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인베이스 창립자·엔젤리스트 대표 뭉친 ‘EHF’, 혁신가들 모이는 이유는?

‘에드먼드 힐러리’ 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을 오른 최초의 산악인으로 담대함과 개척자의 상징이다. 뉴질랜드에선 국가적인 영웅이다. 

그의 진취적 담대함에 착안해 2017년 초 혁신적인 기업가 및 투자자 네트워크이자 독립적인 비영리 재단 ‘에드먼드 힐러리 펠로우십(EHF·Edmund Hillary Fellowship)’이 설립됐다. 뉴질랜드를 기반으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EHF 멤버들은 ‘글로벌 임팩트 비자(GIV)’를 받을 수 있다. 세계 유일한 GIV는 임팩트를 주제로 한 혁신가들이 3년동안 뉴질랜드에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비자다.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도 함께 받을 수 있고 3년 후에는 영주권으로 전환도 가능하다. 

코인베이스 공동창업자 프레드 어삼(Fred Ehrsam), 스타트업 투자플랫폼 ‘엔젤리스트’의 대표이자 코인리스트, 메타스테이블 캐피탈 창립자인 나발 라비칸트(Naval Ravikant) 등 40개국 이상 208명의 혁신가들이 EHF에 모여있다. 

엔젤리스트 나발 대표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심사숙고하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 비자 프로젝트”라고 말하기도 했다.

임팩트 혁신가들이 모인 EHF의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인 요세프 아엘레(Yoseph Ayele)은 에티오피아, 케냐 등 4개 대륙 6개 국에서 살았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공부를 했고, 미국으로 와 실리콘밸리 기술 스타트업 ‘인플렉션’ 등에서 일하기도 했다. 비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경험 등을 발판삼아 이번 사업을 창업했다.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뉴질랜드 정부와 함께 두개의 백서도 발간하고 금융위원회 등과 함께  정책을 만들어가는 등 정부와의 협력도 활발히 하고 있는 에드먼드 힐러리 펠로우십 요세프 아엘레 대표와 지난 1일 성수동 커먼그라운드에서 만났다. 

Q. 자기 소개 및 에드먼드 힐러리 펠로우십에 대한 설명을 해주세요.

EHF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를 맡고 있는 요세프 아엘레입니다.하버드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테크 업계에서 일해왔어요. 이후 미국의 이주 정책이 망가지면서 미국 비자와 요건이 매치가 되지 않았고, 글로벌 임팩트 비자를 설립하게 된 동기가 됐죠. 이 비자는 사업가들을 위한 유연한 비자프로그램입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사업가들에게 굉장히 열려있어요. EHF는 해당 전체 비자 프로그램을 구상했고 퍼블릭/프라이빗 파트너십 등을 도와주고 있어요.

EHF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가나 혁신가들에게 인큐베이팅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현재 40개국 이상의 208명의 펠로우가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분야에서 가장 큰 클러스터, 펠로우 그룹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Q. 뉴질랜드와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뉴질랜드가 중점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바로 ‘가치 접근’ 입니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글로벌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또한 뉴질랜드는 프라이버시 측면, 네트워킹 측면, 환경적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국민들은 개인정보보호, 사생활 보호 때문에 주민등록번호가 없어요. 정부가 프라이버시를 위해 국가 행정 서비스를 디지털화 하는 것에 투자를 많이 한 결과죠. 국가 행정 서비스에 로그인 할 때 (주민번호 없이도) 이용할 수 있어요. 교육, 공공 서비스 등등 각 분야마다 별도의 다른 기관들이 관리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어요. 하나의 기관이 모든 것을 관리하면 모든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때문에 프라이버스 우려로 정부에서도 로그인 서비스를 더 개발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기술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어요. 

특히 신기술, 온라인뱅킹 기술 분야를 이끄는 국가로 금융이나 핀테크 분야, 항공 우주 산업  강국이고 혁신 친화적입니다. 모든 리더들이 같은 공간에 있기에 시너지를 내기도 좋죠. 전 지역의 3분의 1이 청정 보존 구역이죠. 깨끗한 환경 속에 집중도 잘 되고 뇌 활동도 잘돼 혁신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Q. 블록체인쪽 연사들이 커뮤니티에 많이 들어왔는데, 이 관계자들이 EHF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뉴질랜드는 블록체인 혁신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선호할 특징이 많습니다. 일단 뉴질랜드는 규모가 작지만 트렌드에 민첩하고 동서양을 연결하기 좋은 위치에 있어요. 영어 사용 국가이고, 정부 신뢰도 가치와 자유도 또한 높죠. 

특히 뉴질랜드는 글로벌 임팩트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타입의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해요.

실리콘밸리와는 또 다르죠. EHF 펠로우들은 뉴질랜드 정부와 함께 일하면서 블록체인 프레인워크 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뉴질랜드는 정책에 열려 있어 블록체인 혁신 부문에서 일하고 싶고, 뉴질랜드에서 거주하고 싶다면 이에 대해 유연한 입장이에요. 

일하기 좋은 환경(쾌적한 환경), 블록체인, 비즈니스 인플루언스 이 세개가 만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굉장히 다른 생태계죠.

Q. 그렇다면 EHF와 실리콘밸리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실제적인 임팩트(Actual Impact)’에요. 

EHF는 임팩트에 강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반면 실리콘밸리는 비용적 측면에서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세상에서 제일 돈 많이 버는 큰 회사가 되자”라는 것과 같아요. 소사이어티 같은 것 보다는 ‘성장, 성장, 성장’만 외쳐요. 성장 집중이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실리콘밸리는 ‘기술이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라는 마인드지만, EHF는 ‘기술이 경제 시스템을 바꾸는 툴’이라는 마인드에요. 

실리콘밸리가 기술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EHF는 기술을 도구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볼 수 있죠. 뉴질랜드는 국내총생산(GDP)를 산정할 때 가장 주요 요소로 ‘휴먼 웰빙’을 봐요. 웰빙지수로 사람들의 성공을 판단하는 것이죠. 매우 진보적인 생각을 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어요.

에드먼트 힐러리 펠로우십 멤버들

Q. 현재 EHF 6기를 모집중이라고 하셨는데요. 가입 조건과 혜택은 무엇인가요?

요구 조건은 크게 다섯가지에요. 먼저 세상의 큰 문제에 적용되는 것인지,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실행력이 있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가, 긍정적이고 활동적인 커뮤니티 멤버가 될 수 있는가, EHF의 가치와 잘 맞고 이를 잘 이해해 스스로 EHF와 뉴질랜드를 알릴 수 있는 사람인가 등입니다.

EHF 펠로우십이 제공하는 혜택으로는 먼저 글로벌 임팩트 비자 3년이 가능하다는 점이에요. 영주권으로 전환이 가능하고 파트타임, 풀타임 모두 비자 제공이 가능합니다. 

대부분 취업 비자는 프로젝트에 포커스가 돼 있어서 프로젝트가 잘 안되면 비자가 만료되죠. 글로벌 임팩트 비자는 프로젝트가 아닌 ‘사람’을 중점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잘 안되더라도 비자를 유지할 수 있어요. 또한 비자 소지자의 자녀들에게 교육이 무료로 제공되고, 건강보험도 제공됩니다. 프리 비자 있으면 배우자나 파트너한테도 제공이 되고 3년 후에는 영주권 전환되는 비자입니다.  

두번째 혜택으로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들 수 있어요. 전세계의 다양한, 똑똑한 펠로우들을 만날 수 있고요. 개인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협업하는 공동의 임팩트 그룹으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는 뉴질랜드 생태계의 일환이 된다는 것이죠. 뉴질랜드라는 큰 플랫폼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뉴질랜드에는 혁신가들을 강하게 지지해주는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Q. 경쟁률이 꽤 치열할 것 같은데 지원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현재 모집 중인 6기는 최소 28명에서 최대 65명을 선발할 계획입니다. 온라인으로 지원하는데, 원할 경우 짧은 영상을 첨부할 수 있고요. 인터뷰, 추천서, 평판 조회 등을 판단한 뒤 연간 2회 선발합니다. 

현재 EHF는 10~15%가 기본적으로 임팩트 영역에서 일하고 있어요. 혁신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훨씬 기회가 많습니다. 

EHF에는 혁신적인 사업가, 다큐멘터리 메이커, 훌륭한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팀을 꾸리기에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팀을 미리 짜서 구조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없죠. 가장 나이가 적은 사람이 22살, 가장 많은 사람이 69살이에요.

EHF에 한국인은 아직 아무도 없어요. 우리는 세계적인 변화를 일으킬 촉매제 역할을 하고 싶어요. 뉴질랜드와 협업하고 싶거나 이 생태계를 이해하고 싶은 분이라면 누구든지 환영입니다.

Q. 뉴질랜드 정부와도 같이 하고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정부의 블록체인에 대한 입장도 궁금합니다.

네. EHF는 이미 뉴질랜드 정부와 함께 블록체인 공공서비스 활용 방안 등을 내용으로 한 2개의 백서를 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블록체인 기업과 관련한 주요 정책들을 세워놓는 등 블록체인 기업을 전적으로 지원해주는 분위기에요. 

하지만 암호화폐 부분과 관련해서는 AML 등의 이슈로 정부에서 관찰자 시각을 유지하고 있긴 합니다. 은행에 암호화폐를 허용하거나 이런 부분은 천천히 진행되고 있지만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기업 운영은 열려있습니다.  정부 규제만 잘 지키면 정부는 문을 열어놓고 대화할 준비가 돼있는 상황이에요.

Q. 한국을 방문해 커뮤니티 등을 접하며 느낀 점들이 궁금합니다.  

한국 커뮤니티에서 젊은 사업가들을 만났는데 정말 놀라웠습니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한다는 강한 의지를 느꼈어요. 코워킹 코리빙 플레이스 논스도 방문했었는데 새로운 형태의 기업가들이 생겨나는 것들이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의 많은 혁신가들이 EHF에 조인했으면 좋겠어요. 한국과 뉴질랜드는 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국가라는 공통점도 있고요. 뉴질랜드는 국가 단위의 엄청난 플랫폼이고 아태지역(APAC)과도 중요한 관계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비교해 뉴질랜드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다양성입니다. 뉴질랜드는 43%가 이주민이죠. 다양성이 가장 많은 도시 중에 하나입니다. 국제적인 마켓과 국제적인 생태계, 커뮤니티로 이뤄져 있어요. 전세계 다양한 사람들과 팀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죠. 국제적이라는 것은 또한, 어떤 국가든지 서비스와 프러덕트를 팔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니기도 합니다.

썸네일  출처 : Yoseph Aye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