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레스토랑, 코인으로 즐기세요”…최현석 셰프 손잡은 삼성 출신 개발자 ‘누구’?

국내에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미슐랭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미슐랭가이드 2019에 이름을 올린 최현석 셰프의 파인다이닝 ‘쵸이닷’이다. 이곳에서는 푸드 테크기업 바이탈힌트의 암호화폐 ‘힌트’(HINT)로 결제가 가능하다.

레스토랑을 이용하려면 힌트로 원하는 메뉴를 선결제해야 한다. 암호화폐 지갑을 이용해 ‘힌트토큰 보내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토큰으로 이용가능한 레스토랑을 검색할 수 있다. 원하는 레스토랑을 선택하고, 메뉴를 결정해 음식 가격에 해당하는 힌트를 송금하면 된다.

힌트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레스토랑 이용 시 토큰 가격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또 페깅된 가격은 실제 토큰 가치보다 높게 책정돼 있어 사실상 가격 혜택을 받고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11일 바이탈힌트코리아의 정지웅 대표와 만나기 위해 크레이프로 감싼 해산물 라자냐와 바지락을 곁들인 봉골레 파스타, 포도 소스를 곁들인 양갈비 스테이크, 밀푀유 점심 코스 요리를 미리 주문하고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쵸이닷을 찾았다.

정 대표는 자취생 레시피로 유명한 푸드 콘텐츠 플랫폼 ‘해먹남녀’를 만든 인물로 2014년 바이탈힌트코리아를 창립했다. 푸드 빅데이터를 연구해 온 그가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하고, 암호화폐 결제 레스토랑을 열게 된 계기를 들어봤다.

쵸이닷에서 만난 힌트체인 정지웅 대표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삼성전자에서 네트워크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당시 양자 간 거래(P2P) 기술을 다루는 업무를 해서 블록체인이 등장했을 때 새롭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P2P에서 기술적으로 풀지 못했던 문제를 ‘암호화폐’라는 이해관계를 통해 해결하는 것을 보고 흥미롭게 생각했죠. 이해관계자가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이 문제를 기술로 푸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나 이해관계로 해결했다는 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죠.

이후 NC소프트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를 했어요. 인터넷에 존재하는 커뮤니티에서 트렌드를 캐치하고 분석하는 일이었죠. 2009년에는 패션 사업을 하게 됐어요. 실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의식주’에 집중했고, 이 중에서도 ‘의’를 다뤄보자고 생각했어요. 패션 소비자의 이해를 분석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하다가 2014년부터 ‘식’에 주력했어요. ‘해먹남녀’를 출시하게 된 것이죠.

Q. 블록체인 산업에 진입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흔히 해먹남녀는 콘텐츠와 커머스 사업이라고 생각하는데, 매운 맛을 계속 클릭하면 매운 맛을 추천하는 독자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었어요. 기술에 집중하려면 데이터가 많아야 했고요. 현재 대부분의 서비스에는 음식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요. ‘데이터 문제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가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하게 됐어요.

최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어요. 개인의 취향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온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있는 시대예요. 이제는 남성들도 1만 원이 넘는 디저트를 사먹어요.

이야기 도중 나온 에피타이저 라자냐

Q. 음식 데이터 이야기가 흥미롭네요. 내가 좋아할 만한 음식 추천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맞아요. 그리고 단순 추천 큐레이션뿐만 아니라 이용자에게 음식 혹은 음식점을 추천했을 때 결과가 만족스러운지에 대한 데이터도 중요해요. 음식이나 음식점에 대한 평가 혹은 리뷰를 하면 ‘힌트’라는 토큰 보상을 통해 이용자들이 리뷰 데이터 모집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Q. 음식 주문 시 결정장애를 가지고 있는 지인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유용한 서비스일 것 같네요.

사실 힌트멤버십의 모토가 ‘너 자신을 찾아라(Find yourself)’입니다. 힌트멤버십은 바이탈힌트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힌트체인의 멤버십 서비스이죠. 그래서 우리는 힌트체인을 ‘푸드 프로필 여권’이라고도 표현해요. 여기서 푸드 프로필은 소비자의 음식 취향, 음식 관련 습관 및 행동 데이터, 소비자의 신체 데이터를 구조화한 데이터 블록을 말합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해 데이터 주권을 찾을 수 있고요.

푸드 프로필 여권을 통해 소비자는 스스로의 음식 취향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세밀하게 들어가 기념일, 날씨 상황, 당뇨병 혹은 알레르기와 같은 신체 특징, 어떤 레벨의 비건인지 등까지 고려해 맞춤형 추천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나온 최현석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 봉골레 파스타

Q. 암호화폐 결제를 매장에서도 직접 할 수 있나요.

최현석 셰프는 블록체인으로 결제 지연이나 오전송 사례가 생기면 소비자 경험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어요. 이런 우려로 선결제 예약 형식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는 ‘노쇼 없애기 캠페인’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사실 레스토랑에서 노쇼는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이렇게 선결제를 하면 노쇼를 방지할 수 있어 레스토랑에서도 좋은 경험인 것이죠.

Q. 왜 암호화폐 이름이 ‘힌트’인가요.

‘음식에 대한 맛있는 힌트를 준다’는 뜻입니다.

코스 메인을 장식한 양갈비 스테이크

Q. 힌트를 직접 이용해보니 힌트 멤버십 혜택에 눈길이 갑니다.

실제 힌트 커뮤니티에 최현석 셰프와 오세득 셰프 레스토랑 인증샷이 많이 올라와요. 셰프들은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에 관심이 없었는데 힌트를 이용한 고객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놀라기도 했어요.

힌트 멤버십은 가격과 메뉴 면에서 특별한 혜택을 주고 있어요. 앞으로 힌트 멤버십 멤버들에게만 공개되는 특별 메뉴도 생길 예정입니다.

Q. 힌트체인의 로드맵이 궁금합니다.

힌트체인은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1차 파트너입니다. 클레이튼 자체 토큰인 클레이와 지분 스와프도 마친 상황이고요. 그래서 해먹남녀 이용자에게는 클레이 에어드롭도 진행할 예정이에요.

오는 27일 클레이튼 메인넷 론칭에 맞춰 카카오 클레이튼 기반 ‘해먹남녀 3.0’을 정식 출시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사용처가 생기는 등 새로운 소식이 그 즈음에 많이 나올 것입니다. 또 현재 힌트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소닉에 상장돼 있는데, 후속 상장도 준비 중입니다.

마무리 디저트 밀푀유

썸네일 출처 : 최현석 셰프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