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방지 규제에 머리 맞댄 코인 전문가들, “도로교통법으로 비행기 막는 셈”

암호화폐 업계 전문가들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규제 권고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오는 22일 최종 확정될 ‘7-비(b)’ 항목을 두고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ATF는 암호화폐 산업 규제 권고안에서 암호화폐 송수신자의 개인정보수집과 관련된 7-비 항목만 남겨둔 상태다. 해당 권고안은 지난 2월 마련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21일 오후 서울 신사동 팍스넷에서 FATF의 규제 권고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미쯔비시은행 김진희 이사, 한국블록체인협회 전하진 자율규제위원장, 센티넬프로토콜 패트릭 김 대표가 참석해 규제 권고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이사는 “규제권고안 7-비 항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나 지갑 업체는 은행처럼 자금이체자(originator)와 자금수령자(beneficiary)의 정보를 서로 넘겨줘야 한다”며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FATF는 7-비 항을 확정하지 않은 이유로 기술 문제를 꼽았다. 홈페이지에는 ‘기술적인 점을 고려해야 하는 탓에 7-비 항이 확정되지 않았다. 해당 항목에 대한 민간과  전문가들의 서면 의견 수렴을 막 끝냈다’고 게재돼 있다.

출처: FATF 홈페이지. 7-비 항이 아직 미확정 상태라는 점을 공시하고 있다. 

해당 항목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대표는 “FATF가 암호화폐 사업자를 ‘가상자산 서비스 공급자’(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 VASP)로 정의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트래블 룰’*이 걸린다”며 “트래블 룰을 VASP에 적용하게 되면 오히려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래블 룰(Travel Rule) : 금융기관이 특정 자금을 금융기관에 이체 시 특정 정보를 넘겨줄 것을 명시한 미국 은행법.

전 위원장은 FATF의 규제 권고안에 대해 ‘비행기를 도로교통법으로 막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오가는 사이버 공간은 사유의 공간이자, 탈국경적인 곳”이라며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거래되는 곳은 지상의 영역이 아닌 새로운 인프라이니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어 “암호화폐가 현금화되는 시점에서만 각 국가의 실정에 맞게 통제하는 게 현실적”이라며 “이제 막 만들어지고 있는 비행기를 도로교통법으로 막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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