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미국, 디지털통화 주도권 가져야”…청문회 수놓은 ‘말말말’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 칼리브라 대표는 “미국이 디지털 통화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리브라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집중 공격이 이어지자 타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흐름을 전환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커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이 행동에 실패하면, 미국과는 지향 가치가 근본적으로 다른 나라가 디지털 통화의 주도권을 쥐는 것을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문회가 열리기 전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도 “만약 미국이 디지털 통화와 결제 영역에서의 혁신을 리드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가 할 것”이라며 “리브라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미국 규제기관의 리브라 승인을 요청하기 위해 타국과의 경쟁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마커스 대표가 언급한 타국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인민은행(이하 PBOC)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이하 CBDC)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리브라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내비쳤다.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 일간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PBOC 왕신 연구소장은 베이징대서 열린 세미나에서 “시장 지향적인 기관을 조직해 CBDC 연구 및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중국국무회의의 승인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 리브라를 겨냥해 “새로운 글로벌 디지털 통화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정부의 관점에서 우리는 (리브라가) 금융 서비스, 통화 정책,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PBOC 후앙 이핑 통화위원회 전 위원은 “리브라의 탄생은 중국 디지털 통화 규제당국에 경보(alert)를 울린 것”이라며 “리브라가 결제 기능 이상의 역할을 맡게 되면 글로벌 화폐 시스템의 규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상원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의 신뢰 이슈에 대해 집중적으로 꼬집었다. ‘과거 개인정보 유출 파동을 겪은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를 믿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상원 셰로드 브라운 의원은 “페이스북은 의도적으로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겠지만, 확실한 건 그들이 다루는 기술의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마치 성냥갑에 손을 댄 어린이처럼 집을 불태우고서 그걸 학습 경험이라고 불렀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은 우리의 신뢰를 얻을 자격이 없다”며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운 의원이 ‘사람들이 힘들게 번 돈을 정말 페이스북에 믿고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마커스 대표는 “페이스북은 특권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만약 그 질문이 모든 자산을 리브라에 맡겨도 되는지를 묻는 거라면, ‘그렇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썸네일 출처: 미 상원 은행위원회 홈페이지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