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가 진화했다”…리워드형 게임의 미래 ‘모스랜드’

“여전히 써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형 애플리케이션(디앱)에 대해 취재할 당시 기자의 지인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주는 디앱이 늘고 있지만, 그 앱을 써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미였다. 기자는 “코인거래소에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라고 설명했지만, 오히려 지인은 “어떻게 가입하는지 모르겠고,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모바일 앱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내용의 보도는 2014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재미나 상징성 측면에서 디앱이 제공하는 차별점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용자 입장에선 디앱을 써야 할 이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여러 디앱 출시가 예정되어 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3일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리얼리티리플렉션(Reality Reflection) 손우람 대표, 모스랜드 박인영 마케팅총괄은 보상형 게임 디앱 ‘더 헌터스’에 대해 소개했다. 게임 속 지도 각지에 흩어진 골드상자를 찾아가 골드를 캐고, 이를 모스랜드 건물주로부터 암호화폐로 환전받는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리워드형 게임을 마주한다. 모바일 게임의 샛별이 모두 접목된 모양새다. 게임 유저는 게임으로 용돈도 벌고, 유저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도 있다. 모스랜드로부터 디앱이 가지는 차별점, 이를 구축하는 과정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들었다.

손우람 대표. (이미지 출처 : 모스랜드)

Q.모스랜드를 만들었던 팀에 대해 알고 싶어요. 그간의 소회도 궁금합니다.  

손우람 대표(이하 손) : 리얼리티리플렉션은 2015년 4월에 탄생한 회사다. 처음에는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위한 기술 회사로 출발했다. 한국 게임사로는 처음으로 스팀 플랫폼으로부터 VR콘텐츠 글로벌 론칭도 해보고, SK텔레콤과 스톤브릿지캐피탈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2017년도경 저희 기대보다 산업 속도가 느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존을 위해 뭘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간 쌓아온 기술 자원을 활용하면서도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증강현실이라고 봤다. 당시 구글이나 애플이 모바일AR에 투자하던 시점이기도 했다. 그래서 AR 게임을 기획하게 됐다.

AR 게임은 현실과 가상에 접점이 생기는 게임이다. 블록체인과도 관련이 많다. 가상 경제 시스템과 현실 세계를 엮는 신뢰 관계를 만드는 시스템이랄까. 당시 개발자들 사이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워낙 많기도 했다.

내부에서 선행 연구로 여러 블록체인을 테스트해보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암호화폐 공개(ICO)를 결정했다. 돌이켜보면 잘한 결정이었다. ICO를 한 후 매일 밤새워 일했다. ICO 참여자와 소통하며 배울 게 많았다. 이 덕분에 더 빨리 습득했다.

원래 게임 개발은 오래 걸린다. 하지만 크립토 세상의 시계는 정말 빨리 간다. 지난해 4~5월에 ICO를 마무리한 후 2년 뒤에 게임이 나올 거라고 팔짱 끼고 있을 순 없었다.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생태계가 조성됐는데, 개발자 혼자 알아서 하겠다는 식은 아닌 듯했다.

그래서 (로드맵) 중간에 ‘모스랜드 더 옥션'(게임 속 건물을 사고파는 서비스)이나 ‘더 헌터스’라는 서비스도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마블스(가제)’도 내놓을 것이다. 작은 게임을 시장에 빨리 선보이고 고객과 소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프로덕트 방향을 조금씩 트는 전략이다.

(‘모스랜드 : 더 옥션’ 설명. 영상 출처 : 모스랜드)

Q.모스랜드 가상경제의 코인은 어떤 식으로 쓰이나요?

손 : 모스랜드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유일한 가상화폐인 모스코인과 랜드마크 건물이다. 게임 속 건물은 대체불가능형 토큰(NFT)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더 헌터스 게임의 경우 게임 경제의 중심인 랜드마크 주인이 게임의 부운영자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게임운영사가 게임을 단독으로 운영해왔는데, 현터스에선 게이머가 (태핑으로) 얻은 골드라는 포인트를 랜드마크 주인이 모스코인으로 바꿔준다.(체크인) 이때 수수료나 환율도 각자 설정할 수 있다.

환전받은 모스코인은 각자 게임지갑(월렛)으로 들어간다. 유저는 헌터스 게임 내에서 커피나 문화상품권 등을 모스코인과 바로 바꿀 수 있다. 혹은 코인거래소로 전송할 수도 있다.

게임 속 건물주는 랜드마크에 따로 미니게임도 운영해 게이머의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다. 랜드마크 주인이 게임 경제 일부를 컨트롤해 분산운영이 이뤄지는 셈이다.

운영 이외의 것을 해보고 싶은 사람은 자기 건물을 팔 수 있다. 이게 옥션 서비스다. 하반기에 공개될 마블스는 부루마블 게임이 될 예정이다. 부루마블 게임에서 게이머의 말이 지도를 돌며 점수를 따고, 특정 건물에 올라탈 때 이 건물주도 일정 보상을 받게 되는 식이다.

물론 건물 자체는 아직 토큰이 아니다. 어떤 프로토콜이 시장을 지배할지 불분명한 시점이다. 급하게 발행했다가 더 나은 프로토콜이 나오면 옮기기 어렵다. ERC721도 여러 분기가 있다. 루니버스, 그라운드엑스 등 패키징이 잘 된 플랫폼 회사들도 있다. 어느 플랫폼이 좋을지 고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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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헌터스’ 플레이 화면. (이미지 출처 : 모스랜드)

Q.건물이라는 아이템을 소유한 쪽이 운영에 참여한다는 발상이 흥미롭습니다.

박인영 마케팅총괄(이하 박) : 현실 건물주보다 모스랜드 시스템내 소위 ‘갓물주’는 요구사항도 많다. 가치 있는 뭔가 만들면 수익이 오른다고들 하는데, 모스랜드는 (게임 경제에) 참여해야 한다. 게이머의 랜드마크 체크인을 승인하거나 주변에 골드를 뿌리는 등등 플랫폼 서비스가 풍성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손 : 게임 운영사-유저의 관계가 아니라 게임 운영을 분산해서 진행하는 실험이다. 실제로 모스랜드 건물주들이 자체 이벤트로 다른 게이머의 체크인을 유도하거나 선물 증정도 한다. 게이머가 많이 체크인할수록 환전 수수료가 늘어 수익이 는다. 그 수익의 일부로 다시 선물을 주는 방식이다.

Q.캐시워크처럼 광고 시청이나 걸음 수로 받은 포인트로 바나나 우유를 사는 모델과 유사한데, 차별점이 무엇인가요?

손 : 캐시워크형 비즈니스는 잘 만든 서비스라고 본다. 선구자라고 생각해 벤치마킹을 했다. 다만 캐시워크에서 받은 보상은 일종의 닫힌 시스템 안에 있다. 보상을 캐내고, 이를 쓰는 시스템의 순환구조가 캐시워크 안에 갇혀있다는 뜻이다. 어느 적정 선에 도달하지 않으면 바로 쓰지 못한다.

암호화폐로 보상형 서비스를 만들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장점이 있다. 서비스와 서비스의 경계도 허물게 된다. 모스랜드 게임 안에서 보상을 얻은 후 다른 게임에 이를 합칠 수도 있고, 아예 옮길 수도 있다. 리워드가 부족하다싶으면 코인거래소에서 모스코인을 사서 더할 수도 있다.

게임 생태계가 커지면 마켓플레이스에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싶다. 현재 문화상품권, 커피 기프트콘 등을 모스코인에서 사는 곳과 건물을 사고파는 옥션 사이트가 따로 있는데, 이를 마켓플레이스로 한데 묶고 싶다. 각종 게임 아이템도 거래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유저를 얻는 단계가 먼저다.

‘더 헌터스’ 런칭행사 현장. (이미지 출처 : 모스랜드)

Q.코인거래소가 게임 머니와 암호화폐의 큰 차별점이지만, 대중에게는 코인거래소가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죠.

손 : 크립토산업이 대중화하기 위해선 사용자 경험(UX)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 제약이 굉장히 크다. 코인거래소에 가입해야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고, 이를 이해하는 사람끼리 교환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가 뭔지 몰라도 이를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리워드형 서비스를 떠올렸다. 더헌터스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에 가입해보지 않은 일반 유저도 골드를 캐고, 건물 체크인을 해서 (골드와 환전한 모스코인을) 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다. 이를 경험해보고서 이게 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코인거래소를 써보는 순서가 가능하다. 차차 암호화폐를 경험하도록 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Q.골드를 상당량 모아야 상품권으로 바꾸는 경험이 여전히 진입장벽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뷰징을 막는 용도기 때문인가요?

손 : 어뷰징 측면보단 게임성 측면에서 오히려 노가다를 설계했다. 뭔가 이뤄낸 후 보상을 얻을 때 흥미를 느끼지, 너무 쉽게 얻을 수 있다면 흥미가 확 떨어진다. 대부분 게임에서 노가다를 설계하는 이유다. 욕하면서 노력하게 된다. 내부에서도 노가다 경험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었는데, 게임 제작 경험이 많은 PD들이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봤다.

게임성만큼이나 타깃 유저층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분명 누군가는 캐시워크할 시간에 다른 일을 해서 돈 벌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타깃이 안 맞으면 노가다로 느껴진다. 반면 사람들이 보상형 서비스를 많이 쓰는 데 이유가 있다. 타깃이 맞으면 노가다라고 느끼지 않는다는 뜻이다.

탭류 게임(화면을 클릭하는 형태의 게임) 메커니즘도 굉장히 발전했다. 태핑에 가속을 붙이거나 박자에 맞춰 콤보 기능을 넣는 식이다. 단순히 태핑만 하면 노가다로 느낄 수 있지만, 앞으로 기존 탭류 게임의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준비하는 중이다.

박 : 지금은 이걸로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출퇴근, 점심시간에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금 커뮤니티의 피드백도 모스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하고 그 가치를 알기 때문에 종일 이 안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피로감을 더 느끼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손 : 내부에선 골드가 담긴 상자를 (캐시워크류 보상형 서비스를 애용하는) 중고등학교에 배치하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더 헌터스’는 골드상자를 눌러 보상을 획득하는 게임이다. 영상 출처 : 모스랜드)

Q.포켓몬, 디지몬 등 사람들에게 익숙한 IP(지적재산권)와 접목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손 : 유명 IP는 과거 사람들이 겪었던 추억을 활용하는 식이다. 이는 수집류 게임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저희가 수집류 게임이 아니라 IP를 크게 고려하진 않았다.

주요 랜드마크 건물이 스스로 IP화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동네 사람끼리 아는 건물이 (게임 내에서) 점점 유명해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전세계 누구나 아는 랜드마크가 게임에 존재하기도 한다. 새로운 형태의 IP를 만드는 게 꿈이다.

구글 맵스와 파트너십을 맺을 때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대부분의 회사가 대형 IP를 보유한 것으로 안다. 모스랜드의 파트너십은 대형 IP를 가진 수집형 게임이 아닌 사례로 파트너십에 들었다.

(어떻게 스스로 IP가 될까 상상해보자면) 예컨대 실제 건물 위에 AR레이어를 씌워서 광고나 각종 이벤트 등을 AR로 보는 식이다. 이 레이어는 건물주가 가지는 구조다.

최근 건물주 중 한 분이 새로운 제안도 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리조트 근처에 골드를 뿌리도록 그 비용을 대겠다는 제안이었다. 골드를 캔 유저가 리조트 편의점을 활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접점에서 이벤트가 실제로 기획되는 셈이다. 건물주 커뮤니티가 활발해 여러 아이디어를 받는다.

Q.이달 모스랜드 자체 지갑도 출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새로 업데이트되는 사항이 궁금하네요.

손 : 월렛도 결국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기술 구현에 대해 몰라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 생태계에 골드, 모스코인, 건물 NFT에 더 헌터스 내 통화인 잼도 있다. 앞으로 게임 아이템도 다룰 텐데, NFT는 이더리움 지갑에 따로 보관하는 식은 (유저 입장에서) 말이 안 된다.

그래서 모스랜드 자체 지갑은 사용자 입장에선 상황판처럼 보이도록 만들 예정이다. 비트베리 API를 활용한다. 기존 비트베리 지갑도 보내기, 받기 기능만 알아도 코인을 전송할 수 있다. 여기서 나아가 게임 내 아이템이 내 지갑에 저장돼 있고, 상대방에게 보내는 겹을 하나 더 감싸는 식으로 개발한다.

블록체인 서비스의 경우 한 아이템이 다른 게임에서도 쓰인다. 더 헌터스에 가입하면 이 아이디로 지갑에 로그인하고, 새 게임에도 로그인하는 식이 가능하다. 더 헌터스에서 아이템을 얻으면 다른 게임 상황판에도 그 아이템이 들어오는 형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모스랜드 예시 이미지. (이미지 출처 : 모스랜드)

Q.블록체인 게임은 토큰을 다루는 만큼 게임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도 중요해 보입니다. 기준은 무엇인가요?

손 : 지금까지 대부분의 암호화폐 서비스는 토큰의 상당량이 코인거래소에 있었다. 반면 모스랜드는 옥션 서비스를 하면서 거래소 보유량보다 서비스 지갑 내 보유량이 더 많아졌다. 이런 추이가 중요하다. 원래 토큰 발행의 목적이 있다. 서비스에 많이 쓰이는지, 아니면 트레이딩 용도로 쓰이는지 그 비율을 보는 게 중요할 것이다. 더 헌터스의 경우 일반 리워드 앱에서 중요하게 보는 일간 순 이용자(DAU)도 중요한 지표일 테고, 사람들이 게임 내 리워드를 얼마나 많이 받아가는지, 토큰이 얼마나 순환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Q.디앱이자 게임으로서 모스랜드의 목표와 커뮤니티 움직임이 궁금합니다.

손 : 이용자들이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흥행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다. 보통 모바일 게임 회사는 이를 위해 장인정신으로 수년간 하나의 게임을 갈고 닦는다. 모스랜드는 고객이 원하는 걸 계속 찾기 위해 작은 서비스를 꾸준히 출시하려 한다.

우리는 뼛속까지 스타트업이다. 유저에게 쓰임 받는 흥행작이 될 때까지 상황에 맞춰 방향을 설정해가며 끊임없이 변화하려 한다. 올해 더 헌터스에 이어 하반기 마블스, 내년에도 2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한다.

박 : 게임사에서 제품을 내놓으면 후기 바이럴 작업을 많이 하는데, 모스랜드는 이런 작업 없이도 후기가 많이 올라왔다. 보신각에서 1월 1일 게임 이벤트를 하자는 제안도 직접 나온다. 게임에서 파생한 페이스북 페이지도 볼 수 있다. 게임 커뮤니티가 게임 사용법부터 시스템에 대해서도 자세히 얘기한다. 개발자인 유저는 모스랜드 관련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고 나서기도 한다. 게임 커뮤니티가 나서서 건물주와 일반 유저 사이의 다리 역할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도 있다.

브랜드 입장에선 완성도 있게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신중해질 때가 있다. 유저들은 일단 시도해보는 편이다. 게임 유저와 함께 만드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썸네일 출처 : 모스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