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현의 499人터뷰] 국내 첫 여성 거래소 대표, 김성아…”내가 바꾼 두 가지의 판은”

“판을 바꿔라.(Turn the table)”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의 첫 여성 대표, 한빗코의 김성아 대표가 좋아하는 말이다.

성균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금융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국내 헤지펀드 트레이더부터 거래소 대표까지 그녀의 발자취에는 유리천장이 함께해왔다. 김 대표는 비아이비리그 출신, 아시아 여성, 비명문가 집안 등의 허들을 뛰어넘으며 판을 바꿨다고 말한다. 이번에는 글로벌 여성 리더 양성 프로그램인 ‘우먼 인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운 판을 준비하고 있다.

[김가현의 499人터뷰] 여덟 번째 주인공은 한빗코 김성아 대표다. 이번 인터뷰는 중국 블록체인 미디어 코인인의 김희로 사업개발 이사가 진행을 맡았다.

인터뷰 진행을 맡은 코인인 사업개발 김희로 이사

김희로 이사(이하 김 이사) : 암호화폐 산업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성아 대표(이하 김 대표) : 제가 처했던 상황을 뒤집었던 두 가지 사건으로 지금까지 오게된 것 같습니다. 금융자격증도 없고, MBA 학위도 없어 모두가 헤지펀드 트레이더로 취직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실제로도 쉽지 않았습니다. MBA에 갈 형편이 안 됐어요. 스스로 공부해서 주식 매매를 시작했고, 한국의 가장 큰 증권사에서 연 대회에 참가해 우승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헤지펀드에서 선물 옵션 트레이더로 경험을 쌓게 됐습니다. 이게 제가 뒤집었던 첫 번째 판입니다.

두 번째는 한국 로컬 헤지펀드에서 트레이더로 일할 때였습니다. 저는 당시 외국계 IB나 헤지펀드로 이직해 더 큰 자본시장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직접 큰 투자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4년 비트코인을 접했고, 2015년에 가능성을 보고 암호화폐 업계로 들어왔습니다. 한국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에 프로덕트 매니저(PM)로 합류했죠. 거래소 PM과 크립토 투자회사 파트너직을 거치며 현재 한빗코 거래소 대표까지 오게 됐습니다. 암호화폐 산업에 들어온 것 자체가 제 인생에 있어서 두 번째로 판을 바꾼 것이죠.

김 이사 : 한빗코는 다른 거래소와 어떤 차별점이 있습니까

김 대표 : 블록체인 업계에는 성비 불균형이 존재하죠. 암호화폐 투자자인 거래소 고객 80% 이상이 남성입니다. ‘크립토 팔로워’도 남성이 많기 때문에 업계 콘텐츠와 서비스 등이 남성 이용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빗코는 ‘리스크를 선호하는 남성 3040 투자자’가 아닌 다른 사용자 집단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단순한 투자를 넘어 미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반 애플리케이션이 불러올 임팩트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결국 블록체인 앱 대중화가 한빗코의 미션이고, 그날이 오면 거래소도 함께 성장하겠죠. 블록체인 앱 대중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청중의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콘텐츠와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거래소 첫 여성 대표’라는 타이틀을 크게 의식해본 적은 없지만, 여성 리더들은 다양한 청중을 확보할 수 있는 채널이 될 것입니다.

김 이사 : 최근 여성 활동과 관련해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으십니까

김 대표 : 이달 중순에 공개하려고 했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글로벌 여성 블록체인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 ‘우먼 인 블록체인(Women in Blockchain)’입니다. 한국에서는 저와 UN미래포럼의 박영숙 교수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먼 인 블록체인은 전 세계에서 뽑힌 여성 리더 지망생들이 한국에서 6개월에서 1년간 문화와 언어를 배웁니다. 또 블록체인 업계에서 인턴십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달 중 한국미래포럼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니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브록피어스 장학재단(Brock Pierce)을 설립한 박 교수는 이번에 ‘우먼 임파워먼트(Women empowerment)’로 방향을 바꾸고 저에게 재단협회장 자리를 권했습니다. 글로벌 리더가 되고 싶지만, 어려운 환경 탓에 포기하는 여성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합류했습니다. 이들에게 판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또 이들이 리더가 되어 또 다른 여성들에게도 이런 용기를 줄 수 있는 캠페인이 됐으면 합니다.

김 이사 : 블록체인 여성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김 대표 :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주변에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면 됩니다. 많은 돈과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김 이사 :  업계 여성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김 대표 :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여러 번 썼다가 지웠습니다.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보면 하나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할 것 같아 한 문장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함께 판을 바꾸자, 무엇이든 가능하다!(Let’s turn the table together, Anything really is possible!)”