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판 공시 만든 크로스앵글 김준우 대표…’넥슨맨’ 타이틀 떼고 블록체인 넘어온 이유는

싹을 틔우는 모든 산업에는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선구자가 존재한다. 블록체인·암호화폐 분야에서는 크로스앵글의 김준우 대표가 그런 인물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 플랫폼 ‘쟁글’을 개발해 사기와 투기로 얼룩진 이 분야를 믿을 수 있는 정보로 씻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쟁글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처럼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직접 회사에 관한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다. 또 이들 정보를 분석해 투자자 등이 프로젝트의 사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이길 수 있는 싸움도 있지만 지더라도 해야만 하는 싸움이 있습니다. 저는 블록체인 기술이 지더라도 해야만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증권과 삼성전자, 넥슨 지주사 NXC의 벤처캐피탈 자회사에 몸담았던 김 대표가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에 뛰어든 이유다. 지난 5일 서울 강남의 블록인프레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을 ‘아름다운 가치’라고 표현하며 쟁글이 지향하는 생태계를 제시했다.

크로스앵글 김준우 대표

Q. 전통시장에 있을 때 블록체인을 바라 본 시각이 궁금합니다.

전통사업에서 블록체인 보다보니 적어도 이런 부분들은 있어야 내가 움직일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스터디 그룹으로 시작했다가 인원이 늘어나다 보니 50명 정도가 됐고, 50명이서 스터디 모임을 할 순 없겠구나 해서 발전한 게 작년 10월에 열렸던 낫포세일 세미나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공시 제도와 같이 투자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보가 아예 없었어요. 애초에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없었던 것이죠. 기존 제도권 방식 펀드 규약이든 지금 시장에서 무언가를 움직이려면 메커니즘을 움직일 수 있어야하는데 그런게 없었고, 정보를 모아보자 하다가 크로스앵글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블록체인 기술은 초기여서 개선할 게 많았지만 블록체인의 철학 자체에 동의했어요. 저는 인터넷이 양적인 정보 제공으로의 확장에 역할을 했다면, 블록체인은 정보의 질적인 측면을 확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무연결 사회에서 초연결 사회로 연결됨으로써 정보 자체가 없었던 상황에서 양적인 정보 제공 확장에 역할을 했죠. 블록체인은 정보가 질적으로 맞게 전달되는지, 정보의 소유권이 적합한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지 등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 탈중앙화라는 것도 결과론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왜 대기업이 개인의 정보를 통제하고, 개인의 정보로 인한 혜택을 중간자가 가져가는지 등 이런 질문을 하다보니 블록체인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봤고, 인간의 윤리성과 관련된 것을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봤어요. 이외에 며칠 걸리던 해외 송금을 매우 빠르게 저렴한 수수료로 가능하게 한 것 등과 같이 가능성을 보여준 것들이 많아요

‘바위에 계란치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가치를 믿는 사람들은 그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이길 수 있는 싸움도 있지만 지더라도 해야만 하는 싸움이 있습니다. 저는 이 기술이 지더라도 해야만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해 이 산업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저 외에도 정보의 질적인 측면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의 성숙도에 비해 똑똑한 사람들이 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블록체인의 가치와 관련해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애초에 새로운 게 나오려면 대부분 이상주의자들의 독특한 관점에서 시작이 돼요. 

저는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해외 유명 패션쇼나 컨셉카에 비교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샤넬과 같은 해외 유명 패션쇼를 보면 비현실적이게 보일 수도 있는 패션들을 보여주죠. 저는 이것이 시대적 흐름을 이겨나갈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당장 패션쇼 무대 위의 옷들을 현실에서 입고다니기는 힘들겠지만, 사회나 기업이 그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재해석하면서 현실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올해는 복고풍이다’와 같은 트렌드를 만들어내요. 컨셉카도 마찬가지고요.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관련해 확장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기술이라고 비판한다면, 인터넷 초창기에 구글 공유 문서를 이야기하면 TPS(초당거래처리속도)가 이것 밖에 안나오는데 말도 안되는 것이란 말이 나올 것입니다. 지분증명(PoS), 작업증명(PoW)은 아예 중앙화되지 않은 분산화 과정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과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사람의 무신뢰성을 기술이 대체해준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1세대 패션쇼와 컨셉카와 같이요. 

Q. 블록체인 산업으로 넘어오면서 확신을 가지게 된 부분은 무엇인가요?

외부에서 좋은 기회를 본 후에 움직이겠다라는 것은 안에서 보지 않으면 한 발 늦은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제대로 판단하려면 현장에 들어가봐야 실패 사례 등을 알 수 있다는 것이죠. 

많은 기업들이 완성도가 높아지면 시작해야지라고 얘기하는데, 그것을 안에서 몸소 겪어가면서 이게 없구나라고 느끼는 것과 밖에서 보는 건 차이가 큰 것 같이요. 좋은 프로젝트가 내부적으로 나오더라도 하던 사람들은 본인이 무엇이 부족한지 아는 반면, 외부에서는 알지 못하죠. 안에 있어야 이 기술이 어떤 측면에서 더 좋고 활용성이 좋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들어와서 진행하다보니 회사 방향과 서비스 방향도 전보다 정교화됐죠.

Q. 크로스앵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으로 치면 다트(DART), 미국 에드가(EDGAR), 일본 에디넷(EDINET)과 같이 각 시장에 존재하는 공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로벌 유일의 암호화폐 공시제도를 만들 예정이에요.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투자를 기존 시장에 비교해도 되냐라고 묻는다면 ‘무조건 된다’ 라고 생각해요. 주식 파생상품, 채권 이런 것들을 다 떠나서 투자자들과 운영하는 회사와의 관계라고 보기 때문이죠. 회사는 무조건 공개하기 싫어하고 투자자들은 불안하니까 하나라도 알고 싶어 하는데, 그 간극이 적당히 합의를 이룬 게 공시제도에요.  

증권시장을 보면 1차 시장은 기업 공개라는 게 이루어지고 2차 유통시장은 사고 파는 사람들이 있으며 다트라는 곳에서 기업 공시가 꾸준히 운용되면서 마켓플레이스가 형성이 되죠. 판매가 되려면 정보가 있어야하니, 기업의 세일즈가 퍼블릭으로 가면서 유통 정보도 퍼블릭으로 가는 형태에요. 

한편, 암호화폐 시장을 보면 ERC20을 통해 발행권 허가가 없는 상황에서 기술이 발행을 대체하다보니 불특정다수에게 토큰을 팔기 시작하고, 유통 시장에서 상장되면 (가격이) 빠지는 형태에요. 유통시장을 지지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죠. 주식시장은 기업 공개와 정보 공개가 있는데,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토큰 공개는 하면서 정보는 프라이빗에 머물고 있는 것에요. 토큰이 퍼블릭 세일을 하려면 퍼블릭에 맞는 정보 공개가 돼야 유통시장이 유지가 됩니다.

많은 프로젝트들은 지금 공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공시를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가 프로젝트의 비전을 무조건 믿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공시는 프로젝트를 귀찮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프로젝트들이 주면 되는 것을, 마켓메이킹 형태로 가려다보니 프로젝트들도 불필요한 곳에서 힘을 빼고 있어요. 잘하고 있으면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됩니다. 평가에 맞게 투자 유치하고 (우리 토큰을) 팔고 나갈 필요 없다는 신뢰를 줄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로스앵글의 창업 멤버는 기존 투자, 전통회사에서 넘어온 저를 포함해 오픈서베이 창업 및 닥터키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이현우 공동 대표, 글로벌 보안 회사 출신으로 국내 지사장 등을 역임하고 ICO 프로젝트를 공동 창업한 경험이 있는 박해민 공동 대표 총 세명으로, 세명이 보는 관점이 아예 다르기에 ‘크로스앵글’이라는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같은 업계를 보지만 기술 서비스 관점, 내외부 관점 등 여러 관점에서 계속 교차해서 보자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Q. 공시 기준이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공시기준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첫 두달은 공시기준 만드는 것에 힘을 쏟았어요. 다트 시스템과 에드가, 에드밋, 국제 신용평가사, S&P 평가기준 등을 교집합 해 IT기업에 적용 가능할 수 있는 것부터 공시항목에 넣어서 확장하는 형태로 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공시항목 95%이상이 같아요. 직원 수, 사업성, 주요 임원 변동, 글로벌 M&A 등등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기준에서 출발했어요. 대부분 거래소 대표들은 (공시 기준으로 보고) 납득 가능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Q. 크로스앵글 공시제도에 공개된 프로젝트 현황이 궁금합니다. 

이달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에요. 현재까지 정보를 모으는 등 여러 형태로 공시에 공개된 것은 120개 프로젝트에요, 100위권 내 프로젝트가 30-40% 비율이고, 500위권 내 프로젝트가 15% 차지합니다. 이중에서 공시 기준에 맞춰 정보를 성실하게 하는 곳들은 20곳 정도 돼요.

성실하게 제공하는 20곳 중 한국 프로젝트로는 메디블록, 에어블록, 인슈어리움 등이 있고 러시아계 프로젝트 인솔라 등도 있습니다. 

실제로 성실한 프로젝트들은 오히려 찾아와서 스캠(사기) 딱지 떼고 싶고 더이상 스캠이란 소리 듣고 싶지 않다, 떳떳한데 욕먹기 싫다고 찾아오는 곳들도 있고,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월에 첫 거래소 파트너십을 시작해 두달 남짓하는 동안 고팍스, 빗썸, 코빗, 씨피닥스, 한빗코, 비트소닉, 코인원 등 암호화폐 거래소 파트너십을 하나 하나 확장해가고 있고, 해외쪽으로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금융청에 등록된 일본 메이저 거래소 네 곳과 중대형 거래소들 두군데를 추가로 법률 검토중에 있고 유럽, 미국 쪽도 논의중에 있습니다. 차차 메이저 마켓들에 대한 사용 측면을 구축해나갈 계획이에요. 제 3국 시장 동남아와 남미 같은 곳들도 연락하고 있습니다.

Q. 공시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요?

기업과 거래소, 투자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일단 기업 입장에서 블록체인 기술 단에서의 협업을 알아보거나 프로젝트를 알아보려고 할 때, 공시가 없는 상태에서는 정보가 없으니 밑도 끝도 없이 찾아봐야 해요. 현재 쟁글 엔터프라이즈 베타가 론치됐는데, 기업들 입장에서는 해당 서비스로 프로젝트를 조회해볼 수 있고, 카테고리 별로 기본 내용을 다 검색해볼 수 있어요. 

거래소들은 상장을 원하는 프로젝트들이 있을 때, 전세계 프로젝트의 백서를 다 읽어보기 힘들고, 글로벌 딜 소싱 하거나 상장 후에 정보를 계속 팔로업하는 것에 어마어마한 인력이 필요한데, 각 거래소에서 혼자 하기는 힘들어요. 그래서 상장 프로젝트 신청이 왔을 때, 쟁글을 통해 보지 않던 정보까지 포괄해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전달받음으로서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정보를 찾으러 다닐 필요 없이, 상장 정기 공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글로벌하게 흩어져있는 프로젝트의 온체인, 오프체인 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프로젝트들도 상장하려면 담당자를 찾는 등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데, 한개의 상장 기준으로 전세계 모든 거래소에 어프로치가 되고, 커뮤니티 또한 텔레그램 방을 가입하지 않으면 모르는 이야기들도 공시에 올라와 커뮤니케이션도 깔끔해지고 신뢰도 줄 수 있죠.

프로젝트와 거래소의 약간의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훨씬 큰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아름다운 가치에 동의하는 거래소들이 파트너십에 합류했죠. 

Q. 낫포세일 세미나도 눈길을 많이 끌었습니다.

기업들 대상으로 진행됐던 낫포세일 블록체인 세미나는 블록체인 기술을 쓰라는 자리가 아니었고, 쓰지 않아도 되는데 모두가 열광하는 것이라면 정말 아무 것도 없겠나, 무언가는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열게됐던 거에요. 대부분 왜 블록체인을 하지 않냐고 물으면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었어요. 오히려 하고 있는 회사들은 맞든 틀리든 가능성을 보고 움직이더라고요.  

정기적이진 않지만 9월에 도쿄, 싱가포르 등에서 낫포세일 세미나를 할 예정이고, 미국과 러시아, 유럽 등에서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낫포세일은 다들 기술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다른 이야기를 해서 눈길을 끌었던 것 같아요. 

낫포세일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블록체인으로 회사들이 무엇을 해봤고, 무엇을 할 계획이고, 어디까지 해봤고, 무엇을 해볼 수 있을지의 가능성’ 이것만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고 해요.   

Q.다음학기부터 연세대학교  경영학부에서 블록체인 강의를 하신다고 들었어요.

연대 경영대 학장님이 낫포세일 세미나를 오셨어요. 블록체인을 왜 쓰고 어디에 쓰이는지 학생들도 들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셔서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경영대에서도 비이공계도 전부다 기술 이야기만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들 기술 이야기 할 때, 연대 경영은 경영학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어떻냐, 어떻게 쓰일 수 있고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교수님께서 학생들한테도 이야기해주면 좋겠다고 이야기가 진행돼서 다음 학기에 겸임교수로서 학부 대상으로 ‘블록체인과 혁신산업’이라는 수업을 진행하게 됐어요.

블록체인을 활용해 사업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기존에는 어떤 사례들이 있었는지 이론보다는 실사례나 현황들에 대해 강의할 생각이에요. 아직 이 산업은 한 사이클을 돌지 않은 곳이라 연역법을 기대할 수 없고, 귀납법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을 살펴보면서 트렌드를 찾아내고 고민해보자, 사업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바라보자 이런 내용이에요. 

Q. 끝으로 크로스앵글의 주요 목표가 궁금합니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크로스앵글의 공시제도를 사용하는 랜드마크 확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하게 공시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프로젝트에도 가치를 주고, 블록체인 회사 거래소, 사업적 활용, 투자등 다양한 관점에서 활용될 수 있는 정보 창고로 이용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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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 출처 : 크로스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