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만 있으면 나도 음반 제작자”…윌아이엠·핏불이 꽂힌 튠토큰은?

음악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나선 프로젝트가 있다. 이들은 아티스트나 음악 프로듀서들이 공정한 수익 배분으로부터 소외돼 있다고 주장한다. 음원을 둘러싼 현금 흐름이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 중 하나다. 신규 아티스트들이 느끼는 진입장벽도 이들의 관심사 중 하나다. 음원 제작 장비, 음악 실력을 노출할 채널, 제작한 음원에 대한 보상 등이 아티스트들의 진입을 막는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음악 제작 어플 내에 토큰 생태계를 만들었다. 음원 제작, 소비, 노출 등의 과정이 토큰을 기반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튠토큰(Tunetoken)의 이야기다. 

튠토큰의 에릭 멘델슨 대표는 블록체인이 음악산업의 투명성과 불공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튠토큰의 제휴 음원 어플인 ‘크리에이터앱’의 서비스 이용과정이 토큰화된다면 돈의 흐름이 투명하고 영구적으로 공개되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수익 배분 과정이 자동화될 수 있으므로 불공정 계약의 문제가 줄어들 수 있다. 멘델슨 대표는 블록체인을 통해 음악 생태계 참여 주체들이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음악 산업이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블록인프레스는 멘델슨 대표를 지난 7일 서울 강남에서 만나 블록체인 기반의 음악산업에 대해 그리고 있는 그림을 들어봤다.

Q. 토큰의 이름을 왜 튠으로 지었나.

튠(TUNE)은 음악을 의미한다. 애플사의 아이튠즈(iTunes)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튠토큰의 티커(거래 자산의 약어)도 튠(TUNE)으로 같다. 보통 암호화폐의 티커는 스펠링이 세네 개이며 실제 불리는 이름과 다른 경우가 많다. 이더리움의 티커는 ETH, 비트코인은 BTC, 리플은 XRP, 트론은 TRX다. 암호화폐를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선 이름과 티커가 일치하지 않아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름과 티커를 TUNE으로 통일시켰다. 이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Q. 튠토큰은 음악 산업에서의 투명성 문제를 해소할 목적으로 출범했다. 튠토큰이 정의하는 투명성이란 무엇인지 구체적인 설명을 해달라.

미국 뿐 아니라 모든 국가의 음악산업은 투명성이 부족하다. 레코드 레이블, 음악 레이블, 음반 발행사들은 음원 수입과 지출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아티스트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무도 그들에게 투명함에 대한 책임을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음반사들이 아티스트를 착취할 수 있는 이유다. 회사들은 돈에 있어서 만큼은 아티스트를 진실하게 대우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아티스트는 그들이 벌기로 되어 있던 돈을 제대로 벌 수 없다. 레코드 레이블들이 제대로 돈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 앱 사용방법을 설명하는 멘델슨 대표(출처=블록인프레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튠토큰은 이 문제를 토큰과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블록체인은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개 원장이기 때문이다. 발생 수입과 지출 등 현금흐름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으로 지불거래가 자동화되므로 블록체인은 투명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즉, 튠토큰이 정의하는 투명성이란 수입의 발생, 지출 등 거래와 관련된 흐름이 공개됨을 의미한다.

Q. 음악 산업은 크게 음원 창작자와 음원 소비자로 나뉜다.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에서 각 주체는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나. 

음원 창작 주체는 크게 뮤직 프로듀서와 가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두 주체는 유니버설뮤직이나 소니 같은 음반 회사와 계약을 하게 되고, 이 경우 음원은 회사가 소유한다. 하지만 튠토큰 시스템에서는 음원 창작의 주체들이 블록체인 위에서 음원을 소유한다. 그 음원에 대해 팬으로부터 팁을 받을 수도 있고 상업적 목적으로 토큰을 받고 팔 수도 있다. 

음원소비자인 팬들이 얻는 이점도 있다. 사실 우리 서비스의 핵심이기도 하다. 튠토큰은 음악 팬들이 우리의 토큰 생태계에 들어와 토큰을 벌어가기를 원한다. 음악 공유가 한 가지 방법이다. 아티스트들이 튠토큰의 제휴 어플인 ‘크리에이터앱’을 통해 만들어 올린 음악들 중 맘에 드는 음원을 SNS에 공유하는 팬들은 토큰을 공유 보상으로 받는다. 음원 창작자 입장에서는 팬들을 통해 음원이 마케팅 효과를 입는 것이다.

Q. 크리에이터앱에서 튠토큰은 어떻게 활용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크리에이터앱에는 음원 제작에 필요한 ‘비트’가 있다. 음악 창작에 필요한 일종의 리듬이다. 아티스트가 음악을 만들 때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다. 어플에는 무료 비트도 있지만 음원 창작자인 뮤직 프로듀서들이 만들어서 업로드해놓은 유료 비트도 있다. 뮤직 프로듀서들은 자신이 만든 비트를 업로드할 때 토큰을 지불해야 하며 신규 아티스트 또한 유료 비트를 다운 받고 싶다면 토큰을 지불해야 한다. 

크리에이터 앱 화면(출처=블록인프레스)

튠토큰은 팬이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에게 팁을 주는 데도 사용된다. 페이스북 ‘좋아요’와 유사하게 음악에 대한 선호와 만족도를 토큰으로 표현할 수 있다. 또 팬이 추천한 친구가 플랫폼에 들어오게 될 경우 추천 보상으로 튠토큰이 지급된다. 

튠토큰은 SNS에 음악을 공유한 대가로도 지급된다. 만약 팬 A와 B가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 C의 음악을 발견하고 페이스북에 공유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팬 A는 백만 개의 ‘좋아요’를, 팬 B는 1억 개의 ‘좋아요’를 받았을 경우, 네트워크 기여도가 더 큰 팬 B가 더 많은 튠토큰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즉, 보상은 상대적이지만 플랫폼의 성장에 기여한 이들은 모두 토큰을 벌 수 있게 설계돼 있다. 

또 비디오게임, 영화, TV 쇼 관계자가 아티스트의 음악을 어플에서 발견하고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라이선스 비용으로 토큰을 지불해야 한다. 즉,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프로듀서, 가수, 팬 모두가 튠토큰이라는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결국 플랫폼을 성장시키는 동력이 된다.

Q. 백서에 따르면 튠토큰은 신규 아티스트가 직면하는 음악 생태계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가.

세상의 모든 사람이 전문 녹음 스튜디오와 녹음 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비싸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아마추어 아티스트들은 음악 커리어를 쌓는 데 드는 비용이 비싸다. 그래서 우리는 그 문제를 단순화해 해결하고자 한다. 폰과 크리에이터앱을 이용해 쉽게 음악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크리에이터앱을 이용하면 음원을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 음악 프로듀서의 비트를 내려받아 이용할 수도 있다. 뮤직비디오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비용 문제 때문에 음악을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할 수 있다.   

Q. 신규 아티스트들이 기획사 등의 업체 없이 어플만으로 퀄리티 있는 음악을 만들고 홍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어플이 제공하는 비트가 생각보다 꽤 퀄리티가 좋다. 전문 프로듀서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어플의 사운드 효과도 마찬가지로 품질이 괜찮다. 또 마케팅 관점에서는 그런 이유로 토큰 인센티브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들이 아티스트를 위한 음원 마케팅을 대신 해줄 수 있도록 한다면 효과적일 거라고 본다. 

또 한편으로 ‘크리에이터앱’은 캐스팅을 위한 창구이기도 하다. 아티스트들이 어플을 통해 양질의 음악을 만들어 올리면, 어플에 접속한 기획사 관계자들이 아티스트에게 음원 계약 의사를 타진해볼 수도 있다.

Q. 백서에서 튠토큰 생태계를 두고 준탈중앙화(semi-decentralization)라는 용어를 썼다. 무슨 의미인가? 

어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블록체인을 신성시하면서 모든 걸 탈중앙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애플과 구글은 중앙화된 회사라는 이유로 블록체인 이들의 운영체제인 ios나 안드로이드에 디앱(DApp. 탈중앙앱)이 올라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크리에이터앱’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크리에이터앱이 탈중앙화되지 않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어플의 소비 활동은 토큰을 기반으로 이뤄지며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 또한 활용된 스마트 컨트랙트를 사용하는 한 기술적으로는 디앱이라 정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은 완전한 탈중앙화보다는 준탈중앙화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디앱이 모바일 어플 사용자에 의해 발견되려면 애플과 구글의 플랫폼 같은 중앙화 플랫폼 위에 얹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걸 굳이 거부하는 건 어리석은 거다. 

그럼에도 크리에이터앱은 상당 부분 블록체인의 요소를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 암호화폐 생태계에 사용되는 튠토큰, 그리고 암호화폐 지갑도 갖고 있다. 5~10년 후에는 구글 같은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도 완전히 탈중앙화된 서비스를 사용할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Q. 래퍼 윌아이엠과 핏불이 튠토큰 생태계의 어드바이저다. 이들을 어떻게 만났나. 그리고 그들이 튠토큰 프로젝트에 고문으로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윌아이엠(will.i.am)은 ‘크리에이터앱’의 어드바이저, 핏불(Pitbull)은 튠토큰의 어드바이저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  

미국 IT 매체인 테크크런치가 개최한 ‘테크크런치 스타트업 배틀필드 2017’이라는 경진대회에서 ‘레코드그램’이라는 어플을 출시해 최종 우승했다. 레코드그램은 그래미상 수상 프로듀서인 ‘DJ 블랙아웃’과 미국 유명래퍼 ‘밈스’, 그리고 나와 함께 2016년 2월에 공동설립한 회사이다. 어플과 회사 이름이 같다. 

튠토큰 창업자, 어드바이저(출처=튠토큰 홈페이지 캡처)

레코드그램은 이후 크리에이터앱으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기본적인 콘셉트는 같다. DJ 블랙아웃은 20년간 핏불의 힙합 음악 비트를 만들던 사람으로 핏불을 오랫동안 알아왔다. 

이후 나는 애플이 제작한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플래닛 오브 디 앱스’에 출연했다. 유명 래퍼 윌아이엠이 제작자인 프로그램이다. 거기서 윌아이엠을 알게 됐고 그가 우리 어플의 어드바이저가 되고 싶어 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음악 산업 주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음악은 만국공통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초국가적인 협업에 방해가 되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싶다. 한국 아티스트들이 미국, 일본, 인도 등 전 세계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어쩌면 언어 장벽 때문에 협업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음악은 공통의 언어다. 나는 케이팝, 제이팝 등 여러 음악을 좋아한다. 가사의 뜻은 완벽하게 모를지라도 음악 자체가 주는 울림 자체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크리에이터앱을 만들었다. 이 앱을 통해 전 세계적인 협업이 가능하다. 음악 제작을 위한 툴과 리소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을 생태계 내에서 공유하며 SM, 빅히트, 미스틱 같은 기획사의 눈에 띄어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음악을 둘러싼 여러 주체들이 이 어플을 통해 모여 각양각색의 시너지를 만들어내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