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샌드박스 1호 신청사’, 8개월째 심의 못 받아…대체 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가 ‘규제샌드박스 1호 신청사’에 대한 심의를 7개월째 미루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사 모인의 이야기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정보통신기술 규제샌드박스 임시허가 및 실증특례’에 코인을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서비스를 안건으로 신청했다.

21일 과기부는 5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7건의 샌드박스 신청 과제를 심의했다. 앞서 처리됐던 과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례를 빠르게 살피는 패스트트랙 과정을 거쳤다.

지난 3월에 열린 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된 ‘이동형 가상현실(VR) 체험 트럭’, 3차 심의위원회에서 지정된 ‘통신사 무인기지국 원격전원관리시스템’, SK텔레콤의 ‘택시 앱미터기’ 등에 관한 동일 및 유사 안건이 테이블에 올랐다.

과기부는 “현재까지 총 88건의 과제가 접수돼 61건이 처리됐다”며 “미처리 안건은 조속히 관계부처 협의를 마치고 심의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차 심의위원회는 오는 9월 중에 개최될 예정이다. 이로써 모인이 제출했던 안건의 심의는 또다시 미뤄졌다.

지난 6월 발표된 금융위원회 규제혁신 과제에서도 암호화폐를 활용한 해외 송금, 암호화폐 공개(ICO), 금융사의 암호화폐 보유, 암호화폐 취급업소 실명확인 서비스 허용 등의 건의안은 모두 수용되지 않았다.

모인 서일석 대표는 지난 4월 블록인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안건은) 올해 새로 거론된 JP모건 코인뿐 아니라 일본 미쓰비시가 2년 전에 핀테크 전시회에 들고 나온 사례”라며 “암호화폐를 100% 송금 매개로 쓰거나 일부 도입한 상용화 사례가 해외에 적지 않은데, 왜 한국에선 (이 시범사업이) 허용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네트워크 내에서만 암호화폐를 통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우려하는 변동성 리스크와 환치기 리스크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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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외에서는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명확해지는 추세다. 규제 당국에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시비를 가리는 식이다. 

지난 19일 토큰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는 INX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절차를 따르는 최초의 증권형 토큰 판매(STO) 신청 사례가 됐다. 

SEC는 분산형 앱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블록스택의 자체 토큰과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용 이더리움 토큰 프롭스에 암호화폐 공개 판매(ICO)를 승인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기반 게이밍 플랫폼 PoQ, 전용기 대여 서비스 턴키젯의 암호화폐에 ‘비규제조치(no-action letter)’로 답했다. 규제 당국이 정한 요건을 지킬 경우 증권 관련 규제를 공식적으로 면제해주는 조치였다.    

일본에선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일본 금융상품거래법 및 결제서비스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해당 개정안은 ‘암호자산’으로 법적 명칭을 통일하고, 코인 마진거래 시 초기 예치금의 최대 4배까지 레버리지 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2020년 6월 발효될 전망이다.

프랑스 금융청도 “ICO 관련해서 3~4개 회사와 협의 중”이라며 “규제 차원에서 ICO 승인 목록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에서 ICO를 진행했던 뉴욕 소재 암호화폐 플랫폼 엘고(LGO)의 프레데릭 몽타논(Frédéric Montagnon) 공동창립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규제가 없는 곳에서 사업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기업가에게 최악”이라며 “나중에 역행하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만나 사업 자체를 말아먹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썸네일 출처 : 과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