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법원 “은행, 코인거래소 계좌 차단 못해”…한국 상황은?

이스라엘 대법원이 코인거래소의 손을 들어줬다. 르우미 은행(Bank Leumi)이 규제 우려 등을 이유로 코인거래소 비츠오브골드(Bits of Gold)의 계좌를 차단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이스라엘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합법적으로 은행 서비스를 쓰게 됐다.

2017년 이스라엘 대법원은 비트코인 거래가 자금세탁방지(AML)법을 준수할 수 없다는 이유로 비츠오브골드의 르우미 계좌를 차단하는 판결을 한 바 있다. 반면, 이듬해에는 아나트 바론(Anat Baron) 판사가 르우미 은행이 이 코인거래소의 계좌를 동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 명령을 내렸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내용의 판결이 이뤄진 셈이다.

이 판사는 “5년간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AML법을 위반한 징후가 없었기 때문에 그 계좌를 차단할 근거가 없다”면서 “법원 명령을 결정했다고 해서 은행의 행태를 면밀히 뜯어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가상통화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일부. (image : 금융위원회)

국내에서도 법원이 코인거래소의 손을 들어준 판례가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재판장 구회근)는 “은행이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의 입금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며 농협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입금정지 조치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 결정했다.

하지만 코인거래소에 대한 실명 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가상계좌)는 지난해 1월 이후 신규 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를 상품으로 취급할 시 ‘안전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법제화하는 게 순서이지만, 대부업법이 있다고 해서 모든 은행이 대부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암호화폐에 대한 국내 규제기관의 정책 변화는 없다”며 “금융위는 명확한 법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은행 창구 지도를 통해 자의적인 규제를 지속하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그 사이 소위 ‘벌집계좌’로 운영되는 코인거래소가 늘어나면서 투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벌집계좌는 법인계좌 아래 여러 거래자의 개인계좌를 두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법인계좌 한 곳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오가고, 개별 투자자의 자산 내역은 거래소가 별도의 장부로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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