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폴, ‘비트코인 믹서’ 첫 차단…자금세탁방지 속도 붙이나

네덜란드 금융범죄 수사부(FIOD)가 유럽 형사 경찰 기구 유로폴(Europol) 및 룩셈부르크 규제당국, 보안회사 맥아피(McAfee)와 협력해 비트코인 거래 ‘믹서(혼합기)’ 웹사이트를 차단했다.

믹서는 다양한 출처의 자금을 한데 모아 뒤섞는 작업이다. 대개 암호화폐 믹서 이용자는 수수료를 포함한 본인 자금을 믹서 서비스에 보낸 후 전혀 다른 계정을 통해 해당 자산을 돌려받는다.

유로폴은 22일(현지시간) 공식 입장을 통해 암호화폐 믹서 서비스 베스트믹서(Bestmixer)를 단속했다고 밝혔다. 유로폴이 암호화폐 믹서 사이트 서버를 단속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로폴은 “베스트믹서가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섞는 3대 서비스 중 하나”라며 “지난해 5월 출시돼 1년 만에 최소 2억 달러(약 27000개 비트코인)의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유로폴 전경. (이미지 출처 : 셔터스톡)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 시작됐다.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서버 여섯 대를 압수하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는 범죄에 연루된 자금을 서비스하거나 범죄 관련 계정에 자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폴은 이 서비스가 범죄 자금세탁에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네덜란드 수사부는 지난 1년간 베스트믹서 플랫폼과 교류한 IP주소, 거래내역, 비트코인 주소 및 채팅 메시지 등을 수집했다. 유로폴은 이 수사부와 데이터 분석 작업을 거친 후 타 국가 규제당국과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암호화폐 관련 규제는 자금세탁방지(AML)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크웹 데이터 분석사 에스투더블유랩 서상덕 대표는 “유로폴의 경우 유럽에 여러 나라가 인접해 있는 만큼 자금세탁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편”이라며 “암호화폐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다크웹(Dark Web) : 구글, 네이버 등 통상 검색엔진에서 데이터 검색(인덱싱)할 수 없는 익명 기반 웹사이트 집합체

오는 6월 8~9일 G20(주요 20개 국)은 ‘암호화폐를 활용한 자금세탁과 테러리즘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막는 규제 방안’을 주제로 회의를 연다. 지난 2월 공식입장을 통해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는 라이선스나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2014년 FATF가 발간한 가상화폐 자금세탁 위험 리포트 (이미지 출처 : FATF)

한국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오는 7월9일부터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명시적 규제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어 법제화를 추진한 후 (금융 행정지도는) 폐지한다”고 설명했다. 행정지도는 명시된 법적 근거 없이 일정 행위를 요청하거나 제지하는 운영 규정이다. 이로 인해 ‘그림자 규제’라고 불린다.   

다만, 자금세탁 규제가 암호화폐 산업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지난 4월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사 체인애널리시스(Chainalysis)는 자금세탁방지 국제기구(FATF)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는 대개 (자금세탁) 수혜자가 특정 거래에서 어떤 지갑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기술적으로 다 알 수 없다”고 짚었다. 자금세탁 당사자 정보를 알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 이 업체는 “규제를 준수하려는 업체에 규제 부담을 지워 탈중앙화 거래소 등을 활용한 일탈을 부추길 수 있다”며 “서비스 제공자가 자동화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활용해 최대한 자금 출처를 파악하고, *컴플라이언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규제기관도 위험 거래를 능동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 문제 등 여러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식별하고 위험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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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 출처 : 유로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