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상승세, 중장기 트렌드 장담못해..투자 대상 말고 유동성 지표로 봐라”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년 만에 1000만원을 돌파한 가운데 최근 상승세가 중장기적 트렌드가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시장 환경에 따른 비트코인의 방향성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단순 투자대상 보다는 유동성 지표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조언이다.

한국투자증권 송승연 연구원은 지난 28일 ‘비트코인: 2017년과 2019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상승세가 중장기적 트렌드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며 “암호화폐라고는 하지만 화폐 본연의 역할을 하기에는 펀더멘털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투자심리에 따라 변동성이 극심하다”며 “비트코인 관련 리포트들이 기술적 분석에 의존해 가격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 역시 비트코인이 펀더멘텔보다 투자심리에 의존한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영란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에서 암호화폐를 ‘위험자산’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손 연구원의 설명이다.

비트코인은 2017년 말부터 2018년초 ‘광풍’이라 불리는 시기를 맞은 뒤 작년 크게 곤두박질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7년 12월 비트코인이 2000만원을 돌파했지만, 2018년 11월 300만원대까지 떨어지며 크게 하락했다. 그러다 최근 급등세 속에 이번 달 들어 1년 만에 1000만원을 돌파했다.

손 연구원은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자체보다는 금융시장 환경과 그에 따른 투자심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비트코인 고점을 찍었던 2017년과 현재는 금융시장에서의 비트코인 위치가 매우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는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유지됐다. 이 때문에 시중 유동성 역시 위험자산으로 이동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미국 달러화는 신흥국 통화 대비 하락했고,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손 연구원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매우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비트코인과 같은 펀더멘털이 불분명한 자산에도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2년 후인 지금 전세계 금융시장 상황은 달라졌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기업이익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고, 달러 인덱스가 상승하면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다.

손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약화되면서 시중금리가 오히려 하락하고 있고 전보다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진 국면”이라며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자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더 높은 수익률을 줄수 있는 자산에 대한 수요가 필연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위험자산의 상징이었던 비트코인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주목 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가 자체 이슈보다는 달러 인덱스 상승과 신흥국 자산의 약세에서 기인된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 환경이 변할 경우 비트코인 방향성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 연구원은 “강달러 기조가 어느정도 수그러들고 해당 이슈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 비트코인의 방향성 역시 불분명해질수 있다”면서 “당분간 비트코인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지만 투자 대상보다 일종의 시장심리나 유동성 지표로서 모니터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썸네일출처=한국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