혁신이 정말 빠르고 서울에 많은 혁신가들이 있다는 부분이 인상 깊어요. 한국에는 하이퀄리티 프로젝트들이 많아요. 암호화폐 겨울을 이겨냈고 카카오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삼성 등 대기업들도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죠. 저는 한국의 블록체인 기업들이 블록체인이 필요한 부분에 목적성을 지니고 잘해내고 있어서 좋게 보고 있습니다.

Q. 블록체인 트렌드가 매년 변하고 있는데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관심있는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분산금융(Defi) 주제에 관심있어 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모든 산업을 보고 모든 타입의 딜을 보고 있는데, 가끔 어떤 프로젝트들은 실리콘밸리에서 보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이기도 해요. 실리콘밸리의 흐름을 보면 많은 회사들이 새로운 플랫폼이 돼 많은 인프라스트럭처들을 만들고 있어요. 예를 들어 아마존은 아마존 웹서비스과 같이 많은 기업들이 인프라스트럭처를 계속 만들어내고 시장을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죠. 실리콘밸리에서 블록체인도 결국 같은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블록체인 산업에서 일어나는 혁명들을 흥미있게 지켜보고 있어요. 텔레그램 프로젝트 톤 런칭과 한국으로는 카카오의 클레이튼 등과 같이 대규모 메신저 어플들의 움직임이 흥미로워요. 이미 유저베이스가 많은 메신저 사업들의 블록체인 진출을 통해 많은 이들이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암호화폐 산업이 바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산업은 아직도 초기 단계에요.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의 다음 스텝은 어떻게 블록체인이 빅 네트워크가 될 수 있을까라는 것이죠. 그래서 메시징과 디파이에 관심이 많아요. 전통 금융 등 많은 사람들이 진입할 수 있게 통로를 트는 것이 중요하죠.

비트코인이 금융 소외국에만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블록체인 기술과 비트코인은 이미 금융 서비스가 잘 구축돼있는 국가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은 각각 다른 영역에서 다르게 적용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항상 비트코인을 생각한다는 의미로 오브라이언 전 대표가 지니고 다니는 비트코인 시계

Q. 메신저 기업의 블록체인 진출에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텔레그램 톤(TON)과 페이스북 리브라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텔레그램 플랫폼은 런치를 앞두고 있는데, 이 산업에 정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텔레그램은 유저베이스가 10억명이 넘는 네트워크인 동시에 정말 성공적인 기업입니다. 그래서 텔레그램의 디벨로퍼 플랫폼이 런칭하면 진짜 ‘게임체인저’가 될 거에요.

페이스북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정말 말이 되죠. 한편으로는 페이스북이 또 다른 스텝으로 나아가는 것이기도 하고요. 전체적으로는 리브라를 통해 전세계가 암호화폐를 알 수 있다는 면에서 좋게 평가하고 있어요. 왜냐면 많은 사람들이 리브라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해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리브라와 텔레그램 등 메시징 플랫폼들이 서비스를 개시하면 많은 일들이 생길거에요. 미국과 유럽이 리브라를 어떻게 이해해갈지가 관건이고 리브라 또한 이 시장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미국의 암호화폐 관련 규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은 돈세탁, 수많은 사기 등에 대해 규제가 엄격해요. 페이스북 리브라와 관련해 미국 의회가 청문회를 연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면 됩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더 통합되기 위해서는 규제가 더욱 명확해질 필요가 있죠.

뉴욕에서는 비트라이선스가 있고 한국과 중국 등 각국에서도 따로 규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때문에 커스터디가 굉장히 중요하죠. 개인적인 암호화폐 관련 커스터디도 필요하고 기관 단의 커스터디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는 혁신이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고 있지만 규제는 여전히 느린 편이에요. 때문에 혁신의 속도를 잘 따라가기 위해 규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죠. 세금은 또 다른 문제고요.

비트코인은 금융위기 이후에 탄생했고, 중간자를 없앨 수 있는 실제적인 돌파구이기 때문에 규제가 명확히 잘 잡히길 바라고 있습니다.

Q. 많은 투자를 하셨는데요, 스캠을 가려내는 기준 등 투자 기준도 갖고 계신가요?

3T만 기억하면 됩니다. Trust(신뢰), Truth(진실), Total accessiblity(총 접근성).

먼저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프로젝트를 이끄는 팀원들이 ‘진짜’인지 ‘진짜인 척 하는 팀’인지가 중요합니다. 두번째로는 실제로 마켓에서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솔루션인지, 정말 필요한 것인지를 봐요. 세번째는 ‘느낌’입니다.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들고 피칭해옵니다. 하지만 커넥션이 없고 경험이 없는 사람들과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요. 나름대로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고, 검증되지 않은 것에는 관여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전문가 혹은 옳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아야 이야기를 진행하죠.

Q. 이 산업에 강한 믿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 시장을 보면 9번 넘게 무너졌어요. 저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이 산업을 보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그런 과정에서 흔들린적이 없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이겨냈기에 비트코인을 더욱 믿을 수 있고, 더 커질 잠재력이 있고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버전의 ‘금’’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현존하는 네트워크와 다른 네트워크, 다른 영역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시장이 다시 무너질 수도 있지만 저는 기대감을 가지고 계속 지켜볼 거에요.

Q. 이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요?

사업가와 혁신가들을 돕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전략 설계, 파트너 연결, 소개 등에 항상 문을 열어놓고 있어요. 좋은 사람들을 연결하며 그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고요. 한국에 대한 열정이 있는데 이는 기업가들을 돕고 엑셀러레이터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의 혁신을 돕고 이 산업이 긍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혁신과 관련한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은 산업에서 회사를 만들어 보기도 했어요. 이런 전문적인 경험들을 통해 변화의 기폭제를 터뜨릴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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