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플랫폼 관리도 못하면서”…인터폴 행사에 소환된 페북 ‘리브라’

4일(현지시간) 인터폴 행사에서는 페이스북이 여러 차례 언급됐다. 주로 부정적인 맥락이었다. 내부 직원이 콘텐츠를 필터링하다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을 앓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거론됐다. 이처럼 플랫폼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터폴월드2019’ 기조연설은 사이버 공간에서 공공보안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주제로 진행됐다. 유럽형사경찰기구(Europol, 유로폴)의 유럽사이버범죄센터(EC3) 메리 에이컨(Mary Aiken) 고문이 연단에 섰다.

에이컨 고문은 “소셜미디어가 자기 플랫폼을 관리 및 규제하는 데도 실패한 와중에 이젠 은행이 되려고 한다”며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What could go wrong)”고 꼬집었다. 관객석에서는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지난해 9월 미국 IT매체 바이스의 보도를 인용해 소셜미디어로 인한 사이버 범죄에 주목하기도 했다.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페이스북 콘텐츠를 필터링하던 내부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다. 혐오 표현(hate speech), 폭력적인 이미지, 선정적인 영상, 사이버불링 등 정책에 위반되는 콘텐츠를 삭제하다가 PTSD를 앓게 됐다는 주장이다.

미국 수사드라마 CSI에 나오는 연방수사국(FBI) 에이버리 라이언이라는 등장인물(좌측)은 에이컨 고문(우측)을 토대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CSI)

에이컨 고문은 “소셜미디어는 자기들이 ‘제공자’가 아니라고 하지만, 더는 이런 식으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면서 “*필터 버블로 인해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범죄가 보편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 : 추천 알고리즘과 개인화 검색 결과 탓에 이용자가 선별적으로 정보를 얻게 되는 현상. 소셜미디어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로 인해 이용자가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정보로부터 점차 분리돼 사회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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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되려는 소셜미디어’는 지난달 18일 자체 암호화폐 백서를 공개한 페이스북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은 ‘리브라’(Libra)라는 가치 안정화 코인을 통해 테크핀(Tech-fin)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위스에 위치한 리브라협회는 마스터카드, 비자, 리프트, 이베이, 스트라이프, 페이팔, 스포티파이, 우버, 코인베이스 등의 파트너와 함께 네트워크 운영을 이끈다.

리브라 백서는 곧바로 규제 당국의 반대에 마주했다. 오는 16일과 17일 각각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위원회의 공청회를 앞두고 있다. 상원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고려사항’을, 하원은 ‘리브라가 소비자, 투자자, 미국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력’을 주제로 공청회를 연다. 또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은 “소비자 보호와 규제 측면에서 리브라에 아주 높은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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