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리브라 출시 여정 길어질 것”…’규제기관 반발 의식했나’

페이스북이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해 “시기 적절하게 개발될 것으로 보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규제당국의 잇따른 지적을 의식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리브라 디지털 화폐가 2020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수많은 요인들이 리브라 출시를 막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 6월 리브라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후 국회의원과 규제당국의 반발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리브라는 여러 국가의 정부와 규제기관의 철저한 검토를 받아왔다”며 “이같은 조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페이스북은 이와 함께 디지털 통화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리브라의 시장 수용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16~17일 미국 상·하원의 청문회에서 리브라 전자지갑 개발사 칼리브라(Calibra)의 데이비드 마커스 대표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돈을 거래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며 안전한 지불 방식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대치되는 발언이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해 “우리는 리브라의 출시 여정이 길어질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 “혼자서 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 리브라협회의 또다른 멤버들과 계획을 빠르게 공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페이스북은 미 의원과 규제당국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아온 바 있다. 지난 16일 상원 은행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상원 의원은 “의도와 상관없이 페이스북은 신기술이 수반하는 영향력을 존중하지 않아 위험한 존재가 됐다”며 “마치 어린애가 성냥갑을 휘두르며 초가삼간을 여러 차례 태워놓고 이를 ‘경험으로 배우는 것’이라고 둘러대는 것과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개방적이고 연결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동시에 어마어마한 돈을 벌기 위해 페이스북은 나머지 사람들을 대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공화당 숀 더피(Sean Duffy) 하원 의원은 지난 17일 하원 금융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누구나 20달러 종이 지폐를 좋은 일에나 범죄에 쓸 수 있다”며 “페이스북에선 총기류 판매를 허용하지 않는데, 만약 내가 총기류 판매상(딜러)이라면 리브라를 이용해 총을 팔 수 있냐”고 지적했다.

썸네일 출처: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