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범죄 해결하려면”..세계경찰 입지 다지는 인터폴, 대응책은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터폴월드2019’ 에선 암호화폐를 주제로 한 전문가 워크숍이 열렸다. 익명 네트워크 토르(Tor)나 I2P(Invisible Internet Project)를 포괄하는 다크넷(Darknet)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코인이 각종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했다.

인공지능(AI)이 이제 막 거버넌스에 대해 논하는 단계라면 글로벌에서 활용되고 있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대응책을 필요로 하는 모양새였다. 데이터 교류, 초국가적 협력을 강조하면서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 이하 인터폴)의 입지를 다지는 움직임도 엿볼 수 있었다.

‘인터폴월드2019’ 둘째날인 3일(현지시간) 행사장에서는 전날 진행했던 ‘다크넷과 암호화폐’ 워크숍을  회고하며 시작됐다. 

행사 진행을 맡은 인터폴 혁신센터 아니타 헤젠버그(Anita Hazenberg) 디렉터는 워크숍을 통해 “30개국에서 80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며 “(범죄 활동을 가명화하는 등의) 도구 사이에 데이터 교류가 부족하다는 점이 강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폴 클라우드 서비스에 다크넷 모니터, 그래프센스(Graphsense) 등의 툴을 구축하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래프센스는 암호화폐 트랜잭션(거래) 장부를 분석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연단에서 암호화폐와 다크넷에 대한 2일 워크숍 내용을 설명하는 헤젠버그 디렉터.

다크넷을 통한 사이버 범죄에 대한 인터폴의 관심은 암호화폐 추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경각심이 인터폴의 역할과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규제안을 권고했던 것처럼 암호화폐로 인한 초국가적 협의가 탄력을 받는다는 뜻이다.

전날 기조연설에서 인터폴 김종양 총재는 “디지털 융합은 암호화폐 지갑을 통한 (부적절한) 모금 등으로도 나타난다”며 “디지털 차세대에 맞춰 국경을 넘나드는 경찰 활동(policing)에 대비해야 하고, 이는 단일 주체가 아닌 협조를 통해 함께 해나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인터폴 웨르겐 스톡 사무총장도 “기업과 데이터 협약을 맺어 산업계와 파트너십을 늘리는 등 게이트웨이(Gateway)로 자리매김하려 한다”고 말했다.

G20에 맞춰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V20 가상자산 서비스공급자 정상회의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던 전하진 자율규제위원장은 블록인프레스와 인터뷰에서 “각 국간 폭넓은 정보 교류를 지원하고, 글로벌 산업 규제를 준수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CCTV 카메라가 있어서 안심하는 사람이 있고, 불안해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암호화폐를 정상적으로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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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V20)

한편, 일각에선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초국가적 규제 협의에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요구해 장외거래(OTC) 시장이 오히려 커질 가능성이 있는데다, 규제안이 범국가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효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했던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몇 년간 암호화폐 자산이 사용되고 있다”면서도 “G20 국가에서는 관련 규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 투명성을 위해 요구되는 조건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침해하는 수준이라면 유럽의 *GDPR이나 국내법과 상충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GDPR(일반 개인정보보호법,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 EU 회원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법률로 지난해 5월 발효됐다. 정보주체 권리(처리제한권, 정보이동권, 삭제권, 프로파일링 거부권), 기업 책임 강화, 개인정보의 EU 역외이전 요건 명시, 정보 보관 기간 제한, 개인정보보호책임자(DPO) 지정 등의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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