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사태’ 해결책이 블록체인 될까? 전문가 의견 ‘팽팽’

최근 음악인들은  ‘멜론 사태’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국내 최대 음원서비스 플랫폼 ‘멜론‘은 유령 음반사를 만들어 저작권료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바흐 오르간 명곡선’ 등 저작권이 불분명한 음원을 통해 창작자에게 지급되는 저작권료 일부를 편취했다는 혐의다.

20일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실이 주최한 ‘저작물 공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블록체인 도입방향’에서도 ‘멜론 사태’가 언급됐다. 저작권료 정산, 관련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의 탈중앙성, 투명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 이전 과정을 추적하거나 콘텐츠 2차 창작을 장려하는 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현재로선 블록체인 외부에서 기재되는 데이터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만으로 정합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유령음반사가 ‘유령’음반사라는 점을 밝히는 데 별도의 기술이나 절차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법학과 교수, 지적재산연구원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단국대학교 법학과 남기연 교수는 “아직 신탁단체들이 명확하고 투명하게 저작권료 징수 및 배분, 정산을 진행하지 않아 관련 논란이 지속되는 듯하다”며 “멜론이나 *구름빵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창작자, 사업자, 유통업자, 소비자 사이에 정보 비대칭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구름빵 : KBS1 애니메이션. 지난 1월 원작자가 해당 저작권 소송에 패소해 관련 이슈가 제기됐다.

블록체인이 여러 주체에 의해 운영되는 공유 데이터베이스라는 점, 이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남 교수는 “정보 공유를 위해 가상화폐를 지급, 정보를 등록하고 제공하는 유인책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중고차 매매 시장에서도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이 기술들을 활용해) 거래 공정화를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지 공유의 가치를 근거로 해서가 아니라 블록체인, 암호화폐 기술의 장점을 저작권 문제를 접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저작권 등록 과정. (이미지 출처 : 한국저작권위원회)

블록체인투자연구소 송인규 소장은 “저작물, 지식 공유 목적만으로 쓰기엔 블록체인이 너무 비싼 저장고(스토리지)”라고 설명했다. 기록을 변조하기 어렵다는 점, 디지털 기록을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 공동창작 등 계약 관계 보존을 통한 분쟁 해소 △ 용량 작은 저작권 기록 및 관리 △ 1차 콘텐츠 가치를 높이는 2차 창작 보상 △ 저작권 거래 기록 추적 등이 가능성으로 거론됐다.

송 소장은 “한류 콘텐츠의 경우 스타와 팬 사이에 선물을 주고받는 등의 활동이 이뤄진다”며 “여기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결합하면 양자 간 활동이 원활해지고, 팬덤 강화에 유용하다”고도 설명했다. 저작권 관련 투명성을 제공하면서도 저작물 공유를 독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기술만으로 ‘멜론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멜론 사태’를 ‘’오라클 문제’와 유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라클이란 블록체인 외부(off-chain)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블록체인상(on-chain)에 기록하는 주체를 일컫는 개념이다. 그 종류에 따라 자동화, 제보, 패널티(심판) 유형으로 나뉜다.

멜론 운영사인 로엔은 ‘엘에스뮤직’이라는 유령음반사를 만들어 멜론에 음원을 등록했다. 저작권이 불분명한 콘텐츠였다. 설령 멜론의 음원 저작권 기록을 블록체인에 올렸다 해도 블록체인 기술만으로 엘에스뮤직이 유령음반사라는 사실을 확인하긴 어렵다. 음원 매출의 절반 가량이 저작권료로 지급되고, 나머지를 음원플랫폼이 가져가는 구조에서 블록체인상 자동화 계약(스마트 컨트랙트)는 양사에 자동으로 수익을 배분한다. 양사가 한몸이라는 것까지 파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 1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도 “그간 신뢰할 만한 오라클 기술이 부족했던 탓에 스마트컨트랙트 활용에 제약을 받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최진영 팀장은 “블록체인에 저작물 권리가 적용되는 시점에 해당 저작물의 제공자가 진정한 권리자가 아닐 수 있어 결국 누군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며 “허위 권리자가 진정한 권리자로 블록체인에 표시돼 분산 저장될 시 바로잡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치중립적, 본질적인 고민은 블록체인을 비롯해 아무리 좋은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유 의원은 “지난해 세미나에선 저작물 나눔을 통해 공익을 얻는 과정에 대해 고민했다면 이번 세미나는 그 취지를 어떻게 현실화할지에 대한 고민이 오갔다”며 “좋은 콘텐츠를 모으고, 자발적인 참여를 동기부여해 지속가능한 형태로 가져가는 데 소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토큰경제가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이 고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시도로서의 자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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