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중심에 선 디자이너 “기술만큼 사용성 중요”

“지금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기술을 더 주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기술만큼 사용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BUX(Blockchain for UX designers)2019 행사에서 루트원의 정진영 CDO는 “사용성을 쉽게 해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이 이용할 수 있고, 생활에 녹아들 수 있도록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CDO는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블록체인’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디자인하면서 기술적 장벽이 높고, 접근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일상생활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서비스를 찾기 힘들어 방향성을 잡는 것도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기술 중심의 블록체인 세계에서 사용자 중심의 암호화폐 지갑 비트베리를 출시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정 CDO는 “만드는 사람이 어렵고 불편할수록 사용하는 사람들은 쉬워진다”면서 “블록체인의 의미를 몰라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트베리는 카카오 계정으로 가입할 수 있고, 휴대폰 번호 인증하기를 통해 누구나 쉽게 지갑을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비트베리는 산타토익과 파트너를 맺고 보상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산타토익의 주요 이용객은 20대 대학생. 매일 3000~4000명이 토익 문제를 풀고, 비트베리 지갑을 통해 코인으로 보상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토익 성적은 18% 향상됐고, 문제를 푸는 양도 10~2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CDO는 “블록체인이 뭔지 몰라도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진영 루트원 CDO

또한 정CDO는 서비스를 만들면서 ‘낯설지 않도록 하는 점’도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에서 5년간 근무하며 카카오택시 앱을 선보였던 그는 “기사용 앱을 만들 때 최대한 운전대 옆에 있는 미터기 등과 이질감이 없도록 하기 위해 동일한 그래픽을 사용했다”며 “미터기를 조작한다는 느낌을 받아 실수를 줄이려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서 근무했던 소민경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는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한 ‘블잘모’(블록체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디자이너도 블록체인 공부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식이 꼭 많아야만 당연한 것인가 싶기도 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소액을 투자해 이론보다 실전을 경험하면 필요한 지식을 빠르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에서 모바일, 그리고 디앱(Dapp)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디자이너도 다가올 댑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UX(사용자경험)디자이너가 주인공이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기존 개발자 중심이었던 다른 블록체인 행사와 달리 디자이너들이 블록체인 UX에 대한 경험과 미래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행사장에는 UX디자이너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 150명 이상이 참가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MBGA 강하다 대표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신기헌 미디어 아티스트, 우남영 프라임블록 CMO도 연사로 참여했다. 신 아티스트는 Web3 서비스 경험의 세계의 개념과 이해, 실질적 사례를 설명했다. 우 CMO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의와 사례, UX디자이너의 역할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 CMO는 “고객에게 좋은 첫 경험을 주는 UX디자이너가되기 위해선 기술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아야 한다”면서 “블록체인 기술과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UX디자이너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썸네일 출처 : BUX2019 , 블록인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